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하자마자 아이 담임샘이 이틀만에 유산하셨어요. 규정상 더 쉬셔야 할 것 같은데 담임샘은 내일부터 출근하신다고 하네요.
담임샘이 안 계신 관계로 여태 몇 몇 엄마들이 청소를 알아서 해 주신 것 같더라구요.
죄송하기도 하고 해서 오늘은 맘 잡고 가서 열심히 청소했습니다.
먼지가 어찌나 많은지 학급도서는 만지기만 해도 먼지 테러더군요.
준비해간 매직블럭과 마른 걸레로 전부 다~~ 닦았습니다.
교구장 역시 마찬가지여서 전부 들고 화장실 수돗가로 향했습니다.
같이 청소하신 엄마들이 큰 아이가 있냐고 물으시더군요. 그렇다고 했더니 어쩐지 청소를 너무나 잘 한다면서. 큰 애 때 해봐서 노하우가 있으신가봐요.. 하네요. ㅋㅋㅋ
저 큰 아이 사립 다녀서 저도 이런 거 첨 해봅니다... 했어요.
그리고 .. 저희 집은 ...더럽습니다... 했구요.. ㅎㅎㅎ
엄마들 다 돌아가고 나서도 우리 둘째와 저는 학급도서를 다 닦았습니다. 엄청 오래 .. 걸렸어요.
자신이 닦아놓은 책들이니 아마 우리 아이는 이 책들을 더 소중히 다루고 읽게 되겠지요.
저희 큰 아이는 사립을 다니고 둘째 아이는 공립을 보내게 되었는데
참..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당연히 시설면에서 그리고 선생님의 관심면에서 공립이 사립을 쫒아갈 수는 없을 겁니다.
그리고 공립에서는 그 부족한 부분을 엄마들이 메꾸어 가려고 애를 쓰고 있구요.
둘째 아이가 공립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절대로 청소하러 안 가리라 생각했었어요.
그리고 나서지 않으리라 다짐했구요. (엄마들의 과도한 나댐이라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학교 현실을 둘러보니 정말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려면 정말 정말 멀었구나.. 하는 생각밖에 안 들더라구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면 뭐합니까. 당장 아이들이 생활하기 불편하고
양변기조차 턱없이 부족한 화장실에서 아이들이 쭈그리고 앉아 볼일 보는 것도 서툴기만 한데 말입니다.
교실 책장은 뒷면이 다 떨어져 나가 와르르 무너져 내리기 일보직전이어서 아예 그 책장의 책을 다 빼놓고 왔습니다.(너무 위험하여)
그리고 교실 창가 중앙에 대걸레와 손걸레 널어놓은 채로 내내 수업했다는 말 듣고
책장과 걸레대의 위치도 바꾸어 놓고 왔습니다.
너저분하게 널려있는 색도화지들도 뒷편으로 다 옮겨놓았구요.
(튀지 않으려고 아무도 없을 때 했습니다. 담임샘 복귀하기 전에 후딱)
나서지 않으려고 했던 제 맘이 조금씩 움직입니다.
도대체 내가 낸 세금은 어디로 간 것인지 너무 궁금합니다.
왜 학교 건물 외벽은 알록달록 멋지게 페인트 칠 하고선 교실 안은 초등괴담이라도 만들 수 있으리만큼 칙칙한 것인지..
왜 엄마만 청소를 해야 하는지.. (엄마가 청소 당번일 때 아이가 같이 하면 더 좋을텐데 대부분 아이가 방과후 들어가면 기다리면서 하시더라구요. 저는 우리 아이 꼭 데리고 같이 할 겁니다. 내가 누구 때문에 청소를 하는데 저만 편하게 수업 받으러 가냐구요...)
청소도구는 어째서 30년전 내가 쓰던 것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는지 그저 신기하기만 합니다.
이런 거 자꾸 건의하고 그러면 우리 애가 미움 받을까요?
모든 게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겠지요.
그렇지만 엄마들이 나댄 정도에 비해 학교란 곳은 너무나 오랫동안 바뀌지 않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내 아이 하나만을 위해 나댔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다니고 있는 모든 아이를 위한. 그리고 내 아이가 졸업한 학교 후배들을 위한 나댐이 진작부터 이루어지고 있었다면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듯한 이러한 착각은 오늘날 하지 않았을텐데요...
그래서 ...
많은 엄마들이 나서 주셨으면 좋겠어요.
선생님 눈치 보지 말고 내가 낸 세금으로 당당하게 아이 키울 수 있게 말입니다.
뒤에서 욕하고 툴툴대지 말고 (아.. 이거 진짜 시끄럽지요~) 대놓고 이야기 합시다요..
청소하러 못 가도 죄스러워 하지 말고 청소하러 간 사람도 느그들 왜 안하냐 눈치주지 말고 (어디까지나 volunteer정신으로다가)
내 아이의 부족함과 학교의 환경개선을 한 마음에 담아서 담임선생님을 쳐다보지 말고
내 아이 상담할 때는 한 학생의 엄마로, 학교에 건의할 게 있을 때는 학부형의 하나로
구분지어 행동하는 태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아이의 학교생활에 있어서
시끄러운 엄마가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자랑스럽고 도움이 되는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쑥쑥몰
체험이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