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믿지 않는 게 "아무개네 부자래." 하는 것입니다.
도저히 말로 설명이 안되는 부자들을 목격한 뒤로.
전국 각지 및 세계(?) 떠돌다 우연찮게 얼떨결에 엮인 인연으로
TV에서 작가들이 묘사하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닌 부자를 본 심정이란.
또 하나 제가 믿지 않는 게 "어떤 공부법이 최선이야."하는 것입니다.
특히 영어공부법은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제 가방끈이 오죽 깁니까? 실제 teaching 경험도 태평양을 왔다갔다 합니다.
세상에는 별의별 교수법이 다 있습니다.
아이한테 최면을 걸어놓고 무의식에 영어를 집어넣는 방법도 있다니께요.
갓 석사를 했을 때는 그 과정에서 투여받은 정보로 최고의 지식인이 됩니다.
박사할 때 한가지만 파니까 내가 하는게 최고처럼 보이기도 하더군요.
포닥하면서 초등학교에 가서 영어 일자무식들과 놀고뛰느라
미국 교실에서 하는 방법이 최고라고 맘 굳혔습니다.
대학에서 bilingual 수업하는 몇 안되는 교수 노릇하면서 뭐, 거드름 좀 피웠죠.
그랬다가, 쑥쑥에 와서 그런 거 다 내려놓았습니다.
각양각색의 아이들, 천차만별의 꼬마들을 보면서.
모두 다 다른 성공담과 애사가 있는 걸 보고 한 가지로 이 많은 애들을
가르치겠다고 호언하는 건 용기도 객기도 아니고 공허한 말 소비더군요.
별반 영어를 들어본 적 없는데 죽사사자 알파벳에 꽂힌 애도 있고
남들 다 듣는 CD 듣기 싫어 발버둥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냥 동화만 읽어줬는데 어느날 파닉스를 뗀 아이가 있는가 하면
챕터북까지만 도와줬는데 그 다음부터 혼자 성인용 도서를 읽는 아이도 있고.
온갖 공을 들여 영어에 노출시켰는데 영어라면 고개 외로 꼬는 애도 있지요.
무슨 '설,' '론'이라고 할 때는 비교적 다수에게 효과가 있다는 뜻입니다.
영어로 노래며 챈트 좀 하다가 공작놀이 하며 깔깔 웃다가,
그림 많은 영어동화 엄마가 읽어주는 것 듣다가,
CD 들으면서 따라 읽어보기도 하다가 좀 써보기도 하다가,
필요하면 파닉스도 하고 어휘집도 하고 또 문법책도 보고...
주먹구구처럼 보이는 쑥쑥 영어가 '대체로' 효과가 있습니다.
'대체로'에 들지 않는 아이들은 그 나름의 독특한 방법을 찾는 거죠.
독특함을 가지고 '이것 만이 길이다,' 라고 외치지 않는 것이 또 쑥쑥의 특징입니다.
'이런 방법을 써봤더니 우리 애는 참 좋아해요,' 라고 하면 물론 귀 기울이죠.
제가 동화를 읽어야한다고 목청 높이지만 제 아들은 주로 논픽션 봤습니다.
동화 CD 듣기 저는 참 중시합니다만 제 아이는 비디오로 했습니다.
그 '설'로 맞지 않는 애가 그 녀석이더라고요.
대롱을 들고 하늘을 보면 그 공간 안의 하늘은 푸를 수 있습니다.
그 대롱 밖 하늘에 심상찮은 구름이 어지러울 지라도.
그런데 대롱을 통해 보는 세상은 단순해서 한 가지라고 주장이 가능해서
어떨 때는 그런 이의 확신이 부럽기도 합니다.
전 너무 많이 아는 게 병이어요.
어지간해서 안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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