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주간 한국 방문시에 리틀리터러시 책장 정리를 했다.
3학년을 마치면서 가져갔던 학교 프로젝트물들, 외국생활이 덜 외로울 수 있었던 좋은 책 동무들,
그외에도 조그만 카드나, 상장들 그런것들로 기억을 더듬어 보니 한 해가 헛되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이젠 9월이면 새로운 학년이 시작되는데 좋은 출발을 기약해보면서
지난 3학년의 기억들은 모두 차곡차곡 추억의 서랍속에 잘 개어두련다.
리틀리터러시의 3학년은 큰 변화와 도약이 있었다기 보다는 좀 안정적인 한 해였다.
미국에 처음 왔었던 2학년때는 사실 무엇보다 영어가 걱정이었다.
간단하게 파닉스 정도만 학습하고 간 시점이라
학교에서 알아 듣지 못하거나 표현하지 못해서 생기는 불이익은 없는지.
그런걸로 놀림감이 되거나 스트레스는 안받는지 등등이 큰 고민거리였던 반면
3학년은 언어도 학교생활도 어느정도 적응된 상태에서 즐길 수 있었던 한 해였던 것 같다.
예전에도 한 번 언급했지만 딸아이의 학급은 두 클래스가 콤바인된 Co-Teaching클래스였다.
한국 교실의 약 4배는 되고도 남을 듯한 넓은 교실에서 모두 42명의 친구들과 함께했다.
영어와 수학은 아이들의 레벨에 따라 수준별 수업이 이루어졌고
리딩그룹은 모두 크게 5그룹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비슷한 리딩 그룹안에서 다시 리딩 버디를 번갈아 가며 정해서
함께 책을 선정해서 읽고 독후활동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 리딩 & 리딩레벨
3학년 시작 무렵에 개별 리딩 진단 테스트가 있었다.
딸애 학교에서 진행했던 방식은 DRA -예전 공부할적에 리터러시 수업시간에 힘들여서 했던 분야의
리딩 평가방식이지만 신뢰도가 무척 높은 방식이다- 라는 리딩 에세스먼트 툴이였다.
분당 책을 소리내어 읽는 속도뿐 아니라 읽기의 유창성과 전반적 독해 능력, 책을 읽을 때 추론 능력,
틀린것을 자신이 파악하고 수정하는 셀프 코렉션,그리고 독서할 때 배경상식 등
상당히 많은 부분을 테스트 하는 진단이다.
이 때 처음 배정받은 레벨은 "PQRS"-Grade 4 중후반 정도-였다.
리틀 리터러시 학급의 작은 도서관의 바구니에는 책들이 레벨별로 분류되어 있는데
본인이 배정받은 레벨보다 높은 책은 읽는것이 금지(?) 되어 있다.
몇몇 책(해리포터, 나니아,언포츄니트 이벤트 등등)들은 딸이 읽고 싶어했는데 학급에서 읽을 수 없어서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집에서 몰래 읽었던 기억도 있다.
1년동안 리딩 진단이 세 번 정도 이루어졌는데 처음 받은 레벨은 "PQRS"였고
지난 4월경 마지막으로 이뤄진 리딩레벨은 "V"레벨까지 받아왔다.
리딩에서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해리포터 책을 완독했다라는 것이다.
해리포터 책을 완독했다라는 것이 주는 의미는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앞으로 책의 글밥이나 두께때문에 아이가 읽기를 거부하지는 않겠다는 것과
영국식 영어에도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지난 크리스마스 연휴에 집어든 해리포터는 책이 주는 강한 흡인력때문인지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2학년 때 해리포터 앞부분을 조금 읽다가 별 흥미를 못느끼더니
이번에는 단 10일만에 해리포터를 완독했다.
그러면서 기타 다른 환타지(워리어스, 이래곤 등)에 조금씩 맛을 들여갔는데
게시판에서 몇몇 아이들의 공통적으로 보이는 환타지로의 몰입지경은 아닌 듯 하다.
성장소설도 즐겨읽고 모험 소설도 좋아하고 환타지도 자주 읽는다.
코믹함이 묻어나는 책들도 손에서 떼놓지 않고 깔깔거린다.
롸임을 넘 즐겨서 시집도 많이 읽는다.
그림책 사랑은 여전하다.
소위 잡식성 독서취향이다.
아래 사진은 올 3학년 때 딸애가 읽었던 책 중 일부인데
소설책들은 한 두권 정도를 제외하곤 모두 최근(주로 7월)에 읽었던 것들이며
그 외에도 그림책들 (고학년들 읽기에 괜찮은 책들)과 시집 일부를 찍어봤다.


#롸이팅 이야기
롸이팅은 학교에서 3학년부터 체계적으로 글쓰기를 배우는듯 했다.
모든 교과목이 글쓰기로 연결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듯 하다.
과학 시간에 지형(예를 들어 산)에 대해서 배운다면 산에 대한 글쓰기를 한다.
딸애의 닉넴은 라니인데 자신의 산을 라니라고 적은 롸이팅 사진(좌)이다.
그리고 오른쪽 사진은 딸애가 글을 적는 과정과 평가서이다.
마인드 맵이나 그래픽 오가나이즈를 이용해서 중심생각을 정리한 후
드래프트를 적은 뒤 담임샘에게 교정을 받는다.
이 때 그래머나 스펠링 오류뿐 아니라, 맞춤법, 대소문자, 뛰어쓰기 등 포괄적 교정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마지막엔 원고가 나오고 완성된 작품과 함께 선생님의 평가서가 따라온다.

