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활동은 과연 필요한가? 하는 부분에 대부분의 어머님들은 독후활동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실 것입니다. 학교와 학원에서 제공하는 국어와 영어 관련 공부는 독후활동입니다. 읽는 것은 숙제로 집에서 하게 하고 수업시간에는 독후활동을 하는 것이지요. 학교시험 포함해서 말씀입니다. 그 뿐 아닙니다. 학교와 학원에서 하는 짧은 지문을 읽고 문제를 풀거나 단어의 의미를 찾는 일 혹은 정해진 책 한권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일 그리고 각종 문제들 중에서 잘못된 표현을 찾는 일, 문법을 체크하는 일, 중심내용을 찾는 일 등은 모든 것이 큰 범주내에서의 독후활동입니다. 읽기,쓰기, 듣기, 말하기를 알게 하기 위한 잔기술들입니다. 그렇게 독후활동을 한다고 읽기,쓰기, 듣기, 말하기 능력이 좋아질까요? 특히 논술은 자주 써 보아야 레벨이 올라가지 않습니다. 많이 읽어야지요.
엄마표에서도 독후활동을 중심으로 아이를 지도편달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마인드맵을 그려 보고 전체 plot 을 종이에 적어 보기도 하고 등장인물을 분석해 보기도 합니다. 시대적 배경, 문화, 역사에 대한 배경지식도 빼 놓지 않고 학습적으로 지도해 봅니다. 문법적으로 맞는지 따져보기도 하고 단어를 바꾸어 가면서 문장을 바꾸어 보기도 하고 문장패턴을 copy 하면서 이른바 각종 쓰기, 스펠링, 문법, 스피킹까지 drill 을 하기도 합니다. 정독신 강림하시면 뚜껑 열리면서 아이에게 열변을 토해 보기도 하고 매를 들어 보기도 합니다. 국어및 논술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문단 나누어서 요약하고 숨은 뜻 알아보기, 상징하는 것 알아보기 등을 학습합니다. 시험때에는 교과서를 더이상 분석할 수 없을 정도로 분석을 해 보고 문제집을 풀어봅니다. 아슬 아슬하게 점수를 받아 오지만 정작 읽기및 논술 능력이 향상되었다고 자신하는 부모님 없을 것입니다. 부족하니 논술학원 가보자 라는 결정을 하게 됩니다. 그 놈의 틀린 한 문제 다음에는 제거하기 위해서 학원을 순회하기도 합니다. 정작 중요한 읽기를 무시하고 엉뚱한 독후활동및 교재 파헤치기에 치우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그래도 엄마표는 책이라도 펼쳐서 읽어 보기라도 하지 학원에서는 책읽기는 하지 않고 짧은 책자들및 출처 불확실한 자체 제작 교재들로 언어의 복잡함을 단순화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거의 사라졌지만 예전 서구의 군인들이 외국어를 배울 때 쓰던 완전 구시대 유물방식의 외국어 학습방법 (audio lingual method, 오류는 지속적으로 수정하면서 완벽하게 될때까지 반복학습, 강제학습 )의 흔적도 상당부분 학원과 엄마표에 다시 등장하기도 합니다. 오디오를 들어 보고 큰 소리로 따라 읽기도 할 것이고 문법적으로 완벽하게 회화를 하라고 하기도 합니다. 통문장 암기에도 도전을 하게 됩니다. 학원에서는 한단계 더 나아가 체계적이라는 명분 아래 단계별 책읽기와 그 책들에 나오는 단어,문법,스펠링 등을 진도와 레벨에 맞게 온라인 숙제및 단어 퀴즈로 매일 가정에 스트레스를 배가시켜 주고 있습니다. 새끼과외의 필요성이 대두되기도 합니다. 정작 수업시간에 책은 읽지 않지요. 책은 숙제로 읽어오게 하지요. 집에서는 각종 경시대회준비, 레벨테스트 준비 등으로 인하여 책을 읽을 시간이 없습니다. 여러가지 학원활동으로 인하여 학원에서 주는 짧은 지문조차 읽을 시간이 없습니다. 내일 당장 단어시험 잘 보아서 어머님에게 잔소리 듣기 싫어할 뿐입니다. 