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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컨텐츠

외계인 이야기

  • Kate
  • |
  • 2010-04-28
29

오늘 반모임을 다녀왔어요.

다들 얼굴정도만 익힌 정도라 분위기가 서먹서먹했지요.

그러다 엄마들의 최대 공통 관심사인 영어학원 쪽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데요.

여기저기서 폴*는 어떠냐, 아*론은 문법이 문제다, 청*이 체계적이다 얘기들이 나왔죠.

그리곤 거기 애는 어디 보낸다더니 거긴 어떤것 같냐 이런 얘기들을 주고받다가,

어느 엄마가 제게 물어보시는거에요.

"린은 어느 영어학원 보내요?"

갑자기 모든 시선이 제게 쏠리면서 엄마들의 머리위로 물음표 총10여개가 동동~~

"아... 네... 뭐 그냥 ...학원은 안 다니고요 "

"그럼 과외시키시나부다"

"뭐... 과외도 안 시키고....... 그냥.......... (크게 마음먹고)집에서 영어책만 읽혀요. 영어학원 보냈더니 한글책 읽을 시간이 너무 없어서"

"엄마가 영어를 잘하시는 구나!!"

"아니, 아녜요. 가르칠 수준은 안되요~~"

(마음속으론 아마도..)'그...그럼 도대체 왜????'

 그 후, 그들은.......

*씹은 표정, 별유난떠는 여자를 다 봤다는 표정, 혹은 순간 어이없는 이 상황에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나 당황하는듯한 어색하기 짝이 없는 표정들을 얼굴에 그려내더군요........

순간, 어느 엄마의 재빠른 화제전환으로 공은 다른 곳으로 가고, 저 혼자만 머쓱~

 

아... 이런 순간이 때때로 있어요.

다른 쑥맘들도 그렇죠?

그런땐 정말 내가 외계인이라도 된 느낌이랄까.

남들 다 하는거, 남들 하듯이 그냥 따라만 가도 반은 쳐줄텐데 왜 혼자 엉뚱한 길(그들기준에선)을 가고 있는지.. 것두 사교육1번지라는 동네에 살면서..

 

그래서 제가 쑥에서 헤어나지 못하나봐요.

같은 외계인들끼리 교신하기 위해서?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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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니맘
  • |
  • 2010-04-30 12:16
답댓글

저희 산이에게 있었던 재미난 에피소드 하나.....(산이는 초1 남아입니다.)

 

아이 학교 담임샘도 산이를 외계인 취급하는 듯^^

어느날,

산이가 집에 와서 하는 말....

"엄마, 오늘 선생님이 학교 끝나고 오려는데 나를 부르셨어....... "

"왜?"

 

산이와 선생님의 대화내용을 대충 유추해 볼게요.^^

"산이는 집에 가면 뭐해?"(학원 어디어디 다니냐는 뉘앙스)

"저요? 당연히 손,발씻고 양치질 하고.. 숙제 열심히 하지요."(선생님이 왜 이런 질문을 하시지 하는 뚱한 표정)

"그럼, 영어학원은 안다녀?"

"네..."

"그럼, 미국에서 살다 왔어?"

"아뇨."

"그런데, 왜 그렇게 영어를 잘해?"

"열심히 하니까요."

 

대충 이런 내용의 대화......

담임샘이 많이 의아해 하시더라는데.. 산이는 이해가 안되는 표정이었을 겁니다... 영어를 열심히 하니까 잘하는것이고.. 집에오면  씻고 숙제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귀엽고 순진한 놈....ㅋㅋㅋ

 

학교에서도 간혹 영어책 꺼내서 보고, 쉬는시간 중간중간 혼잣말로 영어로 중얼 거리는 모습을 자주 본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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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계인 추가
  • |
  • 2010-04-29 11:24
답댓글

에유, 어느 별에서 오셨쎄여 ?

(애들 신통하고 예쁠 때, 달라서 좋을 때 하는 말임다 ㅎㅎㅎ)

각자 자기 별의 긍지를 가지고, 그러나 지구인과 크게 부딪히지 말고... 씩씩하게들 사시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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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te
  • |
  • 2010-04-30 00:48
ㅎㅎ 글게요. 지구인과 크게 부딪치지 않으려고 늘 노력하는 외계인입니다.
그래도 서로가 서로를 이해못하는건 어쩔 수 없다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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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콩아이
  • |
  • 2010-04-29 10:50
답댓글

저도 한 5000세대쯤되는 아파트 단지들 속에 있는 초등학교에 아이들 보내면서

외롭게 살고있는 외계인이네요.

큰 찻길도 없이 학교를 감싸고 있는 아파트 아이들만으로 구성된 학교이다보니

교육열, 엄마들의 말잔치와 동네 입심이 무시무시하죠.

조심스레 집에서 영어책 본다고 얘기하면 그 드세고 호기심 많은 엄마들 중 어쩌면 단 한명도

어떻게 어떤식으로 하는지 궁금해하지도 않는지... 저는 늘 그점이 신기하기만 해요.

어떻게든 동지를 만들고 싶었던 마음은 해가 바뀜에 따라 포기가 되고

큰아이가 4학년이 되니 이제 그런 반응에도 적응이 됐기는 한데,

학원보내지 않는 엄마는 정말 외계인 느낌에도 강해져야 하는거 같아요.

큰아이 유치원시절 쑥쑥을 통해 런투리드 품앗이 했던 친구들이 지금은 모두 다른 학교에 다니고 있지만

지금까지 서로서로 큰 의지가 되고 책도 바꿔보며 계속 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네요.

그 힘이 아니었다면 이 외로움을 어찌 극복했을지.

홍박샘님 말씀이었나요?

마음에 새겼습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도도하게 거만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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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te
  • |
  • 2010-04-30 00:50
우리나라맘들의 학원을 맹신하는 마음은 정말 무너뜨리기 힘든 굳건한 성과 같다고나 할까요..
그네들을 어찌 그리도 철썩같이 믿는지..
하긴 그네들이 보는 우리는 '우째 그리 희안한지' 겠지요. ㅋㅋ

그래도 알콩아이님은 의지 될만한 오프모임이 있으시군요.
든든하시겠어요.
우리 아이 주위에도 그런 환경이 있었으면 좋으련만..
얼마전에 가입한 12기북클럽이 그런 역할을 해주었으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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