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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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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곱창전골...

  • 제이맘
  • |
  • 2012-06-07
30

어제 서울에 갈 일이 있어서 다녀왔습니다.

간김에 친정에 들려서 엄마도 뵙구요..

당뇨가 있으셔서 살이 너무 많이 빠지셨더라구요.

아빠가 지방쪽에 일이 있으셔서 몇달째 혼자 계시는데 괜히 안쓰러운 마음에

제일 비싼 고기를 사드린다고 큰소리 좀 쳤습니다.

저녁은 다 카드가 계산하니 걱정마시라고..ㅎㅎㅎ

 

근데 고기가 싫다고 하시더라구요...

뭐든 사드린다고 어디든 가자고 졸라대니..어렵게 하시는 말씀이..

곱창전골이 너무 드시고 싶으신데 1인분은 안팔아서 못드신지 꽤 되셨다고 하더라구요.

나쁜 곱창전골...

갑자기 엄마가 너무 혼자 계시는게 아닌가 마음이 아려오더라구요....

 

저는 사실 곱창전골에 대한 가슴아픈 기억이 있어요.

예전에 엄마 생신떄마다 드시고 싶다는걸 매번 저희 식구가 거절했거든요.

생긴게 이상하고...비린맛도 나는거 같고...

일단 이름도 이상한 그 음식이 참 거부감이 들더라구요.

결혼전 또다시 엄마 생신때가 돌아왔을때 엄마가 또 곱창전골이 드시고 싶다고 하셨어요.

한번 따라갔는데 그냥 그 음식이 싫어서 겨우 숟가락 몇번만 왔다 갔다 하며 좀 투덜거렸습니다...

엄마가 저희를 보고 섭섭한 마음에 채 끓이지도 않은 곱창전골을 놔두시고 그냥 식당을 나가버리셨답니다.

그때는 엄마의 행동이 참 이상해 보였으니...저도 철이 없었던 거지요.

 

하지만 어제는 엄마가 원하는 곱창전골이 참 반갑더라구요.

결혼하고도 내내 제 마음에 깊이 간직한 아픈 기억이 되살아 나기도 했구요.

나도 너무 먹고 싶었다고 얼른 가자고...제일 맛있게 하는 집으로 가자고 재촉하니 ..

이미 봐둔 식당도 있더군요....ㅎㅎ

저희 엄마 넘 귀여운 분이세요..^^

 

어제 정말 맛나게 먹었습니다. 엄마가 왜 곱창전골을 그리 좋아하셨는지 알것 같아요..

눈물나게 맛있더군요..

그 곱창전골은....왜 2인분만 팔까요....

울 엄마 실컷 드시게 1인분씩 팔지....ㅠ.ㅠ

 

그렇게 제 마음속에서 짐하나를 내려 놨답니다...

 

엄마랑 돌아오면서 팔짱이 아닌 손도 잡았어요...어릴때 이후로 한번도 안잡아본듯 어색하더군요.

그렇게 이런 저런 예기를 하는데 제이가 옆에서 주저주저 외할머니를 보고 웃더라구요..

뭔가 할말이 많은듯한 얼굴....

그러더니 [외할머니....]하고 부르면서 하는말이..

[외할머니...외할머니는 왜 어릴때 엄마가 공부를 못한다고 때리셨어요? 그냥 열심히 하라고 하면 잘할수 있을텐데 왜 때리셨어요?]하더군요.

순간 엄마의 표정이....ㅋㅋㅋ

 

제이가 이 예기를 하는 이유는..

학교에서 수학 쪽지시험을 봤나봐요. 자기는 전교 1등 (어디서 주워들었는지...)하려고 했는데 2개를 틀렸다고 속상해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 어릴때 예기를 해줬거든요..

 

[제이야..넌 2개를 틀렸지만..엄마는 너무 자랑스러워..엄마는..어릴때 2개 맞은적도 있었거든..

시험지를 보고 외할머니가 공부못한다고 엄마를 부엌으로 데려가서 맴매를 때리시더라구요..

그때 엄마가 무슨 생각을 했냐면..외할머니가 넌 잘 할수 있어, 열심히 하면 되는거야. 틀린게 있다면 다시 공부하면 되는거니깐 다시 해보자....이렇게 말했다면 엄마가 수학이 좀더 재밌지 않았을까 생각해..]

그러면서 제이보고 점수에 신경쓰지말고 틀리면 틀린대로 그냥 열심히 하라고 해줬거든요.

