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며칠 전 와이 영문판을 보게 되었습니다.
다른 분들이 이미 친절하게 속지/구성 다 보여드리며 소개하셨으니,
전 책 선택에 고심해 온 학부모 중 한사람으로서 읽어 본 느낌/생각을 적어볼께요.
미리 고백하자면, 전 와이 한글판에 호의적인 의견은 손톱만큼도 없는 사람입니다 ㅜㅜ 미리 이 점 밝히고 책을 받았습니다. (우쒸, 우리 애들이 어떻게 해서 과학에 취미를 붙이게 된 건데? 하며 불쾌해하실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그냥 다양한 의견 중 하나로, 나름 literacy 발달에 대한 철학에서 나온 개인적인 원칙 때문이려니 하고 양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슴다) 그래서 영문판은, 한글판 와이에서 발견하지 못한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가, 영어교재로서 누구에게 어떤 면에서 적합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두고 봤습니다;
우선, 1. 동기부여 측면; 저희 아이들도 와이의 명성에 대해선 익히 아는지라, 금방 관심을 보였습니다. 떠볼 참으로 와이 한글판을 가져다줬을 때도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큰아이(초4)는, 영어는 뭐가 달라? 하며 보러왔고, 둘째(초1)는 정보흡수에 예민한 독서 스탈을 보이는지라 유치원에서, 학교에서 몇 번 빌려다보기도 해서, 반기더군요.
2. 몰입도; 아이들이 혼자 보게 하지 않고 제가 읽어주었는데… 대다수 만화책이 그렇듯 감탄사, 의성/의태어가 너무 많아, 흐름을 따라가며 읽기는 힘들었습니다. 아우 숨딸려 혼났슴다.(‘빠직’하는 그림, 감탄사 많아 읽으며 감정의 과잉, 오바가 심해짐ㅎㅎ) 도입부의 심플하고 만화스런 설정에 풋풋거리며 읽다가, UFO나 블랙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며 관심도가 높아졌는데, 정작 집중해야 할 부분의 글(예를 들어 블랙홀에 대한 설명)은 너무나 사전적인 정의를 옮겨놓은 것이라 살짝 몰입도가 떨어집니다. 엄마와 같이 읽는다는 자체가 상당한 몰입도를 줄 수 있는 계기인데, 실제 깊이 들어가야 할 부분에서 집중도가 떨어져 수박 겉핧기 느낌이 있네요 – 한글판에서 느꼈던 것과 동일한 점.
3. 수준: 한글판에서도 살짝 느꼈던 점인데… 전체 스토리를 이끄는 줄거리는 많이 유아적인데 반해 (혹시 그게 장점…? ^^ 만화니까 당연할 수도 있지만, 만화라고 다 그렇진 않죠. 수준높은 만화가들의 응축적인 언어를 싸잡아 무시하고픈 생각 없슴다), 본격적인 설명모드에서는 글의 수준이 선지식의 높고 낮음이 별로 고려되지 않은 건조체가 되어버리네요.(+설명글에서 다시 어려운 용어가 나와버리는..) 과학이니까... fact 전달에 집중하다보면 당연한 거 ? 수많은 책과 수많은 콘텐츠가 쏟아지는 시대에 사는 우리에게 블랙홀을, 우주를 설명할 책을 고르라 한다면, 저라면 좀 더 창의적이고 문장력이 돋보이는 텍스트를 구할 거 같네요. 여튼 그래서 글의 수준이 다소 들쭉날쭉합니다.
그 점이 한글판에서는 유아부터 초고학년까지를 흡수하는 힘이 되었다고 예상한다면, 과연 영어에서도 그럴 수 있을까 살짝 의문이 듭니다. 둘째는 본격 설명 부분이 자주 나오면서 몸을 꼬기 시작하며 못알아듣는다는 싸인을 심하게 보내네요. 글씨도 촘촘하고, 영어의 정서적 친절함 정도로 봐서 초등 이하에겐 적합지 않다고 보입니다.
4. 한-영 번역과 영어학습; 영어판 Chief editor가 Imperial Publishing이라는 출판사업을 하는 하바드 출신이로군요. 한영번역의 매끄러움을 꼼꼼히 다 살펴보지는 못했고, 점검할 역량도 안되지만, 저희가 읽은 데선 다 매끄럽게 읽혔구요… 에디팅 책임자가 한국의 영어교육사업 각 처와 사업을 하는 사람이니 아무렇게나 할 리는 없겠다고 믿어보구요…. 그런데 만화적 설정이어서 그런지, 아니면 한국적 상황묘사를 영어로 옮겨서 그런지 대화체 부분이 아주 자연스러운 영어적 표현인지는 잘 와닿지 않네요.
5. 영어교재로서 ; 뭣보다 오만 종류의 감탄사와 의성어 의태어의 영어 표현을 자연스럽게 꺠치게 될 것 같습니다. 또 만화가 가지는 부담없는 즐거움에 이끌려 책을 놓지 않을 수 있는 아이라면, 모든 설명이 다 영어로 익숙해지길 기대할 순 없다 하더라도, 각 주제어를 영어로 이해하고 영어의 설명방식에 익숙해질 수 있는 좋은 교재가 될 것 같기도 합니다. Workbook 꼼꼼히 잘 구성된 듯하고, 역시 수준은 영작 습관이 좀 들어있고 단어이해력이 있는 친구들에게 효과있을 듯 합니다.
그런데 앞에서도 말했듯이, 엇비슷한 설명방식을 제시하는 영어텍스트가 계속 등장할 때 이 책을 선택할 것인가? 잘 모르겠습니다. 이미 인터넷, ipod 컨텐츠 외에도 **패드니 ***탭의 어플들을 통해 우리가 접할 수 있는 환상적인 설명체계들이 늘어나고 있어서…
이런저런 전자책들보단 종이책을 넘기는 즐거움과, 그 책을 소장하며 낡아가는 책이 주는 소회와 그 즐거움을 선호하는 저이지만,… 글읽는 재미보다 읽게 만드는 자극에 주력하는 책이라면, 오히려 전자 컨텐츠에 끌릴 거 같다는 게 솔직한 제 소감입니다.
아무래도 이 출판사 공공의 적이 되겠군요. 쑥에서 몇 번 글썼던 사람이라고 막 질러대는 글은 아니구요… 워낙 다른 출판사 리뷰할 때도 못마땅한 거 이쁘게 포장해서 글쓰는 걸 잘 못하던 사람이라 그러려니 이해해주십쇼 (변명 변명).
사실, 아이들을 끌어당기고 이해시키는 힘은 엉뚱한 데서 터지는 수도 있으니 (저도 옛날 고리짝 고 3 여름방학 때 독서실에 다소곳이 앉아 공포의 외인구단 40권을 독파한 후 어떤 깨달음을 얻은 사람이라… 쩝) 각 아이의 성향에 맞게 소개해보심도 좋을 듯 하네요
* 애들 반응을 전해드리려 같이 읽고 대화하는 걸 녹음해봤는데, 제 목소리에 주책 터져서 도저히 못올리겠구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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