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간만에 쑥쑥에 글을 올리면서 다소 뜬금없는 소식을 전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저의 관심사는 항상,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수학을 좋아하게 할까? 어떻게 하면 어른들이 수학에 대해 긍정적이 되게 할까? 하는 것입니다.
뭐 이것도 일종의 직업병인 것 같은데요^^;; 이 고민은 끊어지질 않는군요.
대학을 나와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문득 공부가 더 하고 싶어져서 5살짜리 아이 엄마로 살던 33세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대학원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오래 오래 공부하고 싶어서 학위를 최대한 늦게 따 석사가 되었고, 곧바로 박사 과정에 들어가서는 또 오래 오래 공부를 하다가 이제는 졸업을 해야 할 때가 되었어요.
책도 계속 쓰고, 수학 개념을 좀 더 잘 가르치고 싶은 분들을 위한 온라인 수업도 만들고 십 수년이 지나는 동안 다섯 살이던 딸 아이는 어느 새 다 커서 대학생이 되었고, 이제부터는 완전히 제 세상이네요.^^;;
본격적으로 박사 논문을 준비하면서, 단지 학위를 위한 논문이기 보다는(이 나이에 뭘 더.^^;;) 좀 더 활용가치가 있는 연구를 하고 싶었어요.
그런 생각으로 다양한 책을 읽고 생각에 잠기기도 하며 주변도 돌아보던 어느 날,
어떤 아이가 눈에 확 들어왔어요.
그 날은 제사상을 준비하던 지난 설날이었어요.
빈대떡을 부치는 데 옆에서 왔다갔다하는 조카 아이가 보이더군요. 방년 18세, 이제 곧 고2.
부친개 뒤집던 뒤집개와 앞치마를 벗어 던지고, 아이를 방에 데려가서 이것저것 물어보았습니다.
여늬 집 같으면 못 마땅했을지 모르지만 형님은 오히려 좋아하셨어요. 그래서 봄 방학 동안 저희 집에 오라고 해서 몇 번을 가르쳤습니다.
그러면서 이 아이를 통해 객관적인 우리 아이들의 현실에 대해 비교적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고, 이 아이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이 모든 아이들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의 주 관심 대상은 초등 아이들인데, 그 아이들의 가장 가까운 미래는 바로 현재의 우리 나라 고등학생들이죠.
좀 더 많은 아이들을 관찰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고딩 자녀를 둔 지인들에게 연락해서 상담해 줄테니 애들 데리고 오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중3에서 고3까지 몇 명이 다녀갔고, 그저께 중2 아이를 둔 엄마도 다녀갔어요.
제 친구 소개로 온 중2 남자 아이 엄마는 현직 교사인데, 퇴근 후 구리시에서부터 아이들 데리고 대중 교통을 이용해서 문래동까지 오셨더군요.
중2 남자 아이를 맞이하며 저는 속으로 약간 긴장했어요. 이 또래 아이들은 대부분 눈을 마주치지 않고, 가뜩이나 억지로 끌려서 온 경우는 본인이 아무리 예의를 차리려고 해도 불편한 기색을 온 몸으로 드러내게 되어 있지요. 이제 그런 아이와 마주해야 한다.....!
그런데 의외로 아이가 너무 너무 해맑았어요.^^;;
방긋 웃으면서 씩씩하게 들어와서는 검사지도 성실히 작성하고 묻는 말에도 마치 또래와 이야기 하듯이 자연스럽게 잘 해 주었습니다.
엄마는 처음에는 반신반의 (저를 향해 '이 사람은 뭐 하는 사람이지? 믿어도 되나?하는 표정)하는 듯 했지만 상담이 끝나고 일어서면서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다른 분들께 소개해도 되죠?"라고 하시더군요. "물론이죠!"라고 했습니다.^^
제 동료들은, 지금 하루 하루가 빠듯하니까 논문과 직결된 연구 위주로 하고 개인적인 관심사에 대한 연구(지금하고 있는 이런 개별 상담)는 나중에 하라고 합니다.
그 말이 맞긴 한데, 하나에 꽂히면 다른 데를 잘 못 보는 어떤 아이들처럼, 저도 다소 대책없이 일을 벌였습니다.
....이 작업이 어떤 결과물로 이어질지 저도 아직 모르겠어요.
박사 논문과 아주 관련이 없지는 않으니까 일단 논문이라는 결과물은 나오겠지요. 사실 제 논문은 대규모의 인원들을 대상으로 한 양적 연구라서 이런 1:1 상담 보다는 학교 몇 군데를 찾아가는 방법으로 해야 하는데...(혹시 교장샘과 친하신 어머님들 안 계신가요??^^::)
저의 직업은 '수학교육연구자'입니다.
교수도 아니고, 교사도 아니고, 학원 강사도 아닌, 그야말로 연구자.
수학교육연구자로서, 우리 아이들이 왜 수학을 싫어할까? 어떻게 하면 좋아하게 할 수 있을까를 줄 곧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음식에도 기호가 있듯이, 과목에도 기호가 있기 마련이죠. 억지로 좋아하게는 할 수 없다는 게 제 최근의 결론이에요.
그렇다고 싫으면 말라고 할 수는 없죠. (수학은 밥이니까!^^)
그래서, 어떻게 하면 덜 싫어하게 할까? 어떻게 하면 아이가 수학을 공부하게 할까? 쪽으로 방향을 잡았어요.
제가 현장에 있을 때 가르쳤던 아이들은 주로 수학을 좋아하던 아이들이었어요.
이미 수학에 대한 호감이 있었고 앞으로 더 잘 하고 싶은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수학에 대한 호감을 전제로 가르치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이제 저의 과제는, 그 반대에 있는 아이들이에요.
수학을 싫어하고, 어려워하고, 두려워하고, 무조건 안 하고 싶은 아이들. 그리고, 무심한 아이들, 무기력한 아이들...
그리고 그런 아이들에게 어떻게든 수학을 하게 하고픈 엄마들.
이런 과제를 해결하게 위해 지금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하다가 생각해 낸 것이, 수학 1:1 상담입니다. 제가 완전한 솔루션을 가지고 있는게 아니고 같이 찾아가는 과정이니, 상담료를 받을 수는 없지요.
제 욕심으로는 오시는 분들 편하게 교통 좋은 곳에 별도의 상담실을 마련하고 싶었는데, 그러려면 여러가지 비용이 들고 그러다보면 무료로는 힘들 것 같아서, 제가 소장으로 있는 스콜라스(주)의 연구실을 활용하기로 하게 된 것입니다. 이왕이면 방문하시는 분들께 작은 선물이라도 좀 드리고 싶다고 제가 졸라서 뜯어만들기 제품도 좀 얻어 놓은 거구요.^^;;
언제까지 계속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이들을 직접 만나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으니까 할 수 있을때까지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아참, 쪽지를 주신 분들이 거의 토요일을 원하고 계신데요, 되도록 평일에 아이들을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오늘도 아이들과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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