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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te bloomer의 비밀

  • 개구쟁이맘
  • |
  • 2012-05-10
23

작은 아이가 책 읽는것을 싫어한다고 걱정을 하니

주변 친구들이 자신들의 남자 형제 이야기를 해주면서 격려해주었다.

 

한 친구의 남동생은

늘 책을 읽던 자신과는 달리 누나 옆에 앉아 책을 찢고 있었단다.

그런데 중학교 올라가서 철이 들더니 공부를 열심히 하더니

수학, 과학에서 탁월한 성적을 내고

영어도 책 안읽고 문법 공부로만 승부해서 좋은 성적을 내서

Y대 공대에 입학을 했단다.

 

또 한 친구의 남동생 역시

어릴적에 얼마나 어리버리했던지

늘 책에 낙서나 하고 선생님 지시도 잘 잊어버리는 지진아였단다.

그런데 그 동생이 중학생이 되어 갑자기 공부를 잘 하게 되어

S대 건축과에 입학을 한후

현재 미국에서 공학 계열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두 남자형제들 모두 어려서부터 기계를 좋아하고 책에 관심이 없는 아이들이었다.

초등학교를 다닐때 두각을 나타내기는 커녕 학습장애는 아닐까 하고 걱정을 했던 아이들었다.

왜 이들은 late bloomer가 된 것일까??

 

최근 난독증 책을 읽으면서 late bloomer의 비밀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난독인 아이들 가운데 공간적 능력(spatial skill)이 좋은 아이들이 많다.

이들은 머리속으로 3차원 사물을 떠올린후

그것을 입체적으로 회전시키면서 다각도로 바라보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계 구조나 건축, 인테리어 디자인등 공간 능력이 필요한 영역에서 탁월한 재능을 발휘하며 산다.

실제로 건축학과나 미술대학 학생들 가운데

본인이 난독증이 있었거나, 가족중에 난독증이 있는 경우들이 참 많다고 한다.

 

이들은 공간적 능력이 비상한 반면

이렇게 사물을 회전하는 기술이 지나치다보니

글자나 숫자, 혹은 심지어 일반 사물을 볼때에도

자기도 모르게 그 대상을 회전시켜보는 버릇이 생기게 된다.

그러다보면 이들은 글자의 방향감을 잃게 되어

알파벳을 사용하는 영미권 아이들의 경우 b/d 혹은 p/q처럼

거울처럼 서로 상반된 모양을 가진 글자를 구별할수 없는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레오나드드 다빈치의 거울영상을 가진 글씨들을 떠올려보라.

그는 글씨뿐만 아니라 스케치나 설계도까지도 거꾸로 뒤집어서 그림을 그렸다)

 

게다가 이들은 비언어적인 방식으로 사고하기 때문에

자기 머리속의 복잡하고 많은 양의 생각을 언어로 표현하려면

일종의 '번역' 작업을 거쳐야 한다.

그런데 뇌안에서 이러한 이차적 과정이 발달되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초등학생 시기에서는 읽기와 쓰기도 제대로 못하는 output이 나쁜 지진아로 취급되기 쉽다.

이들이 자신의 사고를 언어로 번역하는 것이 수월해지는 성인기에 이르게 되어서야

비로소 자신안에 있는 것들을 외부로 표현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 눈에는 late bloomer로 보이는 것이다!

 

천재 과학자로 불리는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생각들은 대체로 비언어적인 것이라서

그것을 언어로 표현하다보면 원래 생각의 일부밖에 드러낼수 없다고 말했단다.

 

여기서 '비언어적' 이란 표현을 주목해서 살펴보자.

우리는 '비언어적'이라고 하면 대개 시각적 이미지만을 떠올린다.

하지만 어떤 난독인 수학자는 매듭을 만지면서(촉각을 이용) 확률의 중요한 개념을 발견하기도 했고,

어떤 난독인 조각가는 흑백톤의 일회성 기억을 통해 그 형태와 위치를 정확히 떠올리기도 한다.

비언어적이라는 말 안에는 시각뿐만 아니라, 청각, 촉각, 후각, 위치 감각등

다양한 감각을 통해 세상을 인지한다는 뜻이다.

 

초등학교 교육에서는 대개 언어적 영역만이 부각되기 때문에

이러한 비언어적인 능력들은 간과되기 쉽다.

따라서 난독인들은 그들이 가진 뛰어난 재능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학창시절을 떠올릴때 읽기와 쓰기와 관련된 각종 좌절감과 모욕등을 기억하게 된다.

 

혹시 자신의 아이가 평균적인 아이에 비해 읽기와 쓰기가 느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이 아이안에 있는 다른 장점들은 어떠한지 살펴보라.

작문에 특별히 어려움을 겪는 아이라면,

자신의 머리속에 떠오른 비언어적인 그림이나 생각들을 적절한 말로 번역하는것이 어려워서

한글자도 적을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읽기가 느린 아이라면

글자를 볼때 그 방향감을 잃고 혼란스러워져서 오랫동안 책을 들여다볼수 없는 아이일수도 있다.

아이가 부진하다면 그것은 노력의 부족이라기보다

아이의 뇌가 그것을 수행하는데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참으로 공평하신것 같다.

어느 능력이 부족하다면 다른 능력으로 그것을 상쇄하며 살아갈수 있도록 선물을 주셨기 때문이다.

그 선물이 남들 눈에 그럴듯하지 않다 하더라도

부모는 그 아이의 치어리더가 되어 장점을 부각시키며 끊임없이 격려해주어야 한다.

