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 쑥쑥은 한때 제게 엄친아들의 집합소인것만 같아 멀게만 느껴질 때가 있었습니다.
근데 시간이 가고 이런아이 저런아이 두루 글로나마 접하다보니 또 그렇게 먼 곳도 아니더라구요...ㅋㅋ
봄방학 맞은 초1아들(올초2)과 단둘이(나름 호젓하게) 보내는 오늘입니다.
그냥 이런저런 아이중에 저희 같은 아이도 있다는 얘기( 한마디로 수다..ㅋㅋ) 한번 해보려구요.
엊그제 고모부께 선물 받은 건담을 요며칠 들입다 파고 있습니다. 그래도 나름 세번째 건담이어서인지 여유를 부리면서 하고 있네요. 첫 작품은 아주 밥만 먹으면 하루 죙일 들여다 봤습니다.
그러다 오늘치 집중듣기를 하는데 두권만 하고 세번째 책은 하기 싫은지 점심으로 차려먹은 떡국을 앞두고
집중듣기 마지막 한권을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늘어놓기 시작합니다.
-엄마, 엄마는 내가 웃음을 잃지 않는게 중요해? 집중듣기가 더 중요해?
-내가 웃음을 잃으면 엄마가 웃음을 잃을 테고 엄마가 웃음을 잃으면 아빠가 웃음을 잃고
그럼 우리가족 모두 웃음을 잃으니 신형(동생)이도 웃음을 잃을꺼고 그럼 우리 가족 전체가 웃음을
잃으니 우리와 친한 가족들이 웃음을 잃고,.. 그리고 우리는 모르지만 그 가족과 친한 또 다른 가족이
웃음을 잃을 테고.. 그렇게 가다 이 지구의 절반이 웃음을 잃으면 생태계가 웃음이 사라져서 무너지고..
(이쯤에서 웃어주었습니다..ㅋㅋ).. 그럴텐데..
내가 웃음을 잃는게 중요해 아니면 집중듣기가 중요해?
.....
....
...
계속 무슨 말을 더 했으나 다 기억못함..
-그렇지만 지금은 집중듣기가 필요하니까 그냥 내가 집중듣기할께.
이렇게 끝을 맺더니 떡국 한입뜨다 국을 엎습니다.(;;)~~~.. 암요~~..ㅋㅋ
새로 산 식탁과 가죽 의자위에 떡국 국물이 보이지만 꾹 눌러 참지요.
- 어? 엄마 화 많이 났죠? 근데 내가 이렇게 휙~ 해서 바지만 젖고 웃도리는 안젖고.. ..... ....어쩌고 저쩌
고....
그러고 씻으러 샤워부스로 들어가서 또 연수기에 달린 연수와 경수 써진걸보고 연수와 경수에 대해 한참 늘어 놓습니다.
오늘은 제가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 관계로 큰 소리 한번 안나고 지금까지는 순조롭게 진행이 됬으나..
또 어쩔땐 등짝한 대 맞았야 쓰겄구나~~.. 함서 달려가는 수양이 덜된 에미입니다...
다른데 나가선 그다지 말이 없는 편인데 집에 와선 본인이 뭔가에 몰두할때를 빼면 주로 무슨 얘기인가를 만들어서 해주곤 하는데.. 주로 외계인에 관한 것들,, 본인이 읽은 책에 관한 것들(짬뽕해서 ㅋ ).. 가끔은 가슴 뭉클한 말도 하고.. 또 어쩔땐 에미가슴에 비수를 꽂기도 하고..ㅋㅋ
1학년 담임샘이 60다된 여선생님이셨는데 박사나 판사라는 말을 유독 좋아하시는 분이셨답니다.
가령 독서록에 영어 책을 잔뜩 써가지고 가면 '영어박사 되겄네~'..ㅋㅋ..
언젠가 공개수업때 두더지 며느리감찾기로 수업을 하시는데 수업을 정리하며
'여러분은 어떤 신랑이나 신부랑 결혼할꺼예요' 하시는 질문에
반 아이 절반이 넘게 '부잣집 아가씨요', '부잣집 아들이요'... 발표를 해서 선생님이 난감해 하실때
큰아들램 '지혜로운 아가씨요' 라고 발표해 선생님 맘에 들었었는데
왠걸 시험성적이 그닥 맘에 들게끔(올백)이 나오지 않자...갸우뚱하시었었죠..
본인이 시험보기 싫을땐 마구마구 틀려주는 센스..
엊그제 아이일기장에 써주시길
'신후엄마, 신후가 일기를 너무 잘써서 감동했어요.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상으로 00를 주었어요.
신후는 특별한 박사가 되려나봐요'
이 글귀를 보고 어찌나 웃었는지... ㅎㅎㅎ...
독후화나 일기 편지등을 곧잘 쓰는 아들을 보고
박사좋아하시는 예순의 선생님께 특별한 박사가 되려나 보다는 말을 들으니
마음이 한결 따뜻해지더라구요.
많이 느리고 엉뚱하고.. 항상 뭔가를 잊고 다니는 울 아들램 1학년 첨들어갈때 엄청 걱정 많이 했는데..
신후는 선생님을 잘 만나야 한다는 말을 개인 수업하시는 선생님들마다 하시는 통에 첨엔 나이든 전형적인 선생님이 담임샘이 되어 너무나 걱정했지만 1년을 지낸 후 듣게 된 선생님의 말씀이 너무나 따뜻해 저야 말로 감동했답니다.
신학기고 또 처음 초등학교 보내시는 분들 많으실텐데..
저희 애 같은 아이도 학교가서 선생님께 칭찬도 받고 친한 친구도 생기고 다 적응 하더라구요.
요즘 올라오는 덤보엄마님 글처럼 엄마는 믿어주고 자신감을 심어주는게 최고구나... 싶은게..~~~
봄방학 잘 보내시고..
집듣반도 끝나고 수다에 목마른 한 아줌마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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