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에 올라간 울아들 담임선생님께 방금 전화를 받고 여러가지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울아들 자랑과 제 반성을 해보려구요.
학기가 시작되고 바로 급식이 진행되었드랬습니다.
학교 가기 직전에 하는게 기대만땅인 얼굴로 급식표 확인하는 건데,
아들녀석이 급식끝나고 들어오는 표정이 영~~~~
알고보니 키가 크다는 이유로 맨 뒤에 앉아서 급식도 맨 나중에 받는 바람에 급식양이 넘 부족했던거!
일주일을 두고보다가 도저히 안되겠다싶어서 알림장에 선생님께 메모를 남겼습니다.
상준이가 잘 먹는 편인데 급식이 부족하다보니 집에와서 점심을 다시 먹는다고.
그 메모를 남기기까지 무지 고민했습니다. 자칫 애가 걸신들린 애처럼 보인며 어쩌나싶어서.
저희 언니 말에 의하면 "불쌍한 우리조카, 결식아동된거야?'
고민고민끝에 그래도 굶길 순 없다는 결의(!!!)로 메모를 남겼더니, 선생님께서 신경을 쓰시겠다며 답글을 보내셨더라구요. 민망하고 죄송하고 그러더라구요. 얼굴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런 편지를 쓰는게...
전 조카가 다섯 있는데, 모두들 먹는거랑은 담을 쌓은 애들이어서 심지어는 영양실조로 병원에 입원하는 애, 급식 싫다고 유치원 안가겠다고 해서 급식 먹지 않기로 하고 유치원 다닌 애, 너무 안먹어서 죽을까봐 출생신고까지 미뤘던 애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울아들은 저희 친정쪽에선 별종에다가 먹는 것만 봐도 모두들 행복해하는 아이니,이번 급식부족 사태(ㅠ ㅠ)에 모두들 관심집중.
어찌됐든 사건은 그리 마무리되어 이번주는 흡족하게 먹고 옵니다. 들어오는 얼굴빛이 환해졌다니까요.
그런데, 어제.
애가 들어오는데 기운없게 하는 말이
"엄마, 오늘 거짓말했어요"
선의가 됐든, 악의가 됐든 거짓말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해왔던 터라서
바로 화를 내려다가 물어봤더니,
급식 끝나고 누군가가 쓰레기통에 토마토를 버렸는데, 선생님께서 화내시면서 누가 했냐고 하시더래요.
모두들 겁에 질려있었고, 자기 생각에 잘못을 한 사람은 무서워서 나설 수가 없겠더라네요.
그래서 자기가 했다고 거짓말을 했답니다.
다행히 선생님께서 솔직히 말했으니 용서해주신다고 해서 넘어갔다네요.
그 말을 듣고 이해가 되면서도 화가 나더라구요.
그렇다고 애를 야단칠 수도 없고.
아직 학기초라서 괜히 선생님께 나쁜 인상심어서 좋을 것도 없는데 일을 만드는구나생각되고.
그래서 결국
네가 한 잘못을 안했다고 부인하는 것은 안되지만, 그렇다고 네가 하지도 않은 일을 했다고 할 필요는 없는거라는 말로 끝냈습니다.
그런데 방금 전에 담임선생님께서 전화를 하셨습니다.
어제 그 일이 상준이가 한 일이 아니란걸 오늘 아셨다면서 죄송하다고.
그러면서 칭찬세례를 쏟아부어 주시더라구요. 덧붙여 제가 교육을 잘 시켰다면서 제 칭찬까지.
전화를 끊고나니 아들에게 참 미안하고, 제가 부끄럽더군요.
어제 아이의 마음을 안아주기보다는 쬐끔 속상했거든요.
울아들 오늘 집에 들어오면 초콜릿이라도 하나 줘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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