 

그말을 제이가 듣고 외할머니한테 꼭 말하고 싶었나봐요....웃기죠..^^

제이한테 엄마,아빠는 대단한 사람이라 그 대단한 사람도 공부를 그닥 잘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무척 반가워 합니다.

사실..제이한테 공부스트레스는 적은 편이에요.

못한다기보다 열심히 하면돼! 이 생각이 강하죠...다행이죠...

 

그러면서 외할머니에게 자기가 궁금했던 엄마의 이야기를 물어보더라구요.

엄마는 왜 친구들에게 돌을 던지면서 싸웠는지(울 동네는 그랬습니다)..그때 외할머니는 뭐라고 말해줬는지..

 

제이한테 엄마는 말썽꾸러기라 불장난도 좋아하고, 돌도 던지고, 친구들을 놀리기도 했다고..

근데..그때는 이런 마음이었고. 그때 샹황이 이랬고, 이런식으로 해결을 봤다고 자주 말해주거든요.

 

키우면서..엄마,아빠의 유년기를 들려주는것도 참 좋은 방법같아요.

자기가 잘못하고,실수하는건 어리니깐 그런거라고 판단하고 부모를 믿고 동지애를 느끼는거 같더라구요.

 

어제..엄마가 모르던 제 가슴에 짐도 내려놨고..

제이때문에도 실컷 웃었어요.

충청도 분이라 말투가 좀 느리신데 제이가 외할머니가 예기만 하면 배꼽빠지게 웃더라구요.

오랜만에 자기 말에 반응이 오는 제이를 보니 엄마도 예전에 그 장난끼 많으셨던 분으로 돌아오셨구요.

암튼...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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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늘푸른이
  • |
  • 2012-06-13 03:01
답댓글

친정 엄마가 가끔 노인정에 간다는 소릴 듣고 낌짝 놀랐어요

우리 엄마가 그런 나이가 됐구나 싶으면서...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있었던가 봅니다..

저도 엄마손 잡아보고 싶네요...

저보다 작고 아담한 손인데..

글구 전에 아프다는 말씀 별로 없으셨는데 요즘 부쩍 많아진 걸 보면 세월에 장사없구나 실감하네요

 

엄마,아빠의 유년시절을 아이와 함께 하는거 괜찮은 방법인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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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주
  • |
  • 2012-06-12 23:57
답댓글

웃음이 나네요..친정엄마도 보고싶고..

어릴때 엄마가 나에게 더 따뜻하게 보듬어주셨으면 하고 지금 많이 기억하는데..

왜 그러질 않고 나무라셨을까 차갑게 소리지르셨을까....

너무 서운해서 사춘기도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지나간거 같은데..

저는 그게 아직도 엄마에게 하지 못한 말이고 마음속의 바람이었어요..

하지만 엄마에게는 말을 못하겠더라구요..

이제는 엄마도 늙으시고 저는 철이들고 울아들은 철이 없어서 나랑싸우고..

이렇게 또 돌고 도나봐요..저의 아들에게 저는 또 서운하고 차가운 엄마로 비쳐질까 걱정이네요..

이글을 읽으니 어린시절로 가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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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구쟁이맘
  • |
  • 2012-06-08 11:59
답댓글

제이맘님~

며칠전 친정엄마 생신이라 저희 4남매랑 외삼촌들까지 많이 모였는데

엄마가 그러시네요.

"세월이 참 빠르다! 세월보다 빠른건 없다!!"

이제 75세 된 양반이 그렇게 얘기하시니 왠지 쓸쓸하더라구요.

제가 어릴적 기억하는 엄마는

늘 바쁘고 부지런하고 약간 무서운 분이었어요.

그래서 저는 엄마보다 다정한 아빠를 더 좋아했죠.

근데 이제 나이 드니 엄마가 점점 더 안쓰럽고 좋아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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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이맘
  • |
  • 2012-06-08 16:15
그렇죠...나이가 먹을수록 더 빨리 흘러가는거 같아요.
아마 늘어난 자식들을 보시고 더더욱 느끼셨던거 같습니다.
많이 안아드리세요...그게 참...좋더라구요...
우리 어릴때 아이를 많이 안아줬듯이..이제는 부모님들을 자주 안아드리는게 맞는거 같아요.
저는 손잡았을때 너무 낯설었지만 더 힘줘서 잡고 걸었답니다.
그때 기분이 참...묘했어요...
저도 저희 엄마가 너무 무섭고 완벽주의성격이 셔서 항상 도망만 다녔어요.
근데..그 도망간 순간이 너무 아쉬워요...엄마와의 추억이 언니나 동생보다 적거든요..
이제 늦기전에 조금씩 만들어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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