그리고 나서 '책읽기가 잘 되지 않는다' 라고 호소를 하십니다. assigned reading 은 책읽기에 도움이 되기는 하겠으나 촉박한 시간에 학원숙제로 하는 리딩은 리딩레벨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단어암기해야 하는 부담, 저널을 써야 하는 부담에 책읽기가 싫어지기 시작할 것이기에 저는 학원이 책읽기에는 상당히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대부분들 쓰기가 부족하다고 호소하십니다. 스피킹도 부족하다고 호소하십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유는 딱 하나 바로 쓸데없는 선무당짓 하는 것이 커다란 걸림돌입니다. 책을 읽는 교육을 해야 하는데 책을 읽지는 않고 읽을 시간도 주지 않고 분석만 하고 독후활동만 하는 것이지요. 또한 스피킹에 가장 중요한 책읽기는 하지 않고 스피킹 연습한다고 회화교재를 펼쳐놓고 앵무새가 되는 연습도 합니다. 스피킹을 잘하려면 역시 책을 많이 읽어야 하는데 이것은 하지 않고 엉뚱한 발음연습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학원에서는 역시 이 부분에서도 한 단계 더 나아가 토론과 웅변( debate and rhetoric )을 이야기하면서 부모님들을 사로잡습니다.
요즘 제가 읽은 책자 ( The Power of Reading by Stephen D. Krashen ) 에서는 학교 수업에서 고전적인 방식의 독후활동 ( 독해, 문법, 쓰기 등 )을 진행하는 것과 그렇게 하지 않고 그냥 읽고 싶은 것을 읽게 하는 것( Free Voluntary Reading; 스스로 아무것이나 읽고 싶은 것을 골라서 많이 읽기 ) 을 비교 했을 때 무엇이 더 좋다라고 이야기 할 수 없다고 이야기 합니다. 도리어 그냥 책만 읽은 아이들이 고전적인 수업을 받는 아이들보다 뛰어나다고 합니다. 코스북에서 진행하는 스펠링, 문법 그리고 책을 읽고 난 후에 하는 요약정리 등이 별로 의미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책을 많이 제공하고 책에 대한 접근성을 극대화시켜 주어야 하며 Sustained Silent Reading 과 Extensive Reading 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짐트렐리스의 Read Aloud ( 책 읽어 주기 ) 같은 것이 긍정적이라는 것이지요. 칭찬과 격려는 하되 보상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합니다. 만화책 ( 영어 ) 도 훌륭하다고 합니다. 테레비는 2시간 이하로 볼때에는 책읽기에 방해가 된다는 논문이 없다고 합니다.재미있는 내용 중에 하나는 책제목과 작가의 이름을 많이 아는 부모의 자식들이 책을 잘 읽고 학업성적도 뛰어나다고 합니다. 초5 이하에 시사내용을 다루고 너무 어려운 신문 같은 것 ( 레벨에 맞지 않는 것 ) 을 들이밀어서 실패하는 경우도 어떤 논문에 있다고 합니다. ( 나중에 이 분의 책은 다시 정리하겠습니다. 너무 재미있어서요. 제가 하루만에 주루룩 읽었답니다. 제가 읽은 책자중에서 짐트렐리스의 Read Aloud 이후에 가장 한국 엄마표에 근접하는 책자라고 하겠습니다. ) 저는 아이 교육에 있어서 자연스럽게 코스북을 제외시켰습니다. 영어학원도 제외시켜 버렸습니다. 책을 온건하게 즐겁게 많이 읽기 위해서 택한 방법이었습니다. 코스북과 학원으로 하는 영어는 서너달짜리 단기 성적위주의 학습이라고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책읽기의 핵심은 단락을 읽어 나아가면서 글의 요지를 머리속에 생각하는 것이고 미리 책 제목과 챕터 제목을 보고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 것이다 라고 상상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등장인물과 배경이 나오면 아이가 스스로 어떤 캐릭터일 것이고 어떤 상황이다 라고 생각하면서 읽어야 합니다. 