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안에 있을 고교 졸업 30년 행사 때문에 한달에 한번 동창들이 모여요.
각자 자기가 연락되는 아이들 몰고 나타나니 점점 수가 늘어나 어제는 꽤 모였습니다.
첫 모임 5명은 학생회 간부였는데 각각 연락되는 애를 불러모으는데 저만 홀홀단신입니다.
친구와 연락이 끊긴 데에는 결혼을 일찍하고 부산으로 이사를 갔으며
그 사이 외국행이 잦았다는 핑계가 큽니다.
심하게 왕따를 당했네요.
그렇게 느낀 이유는 잘 몰랐던 동창들을 만났대서가 아니고
고교시절 추억이 하나도 공유되지 않아서입니다.
가장행렬을 했다면서 '난 퀴리부인, 난 대처수상..."이러며 웃어제치고
유명한 연못 사건 얘기도 합디다.
어떤 애가 짝사랑하던 선생님의 관심을 받으려고 연못에 뛰어들었다...
선생님 불러오라고 비명을 질러서 자기들이 교무실 가서 모셔왔다...
선생님이 오셔서 달래서 일어세우니 물이 무릎 아래더라.....
세상에나, 난 기억이 안 나요.
가장행렬이 뭘까? 졸업 앨범에도 있던데 나의 기억 회로는 왜 끊겼을까?
한 아이가 그러대요. 넌 행사 진행하느라 분장을 안 했을 거라고.
아, 그렇네요. 계획 짜고 준비하고, 선생들 수발 드느라 참여를 못한 겁니다.
줄곧 임원을 했던 나의 이력은 소소한 추억과 맞교환된 겁니다.
저는 어디 가나 리더를 합니다.
의견이 분명하고 목소리가 크며 시원찮게 돌아가는 꼴을 못 봅니다.
심지어 아이학교에 가서도 교실에 학부형들 다 모였는데
엄마들이 선생님 말 안 듣고 모두 머리 숙이고 설문 조사에 동글뱅이 치고 있길래
뒤에 앉았다가 엄마들 고개 들고 선생님 말씀 들으시는 게 어떠냐고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선생 보다 저 여자가 더 무섭다고 했을 겁니다.
천성 때문에 반장을 하고, 회장을 했지, 공부를 잘 했다거나
집이 부자였대서 그런 역할을 하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요즘 아이들 리더십 부재 얘기가 나오면 마음 속으로
좀 타고나는 게 있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훈련으로, 책임감 교육으로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 나서기 좋아하고 설치기 좋아하면 리더십이 있어 보입니다.
쑥쑥에서 떠들어대는 것도 그래서 아닐까요? ㅋㅋ
나서기 여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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