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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엄마의 슬픔

  • 덤보엄마
  • |
  • 2009-06-14
8

오늘 저의 오랜 친구와 그 친구 고 2인 딸과 만났었습니다. 그 친구는 다른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좋은

성격이며 부부 사이도 좋으며 또 딸도 초등학교때 공부를 잘 한다는 소리도 들어서 부모 자식 사이에

아무 문제가 없는 줄 알았습니다.

 

즐겁게 대화하다가 다음 주 전국 모의고사로 화제가 바뀌자 제 앞에서 두 모녀가 얼굴을 붉히며 싸우기 시작했습니다.시험에 대비해 공부좀 더 열심히 하라고 엄마가 말하니 제 친구 딸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공부 얘기 좀 그만해 지겨워 죽겠어 "하더라구요. 이에 지지않고 친구는 "너 그렇게 해서 대학갈 줄 알어? 지난 일년간 공부도 안하고 허송 세월 보내더니 이제 어떻게 할려고 하니, 학원은 왜 안 가고 독서실은 왜 안 가니 "등등

비난을 늘어 놓으니 딸은 " 왜 참견이야 내가 알아서 할거야 " 하며 울고 난리였어요.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저는 속수 무책이었고 가슴만 미어졌습니다. 저는 이 편도 저 편도 못 들고 둘을 떼어 놓고 따로 얘기를 했습니다.딸 말은 ' 엄마가 모든 것을 감시하고 독서실을 가면 독서실에 전화해서 확인하고 잠시라도 자리를 비우면 난리가 나고 반 모임이라도 갔다 오면 공부 잘하는 애들 얘기를 늘어놓아 자존심 상하게 하고 공부를 해도 집중하고 했니? 하고 의심하니 중학교 때까지는 그냥 당했는데 이제는 안 당해요. 가출을 하고 싶은데 돈이 없어 못해요 . 엄마좀 정신병원에 데리고 가 보세요.' 하고 울먹이며 하소연을 하였습니다. 저는  " 얘 참아라 엄마는 너를 위해서 그러는 것이며 엄마 나이에 갱년기 우울증이 온다.나도 그렇다" 하며 달래며 위로를 하고 나서 제 친구와 얘기를 했습니다.

저는" 너 왜 이렇게 됐니 ? 저 착하고 공부때문에 힘든 아이에게 위로는 못해 줄 망정 공부할 맘이 싹 달아나게 하니? " 하며 질책을 하니 딸이 공부를 안 하니까 ,못하니까 그런다. 하더라구요.

 저는 " 네가 지나치게 참견하니까 공부하기 싫다던데? " 하니  "공부 잘하면 내가 왜 그러니 ? 이젠 못 믿어" 하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 안했습니다.

저는 " 닭이 먼저 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모르겠지만 닭이 먼저인것 같다 . 나는 네 딸편이다 .자기가 알아서

하게 가만히 두어라" 했습니다.

 

오랜 만에 만난 친구와 얼굴을 붉히고 나니 저는 제 친구 모녀가 너무나 불쌍해서 잠이 오지 않습니다. 

 " 너네 애들은 공부 잘 하니까 너는 몰라 " 라는 친구의 말이 귀에서 떠나지를 않습니다.

불 난 집에 부채질한 것같아서 마치 제가 죄인인 것같습니다.이 일을 어쩌면 좋을까요? 무슨 위로의 말을

 해주어야 할까요 ?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얼른 입시가 끝나기만 바랄 뿐입니다.

 엄마라는 존재가 이렇게 괴롭고 힘드니 제 딸보고 결혼해서 애 낳면 안 된다는 말을 해 줘야하나? 갈등이 생깁니다. 모든 고등학생, 입시생 엄마들 뿐만 아니라 모든 이 세상 엄마들이  힘들어도 꾹 참고 아이들을 믿고 사랑하며, 격려의 박수를 보내 줄 수있기를 기도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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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일의 태양
  • |
  • 2009-06-19 18:22
답댓글

순도 100% 공감하는 고사미엄마입니다.

 

뻔히 겜방에 가있는 줄 아는데도 전화하면 뻔뻔한 목소리로 공부중인데 왜 전화하냐고...

그렇게 판타지 소설 보지 않겠다고 약속하고도 서랍 뒤져보면 판타지 소설책이 가득할 때

정말 가슴이 무너지고 손이 떨리지요.

