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미국인 친구 Carolyne이 드디어 조카 입양문제가 해결됐노라고 좋아하더군요. 동생 Bob이 입양을 하려는데 드디어 일이 잘 되었답니다. 그 동생은 엉뚱합니다. 전직 경찰인데 아주 유머러스하고 인심도 좋아요. 결혼을 두 번 한 적 있는데 지금은 혼자입니다. 입양이 까다로울텐데 현재 직업도 확실치 않고 싱글인 남자에게 입양이 허락된 게 궁금했지만 묻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계속 머리 속에 궁금증은 있었습니다. 밥에게 아이가 있다는 소리를 들었거든요. 이혼한 두 번째 와이프 소생인데 데리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 애를 누나 캐롤린(내 친구)에게 일주일 맡긴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친구가 애한테 몇 시간씩 책을 읽어준다고, 귀여워 죽는다고 호들갑을 떨었던 기억도 납니다. 사진을 보았는데 그 아이가 white인 캐롤린네와 다른 인종이더군요. 그럼 애를 제 엄마한테 돌려보내고 동생이 적적해서 누굴 입양했나? 알고보니 전처가 African American이었고 그녀의 아이를 입양한 겁니다.
정리해봅시다. 내 친구 캐롤린의 동생 밥이 피부색이 다른 아내와 그 아내가 데리고 온 자식과 살았는데, 아내가 떠나고 아이를 키우다가 입양을 한 겁니다. 전처의 아이를 자기 호적(?)에 넣다는 말입니다. 흔한 경우는 아니지요. 아무리 서양인들이 혈연에 대한 집착이 강하지 않다고는 해도요. 그렇게 얻은 조카를 제 친구가 이뻐 죽는다고 난리입니다.
다른 얘기입니다만, 제 친정부모님들이 요즘 산소자리를 사놓겠다고 분주하십니다. 전에는 단호하게 화장을 하라시더니 요즘 들어 자식들에게 복을 줄 명당을 찾으시겠답니다. 살아서도 자식들에게 베푸시고 죽어서도 복을 주시려나봅니다. 비단 내 부모 뿐이겠습니까? 이 땅의 많은 부모들이 그러하시죠. <내 자식은 나의 목숨, 너를 위해 뭐든지 해> 정신 때문에 덕보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자칫 <내 자식만 사랑해, 니 자식은 니가 해>가 됩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아무리 교양 있는 척, 도덕적인 척 해도 제 자식이 우선입니다. 저도 입양은 자신 없습니다. 하물며 다른 인종인 전 배우자의 아이라..... 캐롤린이 즐거워하던 모습을 생각하니 공연히 뒤꼭지도 가렵고 슬쩍 부끄럽기도 하네요. 저도 죽은 후에라도 자식에게 복 주고픈 사람이거든요. 혹시 제가 살아 생전 남에게도 복 줄 사람으로 바뀔 수 있을까요? 노력해볼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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