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 레벨에 관한 무수한 질문이 올라옵니다. 두 가지로 생각하셔야 합니다. 텍스트의 난이도와 독자의 독해능력. 즉 책이 얼마나 어렵게 쓰여졌는냐의 구분과, 한 사람이 책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어느 수준인가의 문제는 다릅니다.
어떤 책을 읽으면 그 사람의 독서능력이 텍스트 난이도와 같을 거라는 상식 때문에 이를 같다고 보는 겁니다. 사람들이 '우리 아이는 3.5 대의 책을 읽네' 하는 것과, '우리 아이의 리딩레벨이 4.3이네' 하는 것은 동일하지 않습니다. 전자는 텍스트의 난이도이고, 후자는 시험 등을 쳐서 판별이 난 것입니다.
이러한 수치는 미국의 한 교육회사 Renaissance Learning에서 만든 reading program AR(Acclerated Reading)이 유행하면서 생긴 겁니다. 그러나 읽기 프로그램과 텍스트 난이도 분석 방법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일전에 소개했던 Lexile Score도 그 중 하나입니다.
(참고: http://www.suksuk.co.kr/momboard/read.php?table=BGX_001&number=38&page=1)
또 텍스트 구분의 원조격인 Fountas and Pinnell 분류법도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텍스트 난이도에 따라 책을 A에서 Z로 구분해 놓았지요. 그리고 학년별 권장 레벨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AR에 대해 살펴봅시다. AR은 미국의 수준별 수업 방식에서 비롯됩니다. 학생의 능력별로 읽기(영어)수업이 진행되므로 소그룹 지도를 해야하는(이를 guided reading이라고 합니다) 교사를 위하여 교육회사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입니다. 출판되어 있는 동화, 챕터북, 아동소설 십만 여 권을 수준별로 분류하여 각 권에 대하여 reading comprehension 문제를 개발해 놓았습니다.
이는 책을 읽은 학생이 얼마나 잘 아나 따져보고 평가하기 위함보다는 쉬운 문제를 5개 정도 내어 읽었음을 확인할 뿐입니다. 물론 책이 어려울 수록 문제 수도 많아지고 문제 수준도 높아집니다. 이 때 같은 단계의 책을 여러 권 읽으면 다음 단계의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독서를 부추기는 효과가 더 중요합니다.
그러면 처음에 어느 단계를 읽을 지 어떻게 아느냐? Star Reading이라는 컴퓨터 진단테스트가 있습니다. 출판된 책의 한 문단을 떼어놓고 빈칸을 쳐서 한 어휘를 골라넣게 되어있습니다. 문맥을 이해하고 어휘를 알아야 답을 쓰기 때문에 reading 실력을 점쳐볼 수 있습니다. 다음은 예시 화면입니다.

한 10분 걸려 시험을 치고 나면 3.4 혹은 2.2 등이 수치가 나옵니다. 이것이 현재 독자의 리딩능력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유의할 점은 이런 시험에 익숙한지의 여부, 또 동화 등의 실제적인 텍스트(교과서나 문법 책 스타일이 아닌 작품에 등장하는 자연스러운 영어)를 많이 접했는지 여부에 따라 성적이 결정됩니다.
그러면 도대체 소수점으로 표시하는 숫자는 무슨 뜻일까요? grade equivalent라고 해서 앞 숫자는 학년 뒤 수자는 달 수를 나타냅니다. 즉 3학년에 올라 4달이 경과한 사람의 평균 영어읽기 능력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책에 써있는 수치는 그 정도 된 독자가 읽기에 적당한 책이라는 뜻이지요. 어디까지나 미국학년을 말하는 것이고 미국에서 몇 달 경과했냐입니다.

그러면 왜 텍스트 난이도와 독자의 읽기 능력은 다르다고 했는가 알아봅시다. AR을 만든 회사의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AR Book Finder 가 있습니다. http://www.arbookfind.com

위 검색창에 책 제목을 쳐보면 이렇게 나옵니다.


이 두 책의 난이도는 각각 BL(book level)이 6.7과 5.7로 해리포터가 더 어렵다고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AR points라는 수치가 있어서 각각 14.0과 6.0입니다. 이는 책의 길이나 어휘 수준을 반영합니다. 해리포터가 더 길어 인내를 요하기 때문에 읽기가 어렵다고 보아 점수를 더 주는 겁니다. 그러니까 교사는 이 두 수치를 참고하여 학생에게 책을 추천해야겠지요.
따라서 내 아이가 해리포터를 읽는다고 해서 읽기 능력이 6.7은 아닙니다. 그 한 권을 읽어서 읽기 능력을 지표로 삼을 수는 없습니다. 말씀 드렸듯 그것은 텍스트 난이도 이고 사람의 읽기 능력은 일반적, 평균적인 것을 말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수수께끼 같은 점은 위 두 책은 레사일스코어로는 둘다 940L로 난이도 차이를 두지 않습니다. 더 재미있는 것은 말씀 드린 Fountas & Pinnell 분류법으로는 해리포터가 V레벨이고 나니야가 W로 오히려 나니야가 더 어렵다고 봅니다. 물론 한 레벨 차이는 변별력이 크지 않지만요. 그러니까 연구소가 추구하는 교육방향, 취한 연구 방식에 따라 난이도란 차이가 있습니다.
드리고 싶은 말씀은 레벨을 가지고 아이의 능력을 재는 잣대로 쓰지 마시라는 겁니다. 어차피 분류법이 미국 중심이다 보니 우리 아들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또 그들이 쉽다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처럼 외국어로 영어를 접하는 사람에게는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러한 난이도 척도를 이해하고 이를 활용, '다음 번에 3점대에 진입하자,' '4점대 책을 흥미롭게 푹 빠져서 읽으면 영어능력이 향상되는 거다.' 목표를 제시하는 교육적인 도구로 사용하시면 됩니다. 물론 다 그렇게 하고 계시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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