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간만에 남편이 일찍 퇴근을 해서 다같이 자전거를 타고 돌아와 아들은 집듣하고 리딩하고 일찌감치 꿈나라로 떠났네요.. 남편은 일한다고 서재에 있고 전 제 작업실에 앉아서 라디오를 켰는데 갑자기 멍~해지면서 뭘 해야 좋을지 모르겠더군요. 주섬주섬 노트북 찾아서 쑥에 들어왔습니다. 문득, 아이 영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제 생활의 많은 부분이 아이의 영어로 채워져 있다는 걸 깨달았네요..내 인생의 한 부분이 없어져 버린 듯한 느낌이 들구요.. 남편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니, 정말 그렇다고, 너무 아이에게 많은 시간을 주고 있으니 자기 시간을 좀 가지라고 하네요.. 제 일에 반나절.. 그 외는 모두 아이에게..... 그래도 그나마 제 일이 있다는 게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진행기 쓴다고 하구선 쓸데없이 앞말이 기네요..
우리아들은 초등학교 1학년입니다.
한국말 하기 시작한 게 4살 반.. 유치원 다니면서부터였어요.
한국말이 더디니 영어는 꿈도 꾸지 못했고요..
그래도 어릴 때부터 책은 꾸준히 읽어주었어요. 아이가 책을 곧잘 들고 오기도 했고..
집에서 TV나 컴퓨터를 거의 보지 못해서 그랬을 수도 있고요.
영어책 한글책 섞여 있었는데 아이가 들고 오면 가리지 않고 읽어주었어요.
명작은 아니지만 디즈니에서 나온 <헤라클레스>라는 영어책은 하도 많이 읽어줘서 제가 한권을 줄줄 외울 정도였구요.. 밤에 자려고 누워서 40번까지 외어 주었던 기억이 나네요..
전 책정보 같은 건 전혀 몰라서, 조카가 보던 책 물려받은 게 대부분이었어요..
그리고 아는 동생이 아울베이비스, 파파 플리스 겟더문포미, 같은 좋은 책들을 선물로 갖다 줬구요..아이가 좋은 책은 여러번 읽어달라고 하고 흥미로와하더군요..
그렇게 책 읽어주기만 하다가 하도 주위에서 영어 안시키냐고 성화를 대서..
7세 가을부터 '자, 이제부터 우리 매일 영어 하는거야'하고 선포?를 하고 시작했어요..
한글책도 꽤 읽고 한국말도 잘하니까 이제 해도 되겠단 생각도 들고..해서..
맨날 읽던 책을 뭐 새삼스레 선포를 하나.. 하는 표정이었던 우리아들이었지만 본인도 사명감을 느꼈는지 열심히 듣고 보더군요..
본격적,이라고 하는 건 영어로 된 TV프로그램이나 만화 등을 보기 시작했다는 건데요..
처음엔 교육방송에서 하던 세서미.. 와 슈퍼와이를 한편씩 보다가..
중고비디오를 뒤져 블루스클루스, 파워퍼프걸, 매기앤 퍼로셔스 비스트, 그리고 디즈니 애니 몇편..
또 스폰지밥.. 등을 보여주었어요..
좋아하는 바이오니클은 큰맘 먹고 DVD로 세트로 사주었구요..
우리 아들 특징이.. 절대 반복을 하지 않는다는 건데요..
그래도 기중 좋아하는 건 몇번 보긴 하더군요.. 그래도 무튼 돈은 무지하게 들어간 기억이 납니다..
동영상 보는 건 원칙적으로 무자막이구요.. 한번도 거기에 대해 불평한 적이 없어요.
지금까지 그렇게 무자막으로 보고 있고 본인 말로는 대사가 아주 선명하게 들린다네요..
얼마 전에 갈락틱 풋볼 시리즈를 보고 있었는데 그건 잘 못알아 듣겠다고.. 다른 걸로 바꾸자고 한 것 외에는
본인이 잘 찾아서 봅니다...
주중엔 매일 TV시리즈 같은 짧은 것들을 보고 있고요..
(킴 파서블, 아드 패어런츠, 지미 뉴트론, 리틀 아인슈타인, 아서 등.. )
주말엔 시간을 좀 길게 잡아서 디즈니 애니나 영화 등을 보고 있어요..
내용확인은 잘 안하는 편인데 가끔 물어보면 엉뚱한 대답은 안하네요.. 그 정도에서 전 만족하는 편입니다.
처음 본격적으로 하자,고 했을 때 처음 거금 들여 들인 책이 ORT였어요.
한줄짜리 레벨1+ 부턴가.. 제가 짚으면서 읽어주고 우리아들은 그림감상하고...
그렇게 2주인가? 하는데 어느날 아이가 외어보겠다고 하면서 책을 줄줄 외우더라구요..
그리고 며칠 후엔 자기가 읽어보겠다고 하더니 책을 읽더군요..
아주 짧아서 그런가보다.. 외어서 읽는 거겠지 했는데.. 처음 보는 책을 읽어보겠다고 자꾸 욕심을 내요.
그래서 아이작의 파닉스 동화라는 걸 사서 매일 아침 먹을 때마다 10분씩 틀어줬어요.