아이를 믿어줘야지 아무리 맘을 먹어도 사사건건 의심하게 되는 악순환들.....

 

그래도 아이를 믿어주려고 노력하고

설사 아이가 딴 짓을 한들 매순간 감시할 수도 없으니 믿어주는 수밖에 없다고 아이 아빠도 설득하고...

그러다보니 조금씩 마음을 잡더라구요.지금 생각해보면 고1 여름방학후부터인 것 같네요.

물론 그렇다고 지금 성적이 상위권인건 아닙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어째서 내 아이는 상위5%에 들어야한다고 생각하는지...

 

어느 작가의 글중에 이런 내용이 있더군요.

일요일 오후면 엄마는 일찍 저녁을 차리고 설거지를 마친후 이불을 깔고 텔레비전을 틀어 [명화극장]을 보았다.엄마는 특히 재난영화와 추리물을 좋아했는데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물을 영화한 것은 물론 [포세이돈 어드벤처],[타워링]등 재난영화는 몇번이고 반복해 보았다.가물가물 졸음이 오는 가운데에도 엄마와 함께 영화보는 시간이 좋았다.하도 많이 보아서 무서운 장면이 언제쯤 나오는지 알았기에 그 장면이 나올 때쯤이면 얼른 엄마등에 얼굴을 묻었다.그 때의 그 뭉클하고 따스한 체온을 기억하며 나는 결국 문학을 동생은 영화를 전공하게 되었다....

 

아이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큰다고 합니다.

아이가 이 다음에 나를 어떤 엄마로 기억할 지 그걸 걱정해야 하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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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둥이엄마
  • |
  • 2009-06-20 09:11
저희 친정 아버지,,,유난히 예술적인 재능이 많으신 분입니다
노래면 노래, 그림이면 그림,악기면 악기,,,
저희 4남매가 이런 재능을 하나씩 물려 받았는대요
어릴 때 유난히 영화를 좋아하시는 아버지랑 명화극장 토요명화는 거의 안 빼고 다 보고 자란 거 같아요
그 덕에 제가 영화광입니다
지금도 옛날 영화 보면 제목은 가물 가물거리는데 본 기억이 나요
어릴 때의 경험이 그만큼 중요한 거 같고 부모 모습이 자연스레 자식에게 투영되는 것 같은데
맨날 책만 읽고 사는 아빠 보고 자라는 우리 아이들도 독서광으로 자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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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다가
  • |
  • 2009-06-20 09:12
저 글 쓴 작가가 누구였죠? 저도 저 글 읽으면서 참으로 편안하고, 행복한 느낌 들었어요.
저렇게 사소한 일상의 기억이 모여 '엄마'가 되는건데....
언제부턴가 아이랑 같이 편안하게 그냥 TV보며 같이 수다떨고, 키득거리는 시간이 줄었어요.
늘 뭔가를 해야하는 강박이 생긴거 같아요.
이러다보면 아이는 엄마랑 하는 건 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란 느낌이 들까 겁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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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이맘
  • |
  • 2009-06-15 20:43
답댓글

때론,아니 요즘은 자주 침묵이 금일 때가 많음을 느낍니다 제딴엔 피가되고 살이될 말을 하고 있다 생각하지만

아이는 예민하게 반응하고....초4밖에 안된 아들이 그러할진데 고등학생쯤 되면 어찌할지...걱정이 앞서네요

아이가 아주 잘못된 길로 접어든것만 아니라면 참고 또 참아보려합니다 자식과의 싸움에서 부모는 백전백패

일수 밖에 없을거라 생각하니까요 부모로서 의견을 말할순 있지만 받아들이고 말고는 온전히 아이 몫이라는 생각으로 참을인자 새기는 하루하루를 보내는 요즘입니다 ㅠㅠ 항상 많은 도움 주시는 덤보엄마님 저도 함께 기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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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마레
  • |
  • 2009-06-15 08:52
답댓글

일요일에 들은 목사님 설교가 생각나는군요..모든걸 선과악..공부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으로 나누면 불행의 시작일 것 같아요..흑과 백으로 나누지 말고 통합적으로 생각하고...최종적으로는 해피앤딩으로 끝날 것을 믿고 기다릴 수 있는 부모 그리고 제 자신이 되도록 기도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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