아래 사진은 매일 숙제로 해가는 리딩 로그(왼쪽사진)이다.
매일 15분씩 읽고 간단한 줄거리를 적어가면 되는 정말 부담 없는 숙제이다.
다른 친구들은 정말 15분 정도만 읽고 한 권을 며칠에 걸려서 리딩 로그를 적어간 반면
딸애는 매일매일 다른 책을 적어가서 친구들이 깜짝 놀랬다고 한다.
그리고 오른쪽은 예전에 쑥에 글자없는 그림책 소개를 할 적에 딸과 함께 읽었던 책을
딸애가 스토리로 적은 것이다.

아래 사진(왼쪽)은 딸 애 학교에서 그랜드 페어런츠 데이에 적은 롸이팅이다.
간단한 글이지만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이 잘 묻어있다.
그리고 사진(오른쪽)은 재미로 적었던 시다.
제목이 학생고문하기, 선생님 고문하기 그런 실없는 내용인데
롸임 맞추는 재미에 이런 시도 별 의미없이 적곤 한다.

아래 사진은 알파벳 책을 딸이 학교에서 만든것이다.
그림 그리는 재주가 과히 좋은 편은 아니지만
책 한권의 창작품이 만들어졌으니 간직해 둔다면 좋은 추억거리가 될 듯 하다.
미국은 학년마다 이렇게 알파벳 북을 1권씩 은 만드는 것 같다.