밥 먹을 노래 한번 감상하고 단어 나오기 시작할 때 책 펼쳐서 옆에서 보여줬어요..
(아이고 밥 먹다가 무슨 짓인지.. 남편이 같이 밥을 잘 안먹어서 한 일이지.. 같이 먹었으면 난리 났을 겁니다..)
노래 반복될 때는 글자 젓가락으로 짚어가면서 같이 따라 부르구요.. 노래가 단순해서
한번 들으면 금방 익힐 수 있더군요..
이 책에서는 기본적인 파닉스만 나와서 확장까지는 기대할 수 없지만.. 기초로 사용하기에는 나름 괜찮았던 것 같애요. 아이가 따라 부르면서 흥얼흥얼~할 수 있고 기본 단어를 짚어주는 효과도 있었구요..
뭣보다 일단 재미가 있으니까.......
그렇게 파닉스를 대강 익히고 나니까 책 읽기가 많이 늘더군요..
처음 ORT한두줄짜리 읽을 때는.. 아이고 언제 3단계 4단계까지 가나..했는데
겨울 되니까 리드앳홈 읽으면서 리더스1단계 20권 정도 읽고, 2월 넘어가면서 리드앳홈 4,5,6단계를 쭉 읽어내더군요.. 씨디도 들어주고요(씨디를 통 안들으려고 해서 이때까지도 집듣이 잘 안됐어요)
ORT 언제 읽나 했는데 이젠 너무 쉬워서 포장도 못뜯은 게 책장에 꽂혀 있습니다.. 조만간 활용하게 되겠지만....
어릴 때도 그랬지만.. 이렇게 진행하면서 매일 빼놓지 않은 것이
제가 영어책을 읽어주는 것, 이었습니다..
읽어주는 건 글이 많고 적고 가리지 않고 아이가 원하는 건 뭐든지, 였는데요..
매쓰 스타트, 렛츠 리드앤 파인드 아웃, 큐리어스 조지 같은 시리즈물...
그리고 뒤늦게 많은 그림동화책들.. (그래도 더 늦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리고 봄이 되어 아들이 학교를 갔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엄마가 책 읽어줄 시간이 쭉 감소했다는 것이더군요..
스스로 하기를 원하기도 했고.. 스스로 하는 일이 늘어나니 더이상 붙들기도 미안했구요..
먼저 집듣..
학교 들어가면서 시작한 집듣이 아서 스타터..로 스타트해서
네이트 더 그레이트(이건 좀 하다 말았네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그리스로마 신화 500, 750(이건 쑥쑥에서),
언아이캔리드 시리즈 중 2,3단계..
헬로 리더 중 2,3단계..
어스본 영 리딩 중 퍼스트, 1,2 단계.. 중 몇권씩..
대부분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낱권으로 구매해서 진행했어요..
요즘은 매직리더를 보고 있는데 그저 할인을 많이 한다는 이유로 제가 덜컥 구매했다가
아들이 쳐다도 안봐서 대략 난감했는데 근간에 들어 갑자기 '어 이건 뭐야?'하고 듣기 시작하더군요..
나름 재미가 있다고 간혹 반복도 하고.. 그러는 중입니다.
다음은 리딩...
3월부터 언아이캔, 헬로리더, 스텝 인투 같은 것들을 읽기 시작했는데
4월부터 재미를 좀 붙여줄까 하고 마이티 로봇을 세트로 사주었습니다..
예상대로 대박이더군요.. 그 책만 하루종일 생각하고 사는 것 같았어요..
5월이 되자.. 모처에서 우연히 매직트리하우스 영문판을 보고는 사달라고 하더군요.
7세때 한글판으로 읽었는데 11권까지 읽고서는 접었었어요.. 영어로 나중에 읽고 싶다고..
그 나중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은 저도 몰랐네요..
5월 7일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술술 잘 읽더라구요..
그리고 지금까지 계속.. 하루에 한두챕터, 많이는 세 챕터 정도까지 꾸준히 읽고 있습니다.
저녁 먹고 설거지 하면서 옆에서 집듣 하도록 시키고..
집듣이 끝나면 리딩을 봐주고..
리딩이 끝나면 일기나 독후기록 같은 과제물을 잠시 한 뒤
놀이터에 나가서 한판 놀고
돌아와서 씻고 잘 때.. 매직트리하우스를 들으며 잡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동영상을 틀어서 보면서 하루를 시작하구요...
요즘은 자꾸 늦잠이 늘어서 시간 날 때 몰아 보는 일도 생기네요..
운동 한가지 말고는 학원 다니는 것이 없어서 여유는 많은 편이예요..
얼마 전에 getting to know..시리즈를 샀는데.. 자신이 읽을 수 있는 영어로 미술과 음악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니, 하고 놀라와 하더군요...
영어로 뭔가를 읽으며 스스로 즐거워하고 놀라와 하는 모습을 보면 ..^^
그래도 항상 아이보다 내가 앞서 가지는 말아야지 하고 초심을 생각합니다..
그저 영어를 즐기는 아이가 되기를 바랬던 처음의 그 마음을요..
에고.. 너무 길었네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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