그 생각 위에 다음 페이지들을 읽으면서 다음 챕터들을 읽으면서 또 다른 생각을 올려 나아가는 것이 책읽기 입니다. 자신이 처음 세운 가설이 옳거나 무너질때 그것을 극복하면서 책을 읽게 되는 것이지요. 엄마의 잔소리, 학교,학원의 숙제와 시험 다 잊어 버리고 몰입해 들어가게 됩니다. 그렇게 한 권 다 읽으면 요약 정리 정돈이 책을 읽는 도중에 스스로 되는 것이지요. 마지막 챕터를 읽을 때 부들 부들 떨리는 심정을 가지게 됩니다. 재미가 있거나 이해가 부족한 부분들을 다시 찾아서 도전하게 됩니다. 이러한 것은 학원이나 엄마표로 불가능합니다. 본인이 책을 읽으면서 알아가는것이지요. 잔기술 넣어서 몇 차례 설명해 보았자 부작용만 있을 뿐입니다. 우리말 책을 많이 읽으면 영어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바로 책읽기의 묘미가 비슷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독후활동은 책읽기에서 전혀 필요하지 않고 학습적으로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책을 다 읽을 때까지 읽는 도중에 하는 머리 속 정리 정돈이 가장 중요한데 정작 이 부분에 대한 연습이 충분하기도 전에 책 조금 읽은 다음에 단어 학습, 문법, 쓰기, 연따, 정따 등에 대한 학습을 하고 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선급한 판단에 코스북으로 단어 암기에 열을 올리게 됩니다. 부족한 리딩을 극복하기 위해서 단어집을 외워서 해결하려는 것입니다만 절대 리딩레벨 올라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책읽기 라는 것이 처음에는 10분도 어렵습니다만 자주 읽다가 보면 어느 사이 1시간 이상을 조용히 앉아서 읽을 수 있는 ( SSR, Sustained Silent Reading ) 단어 능력이 확보가 될 것입니다. 좀 더 자주 책읽기를 하다보면 단어 몇만개 아는 것은 물론이고 인간이 해석 불가능한 '언어의 복잡성'도 점차 이해를 하기 시작하게 됩니다. 그렇게 책을 읽어서 언어를 습득하게 되는 것입니다. 문제는 처음에 하루 10분 정도 책 읽는 시간을 주셔야 하는데 매일 해야 하고 그 10분을 마련하기 위해서 30분 이상을 소비하셔야 합니다. 이 짧은 시간을 참지 못해서 아이들이 책을 읽지 못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수준에 맞는 책을 읽어야 하는데 너무 수준 높은 책을 들이미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의 레벨업은 분명한 방법이 있습니다. 책을 많이 읽는 것입니다. 잔기술을 모두 버리십시오. 아직 초등생입니다. 시험때 교과서 대충 보고 갔는데 성적 잘나오는 아이들, 글쓰기가 뛰어난 아이들, 영어학원도 다니지 않는데 영어잘하는 아이들 모두 책읽기에 능숙한 것입니다. 아이가 책을 읽을 때 가족들이 모델이 되어서 책읽는 모습을 보여 주셔야 합니다. 아이 옆에서 잡지책,신문이라도 들고 푹빠져서 읽고 있으셔야 아이도 책을 읽게 됩니다. 거짓으로 책을 읽는다면 아이도 그것을 배우게 됩니다. 다가오는 여름방학에 아이들과 함께 독서삼매경에 빠져보십시오. 그러면 레벨은 반드시 올라가게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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