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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들 마음에 울림을 주는 글

  • anthropo
  • |
  • 2010-09-06
39

 

9월이 되면 가을이 오는 것 같아 등골이 싸르르하고 정신이 번쩍 들기 일쑤였는데,

올해는 후덥지근하다가, 태풍까지 오시느라 9월 느낌을 제대로 모르겠군요.

두 번째 태풍이 얌전하게 지나가길, 태풍가는 길에 계신 분들 피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그래도 하늘이 깊어지긴 하는구만요. 가을스러운(?), 차분한 글 몇 개 소개할까요.

대부분 제 큰아이(초4 클레어)의 추천입니다, 영어 수학 하는 사이 쉬어가라고요 ^^


(어린이를 위한) 우동 한 그릇 -일본 단편모음집.  꼭 엄마도 한번 보라고 권했던 책입니다(내가 사 준 거거등~). 왠지 7080 느낌의 글. 요즘 아이들도 가난과 그 사이에서 꽃피는 가족애나 윤리에 대해 생각하고 사는가요, 묻는 듯한.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 제가 좋아하는 일본작가의 글이고, 또 울 애들도 다 좋아하는 햇살과 나무꾼의 번역글입니다. 교사의 모습이 감동적인 글.


한국대표동시선(? 못찾겠다 꾀꼬리. ㅜㅜ) 제목이 좀 거시기하지만, 시들은 주옥같아요^^ 몇 년 전 엄마 잃은 어떤 아이에게 주려고 여러 다른 장르 책들이랑 같이 샀던 건데, 클레어가 검열을 하고는 여긴 엄마에 대한 시가 너무 많아서 이건 주면 안된다고... 그래서 우리집에 남게 된 책이지요. 클레어가 두고두고 읽으며, 자긴 감동받아서 눈물 흘린 시가 많았다고, 글쓰는 일 많은 엄마, 눈 아플 때 눈물 나라고 전화로 읽어주던 시들이랍니다 ^^


야시골 미륵이 - 어느날 진지하게 읽다가 날 보더니 엉엉 울음을 터뜨려버린 책. 이전 역사는 살수대첩이든 강감찬 장군 얘기이든 이 아이의 수다꺼리였는데....근대사에 접근하기가 이래서 쉽지 않아요. 뭘 제대로 판단하기 전에 슬픔이 앞서는 역사를 우리는 가졌네요. 그런데 역사를 선택과목으로 바꿔버린 국가교육과정 속에 있으니, 제 것은 쥐뿔도 모르면서, 국제무대 글로벌 리더가 되어야 한다는 교육철학 속에서 학교생활을 해야 한다니, 건 더 슬프군요. (MB정권 끝나면 설마 달라지겠지 주문 걸고 있슴다)


내게는 아직 한쪽 다리가 있다 - 대만의 천재소년이 암과 삶과 싸웠던 이야기. 죽음은 항상 삶에 대해 생각케 합니다 ^^


그 개가 온다 -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짜짜짜짜앙가 대신 그 개가 갑니다. (이거 뭔소린지 모르시면 나보다 심하게 어리신겨). 내가 그 개라면? 울 클레어 종알종알...이거이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프란츠 이야기, 오이대왕의 작가)의 의도였겠지요. 순수할 때, 세상 다 그렇지 뭐 하기 이전에 무엇이 옳은 세상의 모습인가 반드시 고민해봐야 합니다.


내 가족을 소개합니다. -1학년 꼬마의 추천입니다 ^^ 여러 “다른”(비정상이라 하기엔 점점 많아지고 있는) 가족들의 모습이 아이들의 시선을 통해, 잔인하지 않게 묘사된 글.


큰 고추, 작은 고추 - 요것도 1학년 우리 이쁜이의 추천입니다. 오만 아이스러운 장난꾸러기들의 모습을 읽다가 “맘이 따뜻해진다” 합니다.^^


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 Joke Book 영어게시판이라 아쉬워서 끼워봅니다. 서점가서 고르라니 번쩍 처음에 고른 책. 싱거운 소리(자기 딴엔 유머) 대마왕다운 선택. 한번 깔깔 보고는 어느 책장에 꽂혀있는지...


아이들 마음이 잘 커가고 있는지... 영어나 수학 ‘진행’은 종종 버려두지만 버려둘 수 없는 분야가 이 쪽입니다 ^^

수학책, 과학책, 영어책 읽기, 학습지 풀기, 이거 배우고 저거 배우고 하는 사이,

엄마가 밀어붙이지 않아도, 누가, 이것도 못하니 넌 바보 라고 하지 않아도,

아이들 마음 속엔 잘하는 것의 등수가 매겨져있진 않은지, 그 등수 사다리에 높이 올라가는 것만이 목표가 되고 있진 않은지, 그게 다른 미운 행동이나 사소한 건강 문제로 나오는 건 아닌지 말이죠. 어쩔 땐 엄마의 백가지 잔소리보다 몇 자의 글이 더 호소력을 가질 때도 있고, 몇 백 페이지 글보다, 몇 번의 만남이 더 와닿을 때도 있고, 그 모든 것보다 부모의 눈물어린 회초리가 더 짠할 때도 있지요...


