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쑥쑥을 몰랐더라면
내가 쑥쑥을 몰랐더라면
그냥 학원 보내며
심신이 편했을 것을
내가 쑥쑥을 몰랐더라면
사재기한 영어책, 학습서에
가위 눌리진 않았을 것을
내가 쑥쑥을 몰랐더라면
부지런한 엄마들
솜씨좋은 엄마들에
음매 기죽어 하지 않았을 것을
내가 쑥쑥을 몰랐더라면
여기저기 복사 스크랩에
코팅지, 펠트지로
집을 어지럽히지 않았을 것을
그러나
내가 쑥쑥을 몰랐다면
우리 딸 가방만 들고 왔다갔다
학원 임대료 전기세만 내줬겠지
내가 쑥쑥을 몰랐다면
아름다운 영어책 읽기의 기쁨을
영영 알 수 없었겠지
내가 쑥쑥을 몰랐다면
그 책이 그 책인가
보물들을 지나쳤겠지
내가 쑥쑥을 몰랐다면
돈도 못 벌고 애 건사도 못하는
지금보다 더한 엄마 되었겠지
내가 쑥쑥을 몰랐다면
오려붙이고 코팅하고
유치원생들 영어샘 노릇
꿈도 꾸지 않았겠지
그리고
내가 쑥쑥을 몰랐더라면
밥을 백 번 사도 못 들을
주옥같은 이야기들
설레하며 못 들었겠지
이리 고운 님들
같이 어깨 동무 못했겠지
5월 감사의 달을 맞아
엄마로써
자신을 돌아보게 해 준
쑥쑥 선배님들에게
부칩니다.
저도 좀 같이 데리고 가 주이소ㅠㅠ
제가 15기 북클럽 문을 열게 되었는데 떨리는 마음에 밤 12시 반에 감정충만해서 올린 글입니다. 몇 분이 초게에 올려도 좋겠다고 해주시는 바람에 용기 함 내 봅니다. 너무 감사드릴 쑥쑥님들이 많아서요.
그리고 중요한 건 꼭 저도 같이 끼워 주셔야 합니다. 큰 애는 12살이지만, 둘째는 5살, 거의 모든 교육학적 실험을 다 해 볼 수 있습니다.
지난 주에 공*호 박사님이랑 60분 부모에 자주 나오시던 민*원 님 강의를 듣고 혼돈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습니다.
전자의 강의는 좀 철학적이었는데 밥상머리 교육의 중요성과 좋은 습관을 들이기 위해 노력하여 '아이를 스스로를 가르치는 교사'로 만들어 인생 경영 능력을 심어주라는 말씀이었죠. 또 영상을 소비하는 자가 아닌 활자를 사랑하는 자로 키우라는 말씀도요.
두 분이 정반대의 이야기를 하시기도 했어요. 아무래도 현실적인 컨설팅을 하다보니 공부는 시간당 임금을 높이기 위한 것이고 명문대는 평생의 자부심이다, 엄마표는 돈없는 사람들이 하는 거다, 의사 아님 변호사를 시켜라, 돈 안 들이고 아이의 미래를 보고 싶으면 양초 한자루 사다가 부부가 마주 봐라 하는 우스개 비슷한 이야기들이 폐부를 파고 들더군요.
사교육 설명회다 보니 초등아이가 어느 정도 되는 경우 수학 선행은 중3, 영어는 TOSEL 2급 TOEFL 90이상 하게끔 로드맵을 짠다는 류의 이야기가 숨을 확 멎게 만들었어요.
주워 들은 이야기와 어설픈 판단으로 아이의 미래를 흐리게 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불안감을 조장하는데 아침까지 예뻐 보이던 아이가 어찌나 모자라 보이던지요.
안 그래도 선행보다는 제 학년 심화를, 기계적인 단어 암기보다는 책을 통한 습득을 원했으나 눈에 확 띄지 않는 성과 땜에 고민하고 있던 저에게 기름을 확 부어 불을 땡겼다는...실은 수학 선행은 올해부터 할 생각인데요...
이 아줌마, 쑥쑥에 고맙다고 거창하게 나가더니 이 무슨 모순이냐 하실 분들...
그래서 우울한 맘에 쑥쑥을 들여다 보다가 많이 위안을 얻어서 쓰게 되었답니다.
이런 말, 저런 말 들어도 필요한 부분만 사교육의 힘을 얻고, 꾸준히 갈 길을 가자...뭐, 결론은 그렇네요.


쑥쑥몰
체험이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