 

Y대, S대가 아니어도 좋다.

아이가 자존감을 갖고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살고

자기 삶에 대해 책임감과 성실성을 갖고 살게 된다면,

거기에 본인의 창조성까지 잘 발휘해서 살아갈수 있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을것 같다.

 

하지만 현실은 당장 남들 30분안에 끝낼 숙제를 1시간 넘게 붙잡고 있는 아들과 지지고 볶는 것이다.

책 읽자고 하면 화내면서 헐크 놀이 하자고 징징거리는 아들한테 트집잡혀 쩔쩔매고 사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글을 적고나면 나의 가증스러움에 얼굴을 숨기고 싶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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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이맘
  • |
  • 2012-05-16 14:52
답댓글

ㅎㅎ 민이도 late bloomer로 활짝 피어나길 기대한다면 뭐라하실라나요..T T

특별히 눈에 띠는점 없이 평범하게 학교생활하며 지내고 있다지요.

노는것에 빠져.. 오후 나가 노는 시간만 기다리지요..

요즘은 날씨가 좋으니.. 기우제라도 해야되나.. 집에서 통 뭘 해볼수가 없죠..

엄마의 느긋함이 열쇠인듯해요..

내 아들을 late bloomer로 키울수 있을지 아니면 피다만 꽃이 될지 꺽인 꽃이 될지 말이죠..

누군 한자 3급, 누군 주산 S등급.. 눈에 보이는 등급이 요즘 하도 많아서 말이죠..

아무런 등급없는 울민이는 뭔 특등급을 만들어줘야 하는건지..ㅎㅎ

하여간 다들 똘똘한 아이들 틈에서도 아이가 밝게 긍정적으로 지냈으면 하는 맘이예요..

그러지 위해서 엄마가 진정으로 괜찮아 ~ 해주어야겠죠..?

요즘 연습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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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벨라
  • |
  • 2012-05-15 11:20
답댓글

 요즘 좀 바뻐서 쑥에 자주 못들어 왔어요.

 이글도 지난주말에 읽었는데,, 답을 이제야 다네요.

 사실 아이마다 무언가 재능이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봐야하는데,, 쉽지가 않아요.. 항상 좌절하고 포기하고.  개구장이 맘 글을 보며 late bloomer 책을 다시 찾아봤어요. 집에 한글책이 있거든요. 저도 조바심내지 않고 좀더 느긋한 마음으로... 기다려봐야겠어요.

 어제 템플그랜던을 보고 이런저런 생각이 많네요. 오늘 아침에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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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구쟁이맘
  • |
  • 2012-05-15 12:02
복장 터지는 짓을 하는 녀석을 보며
아이안에 특별한 무엇이 있다고 믿기는 참 어렵지!
하지만 자폐아 템플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해서
그 결실의 열매를 얻은 그 어머니를 기억하자고!!
아이가 비록 동전수집에 관심이 있다 하더라도
그 관심이 뭔가의 씨앗이 되어 자라날 가능성이 있을테니,
지금 유희왕 카드나 팽이에 빠져있다 하더라도
그 아이를 한심하다 꿀밤 먹이지 말고
지속적으로 노력하며 이끌어가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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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미짱
  • |
  • 2012-05-14 12:48
답댓글

개구쟁이맘님~~~~

저 칼럼 첨으로 읽었는데요,,,, 정말 깜짝 놀랐어요~~~~

완전히 저희 아들이야기여서요.'

아들램이 돌때 말시작하면서 첨 말한것이 빨, 파 색깔이였고,,,

늘 색깔 구분하는 놀이하더니,,,

블럭 가베 책 주변 보이는 모든 것으로 쌓기 만들기 하는 취미를 보이다가...

5세부터 레고의 바다에 빠져서 살았어요~

7세인 지금도 만드는 영역에는 집중력과 대단한 흥미를 보이고...

혹시나 하여 검사를 했더니 공간지각력이 엄청 높더라구요.

웩슬러에서 동작성이 146

그렇지만 책 읽기 넘 힘들어 했고,,, 그림만 봅니다.

쓰기 아주 힘들어하고.,..

어려운 글자는 잘 쓰지만...

그 저 우 어 이런 쉬운 글자 너무 헷갈려해요.

저도 정말 특이한 학습장애가 이 아이에게 있구나 하고 생각했었는데요~~~~

너무 감사해요.

뇌관련 책을 저도 좀 찾아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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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구쟁이맘
  • |
  • 2012-05-14 13:27
네. 아드님이 난독성향이 있어 보이네요.
제가 칼럼에 연재하는 멜 레빈의 <아이의 뇌를 알면 아이의 미래가 보인다>도 좋고,
인터넷 서점에서 '난독증'으로 검색해서 보셔도 좋을듯 합니다.
Daum에 난독증 까페가 있는데 거기에서 번역한 <난독증의 진단과 치료>도 좋은 책입니다.

그림책중에 패트리샤 폴리코의 <고맙습니다.선생님>은
난독증이었던 저자 자신의 어린시절을 다룬 자전적 동화입니다.

영화중에는, <지상의 별처럼>이 난독증 아동을 다룬 인도영화인데
난독증 아이의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그 아이와 가족이 겪는 고통,
그리고 그 아이를 도와주는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이의 장점을 잘 키워주고 단점을 도와주시는 지혜로운 어머니가 되시길 바랍니다. ^^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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