# 수학 이야기
영어는 책읽기로 상당부분 커버가 되었다.
독서를 통해서 자연스레 어휘학습이나 문법적인 쓰임도 상당부분 알아간 반면
미국에서 수학은 말 그대로 학습밖에는 길이 없는 듯 하다.
한국처럼 수학 도서가 많은 것도 아니고 초등수학이 워낙 여유롭다 보니
한국수학을 따라잡기 위해선 별도의 학습이 필요했다.
4학년 수학을 겉핥기 식으로 한번 훑었다.
도형부분을 재밌어 했고 큰 수와 혼합계산을 아주 힘들어하진 않았다.
그러면서 3학년 수학은 왕수학으로 복습을 함께 했다.
쑥의 여러 선배님들 글을 읽고 왕수학 교재를 지난 봄정도에 시작했는데
교재 문제가 깔끔하면서 때론 깊은 사고를 요하는 문제들이라서 개인적으로는 만족도가 컸다.
좀 아이러니한 것은 왕중왕 문제를 80%이상 맞추면서도 왕문제를 절반도 못맞춘 경우도 있었다라는 것이다.
지금부터의 수학은 3학년 수학 틀린문제 중심으로 다시 확인하기와
4학년 수학 개념을 확실히 다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선 좋은 수학관련 도서를 많이 읽힐 수가 없어서 많이 안타까운 심정이다.
#과학 이야기
과학은 학교교과서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매주 금욜 학급에서 대출을 해온다.
리틀리터러시 학교의 과학 교과서는 Harcourt 싸이언스이다.
교과서 외에 접할 수 있는 과학도서는 주로 도서관을 이용한다.
과학 분야 중 흥미로워 하는 파트는 지구과학 쪽인데 광물에 관심이 아주 많다.
예전 박물관에서 블루다이아몬드(일명 호프다이아몬드)를 보고선 자리를 뜰 줄 모르는
보석을 아주 좋아하는.. 여자라서 행복하다라는 그런 아이이다.
# 악기 이야기
바이올린을 한 지 꽤 되었지만 여기에선 오히려 시간이 멈춘 듯 하다.
레슨도 학기중에만 이루어지고 한국처럼 맹연습을 해서 곡 하나를 마스트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큰 변화가 있었다면 작곡을 접하게 되었다는 것과 비브라토를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딸애가 이야기 쓰는 걸 좋아하는 걸 알고는 선생님이 이야기가 있는 작곡지도를 해주셨다.
2학년 때 베프였던 친구가 이사간 뒤에 그리워해서 곡을 만들었다.
4가지의 테마로 이루어져 있는데 딸(베로니카)의 테마, 친구(에마)의 테마, 헤어진 뒤 슬픔의 테마,
그리고 언젠가 다시 만날거라는 희망과 기쁨의 테마로 이루어져있다.
이 곡을 연주 한 뒤에 많은 분들이 딸을 기다렸다가 개인적 칭찬과 격려를 해주고 가셨던
그런 기억이 남아있다.
그리고 비브라토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사실 한국에선 어떻게 비브라토를 지도하는지 잘 모르지만 여기에선 워밍업을 3달정도 하였다.
조금씩 조금씩 손목을 낙킹하면서 레슨 시간중 잠시 지도를 해주셨는데
어느날 갑자기 비브라토가 되길래 딸애가 너무 신나했다.
비브라토는 마법의 유리구두와도 같다.
악기를 좋아하지 않던 아이도 자꾸 악기를 꺼내어 들게 만든다.
아주 기초적인 곡도 비브라토의 울림으로 풍부하고 아름다운 선율로 탈바꿈하는 듯하다.
비브라토가 계기가 되어서 바이올린을 좀 더 자주 연습했으면 하고.. 엄마의 욕심이 자꾸 커져간다.
4학년이 되면 학교에서 오케스트라나 밴드 단원이 될 수 있다.
세컨드 악기를 하기에 좋은 기회라서 플룻을 지원했는데 처음 악기 테스트를 하는 날
소리가 잘 나지 아니 전혀 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클라리넷을 한 번 불었는데 소리가 너무 잘 나서 밴드샘으로 부터 레터를 받았다.
리틀 리터러시는 클라리넷이 세컨드 악기가 될 듯 하다.
# 스케이팅 & 수영 이야기
학교 체육시간에 정말 많은 운동을 다루고 배운다.
겨울시즌에는 스케이트가 수업시간에 짜였다.
리틀리터러시는 첫 날 스케이트 아레나를 다녀와서 많이 놀란 듯한 느낌이었다.
반 친구들을 레벨별로 나뉘어서 그룹을 짯는데 딸애는 펭귄 그룹. 그야말로 제일 기초인 셈이다.
한번도 스케이트장에 데려가 본적도 없고 타 본적은 더더군다나 없는 아이인지라 당연한 결과였다.
그리고 곧 크리스마스 휴가가 이어졌다.
크리스마스휴가동안 동네 스케이트장이 주민에게 무료로 개방되는걸 알게되어 딸애를 데리고 갔다.
무릎에 영광의 상처를 여럿 남기더니 다시 1월이 되어 개학하고는 다음 레벨로 업되었다.
물론 거기에서 스케이트 강습이 있다라는 걸 알게 되었고 등록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스케이트를 너무 즐긴다.
균형감각과 유연성이 뛰어난 편이라 코치샘이 재능을 높히 평가해주셨다.
수영은 1년 6개월 정도 꾸준히 해오고 있다.
두 번의 수영대회를 통해서 자세도 많이 다듬어지고 지구력도 많이 생겼다.
수영 대회 참여할 생각은 이젠 없지만 수영으로 인해 기초체력이 향상되고 지구력이 강해진 듯해서
가을에 또 등록을 할 듯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수영코치 샘들이 좋아서 미국에 있는 동안은 계속 수영을 할 듯 하다.
#한자 이야기
한자 학습을 낱자 중심으로 하고 있었다.
하지만 몇 달 전부터 거의 손을 놓게 되었고 학습이 올스톱 된 상태이다.
한국을 다녀오면서 어린이도 읽을 수 있는 논어책을 한 권 가져왔는데
지금까지의 한자가 낱글자 중심의 학습이었다면
앞으로는 문맥에서 쓰이는 글과 사자성어, 그리고 논어책 읽기 이런것들을 중심이 될 듯 하다.
# 기타 이야기
아래는 딸애 영어 책장이다.
그림책 책장은 따로 있기도 하고 미국에 남아있는 도서들이 있어서 반쪽자리 책장이지만
즐겨읽었던 책들이다.
책장에서 보이는 책중 읽지 않은 책은 트왈라잇 시리즈와 Chocolate War이다.
그 외의 책들은 많게는 4-5번 (어쩜 매직트리, 로알드 달 같은것은 10번도 넘게 읽었을 듯하다) 에서
적어도 한번 씩은 다 읽은 책들이다.
위에 얘기한 두 책들은 아직 읽고 소화하기엔 벅찬 듯 하여 그냥 조용히 읽을 때를 기다리고 있다.





딸애가 책 읽는 속도가 무지 빠르다.
어려서부터 책을 너무 빨리 읽어서 선생님들도 애가 정독을 하는지 확인해보신적도 있었다.
그러면서 하신 말씀이 정독과 다독을 함께 하는 경우라고 하셨다.
애 아빠도 가끔씩 애가 책을 제대로 읽는지 확인을 하고 싶어 했던 적도 있지만
이젠 딸을 알길래 그런 확인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앞으로 딸의 독서는 선별된 책을 중심으로 정독에 조금 더 무게를 실어보려고 한다.
그러면서 독후활동의 기록도 함께 남기는 방향으로 진행할 듯 하다.
항상 글쓰기에서 그래머가 부족하였는데 이번성적표도 역시 그래머만 만점이 아니다.
하지만 그런부분들은 조금씩 나아질 것이고 학습적인 부분도 병행되어야 한다는 생각인지라 욕심은 없다.
보여주는 숫자나 평가보다는 딸아이의 잠재 능력을 믿고싶고 가능성을 열어주고 싶다.
자식의 한계를 먼저 알아차리는 부모가 되기보다는
보이지 않는 가능성을 더 크게 키워줄 수 있는 현명한 부모가 되고 싶다.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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