아이들 얼굴에 생기가 넘쳐나야 교육에 진실이 있는 거고, 아이들에게서 변화가 보인다면 그 교육이 진짜라지요.  아이 얼굴에 웃음이 있는지, 눈에 총기가 있는지, 뭔가 달라지려고 저 나름 애쓰는지... 그러면 하루쯤 숙제 안하고 징하게 뛰놀기만 해도, 수학문제 한 페이지 안풀었어도 며칠째 영어라고는 눈길 안주어도 한번쯤 봐주고, 조금만 기다려주십시다 ^^


첨부터 다 잘하는 애들한테만 이런 여유가 있을 수 있다고 하지 마십시다.  울 애들만 해도, 얘들은 1학년이 두드러지지 않아요. 엄마가 학교에 안 가(혹은 못가), 친구 불러다 간식먹이지도 못해, 똑똑한 친구들 모아 과외하는 건 관심도 없어, 학습지같은 걸로 공부 꼼꼼히 챙기지도 않아서,... 친구 사귀는 거부터 죄다 스스로, 공부는 당근 학교에서 정신차려 해야 하고, 수학 70-80점(? 정확히 기억안남. 여튼 희한한 점수 있었어요) 맞아도, 받아쓰기 40점 받아와도 에미가 눈 한번 찌푸리지 않았는데(학습지 등 안해봐서 문제가 익숙지 않았을 뿐이니까, 이런 거 배우라고 학교 다니는 거니까), 아이에게 편한 방법으로도 조금씩 더 잘하게 되더군요. 아직도 애가 성취도평가 올백 맞았을 때보다 3학년 말에 반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친구로 뽑혔을 때가 더 기뻐요. 이거, 대놓고 자랑질입니다 ^^;;


이제 쬠 컸다고 큰 딸이 지 일기장은 잘 안보여주는데, 어제는 웬일인지 2학기에 이루고 싶은 10가지 써놓은 걸 읽어주더군요 (벌써 봤는디.. ㅎㅎ)

기억나는 것 중 몇가지...

-김**와 김##를 착한 아이로 만들겠다.(김**는 그냥 장난꾸러기가 아니라, 공부는 잘하는데, 친구들을 안좋은 말과 행동으로 괴롭히고, 제 엄마 욕도 서슴지 않는 남자친구죠.  매일 열받아하면서도 착한 아이로 만들겠다니. 아마도 그 친구 얘기할 때마다 엄마표정이 이상해서 일부러 읽어주지 않았나 생각되요. 가장 기분좋은 항목이었습니당!)

-새로 전학 온 조**와 말을 많이 하고 같이 웃고 싶다.

-동생과 싸우지 않고 싶다.(않겠다 가 아니라 않고 싶다니..으이그 )

-여행을 많이 다니고 싶다.

-내 꿈을 더 정확히 정하고 싶다


아직 착한 마음 잃지 않고, 아이다움을 잘 즐기고 있는 듯해서 기분좋았던 리스트.

고학년이 되며 더 할 일이 많아진다고 해도, 제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답게 크고 있는지를 살피는 일이에요.

그래서 아무리 바빠도 애들 전화를 쉽게 끊을 수가 없어요. 일하다 전화받으면 ‘바쁘니까 그런 말은 저녁에 하자’ 이 말이 목구멍까지 치밀어오는데, 저녁 때면 그런 이야긴 다시 들을 수 없게 되겠지요. 이건 했니? 저건 했니? 로 대화의 범위를 뭉개는 엄마가 되고 싶지 않아서... 제 맘은 늘, 아래 김 시인의 시어와 같은 걸 이제 아이들도 잘 압니다. ^^

영어게시판에 이런 봉창 두들기는 소리도 그런 맘으로 받아주시면, 불역열호아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겄습니다 ~~~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김용택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 너무나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흐르는 물 어디쯤 눈부시게 부서지

는 소리

문득 들려옵니다.

 

뽀나스 : 요즘 아이들과 잘 듣는 음악이어요. 가슴이 시원해지는 화통삶은 목소리 ^^

             http://www.youtube.com/embed/PJ15mEWg5z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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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미라
  • |
  • 2010-09-16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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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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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테파노맘
  • |
  • 2010-09-10 21:15
답댓글

울 아들과 우동한그릇 연극도 보았고, 책도 보았어요.

무엇을 우선순위로 해야 하고 살아야 하는지...

하루종일 수업에, 영어책 읽기, 수학 공부하기, 일기쓰기... 이런것 하다보면 아무 생각도 없이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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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nthropo
  • |
  • 2010-09-12 09:05
다 나름 생각이 있을 거에요 ^^
"해야하는" 그 모든 것들이 내 것으로 느껴지게, 혹은 세상의 쓸데없는 요구에 지치고 흔들리지 않게 살짝 방향조정을 도와주는게 부모 역할이겠지요.
스테파노맘님, 반갑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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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순화
  • |
  • 2010-09-10 11:55
답댓글
잘 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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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nthropo
  • |
  • 2010-09-12 09: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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