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상 다른 분들의 글을 읽기만 하다가 처음으로 글을 씁니다.
쑥쑥에 들어와서 자녀 교육에 참으로 열정적인 어머님들이 많다는 걸 알고 감동도 많이 받고, 유용한 정보도 덤으로 얻고, 때로는 제 자신도 돌이켜보면서 생활하게 됩니다. 먼저 감사부터 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게시판에 올라온 일부 어머님들의 글 가운데는 읽으면서 노파심이랄까... 염려가 되는 글들이 있어 오늘 글을 올립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개인적으로 저는 '직접 가르치는 엄마표' 는 일부 어머님들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모든 어머님들께 선생님으로서 자질이 있다고 보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선생님으로서의 자질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인내심, 끈기
; 수백 번도 더 가르친 내용을 마치 처음 가르치듯 한결같이 상냥하게 가르칠 수 있어야 합니다.
2. 학습자 수준에 맞춰 가르칠 수 있는 능력
; 얼마나 많은 지식을 갖고 있냐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배우는 사람 수준에 맞게, 학습자의 욕구에 맞춰 가르칠 수 있어야 합니다.
3. 자제력
; 학생이 보여주는 성과가 가르치는 사람의 기대 수준에 절대적으로 미치지 못하더라도 배우는 사람을 한 인격체로서 존중하며, 가르치는 동안 자기 안에서 생기는 좌절감, 분노 등의 부정적 감정을 스스로 다스려 이를 배우는 사람이 느끼지 못하게 노력해야 합니다.
4. 긍정성
; 배우는 사람이 단 0.001% 라도 진전을 보이면,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용기를 불어 넣어줘야 합니다.
5. 예민한 관찰력
; 긍적적이 되려면, 가르치는 사람에게 무한한 애정을 갖고 예의주시하며 지켜봐야 하겠지요.
저는... 제 자식에게는 1번과 3번이 매우 부족한 사람이기에 제 자식은 가급적 가르치지 않습니다.
제가 돈을 받고 다른 사람들을 가르칠 땐, 저는 1번부터 5번에 언급된 사항에 부합되게 가르칩니다.
그러나... 제가 제 자식을 가르쳐보니... 아동 학대를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더군요.
지킬 박사와 하이드처럼... 완전 두 얼굴의 여자가 되어 아이를 잡는 저를 발견하고, '내가 다른 사람을 가르쳤다면, 이렇게 행동했겠는가... 어떻게 남한테도 못하는 짓을 내 자식한테는 한단 말인가... 나란 사람은 결국 이 정도 밖에는 안 되는 사람인가...' 저 자신에게 깊이 실망하고 자괴감, 혐오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몇 번의 반복된 좌절 경험을 거친 후에... 제 자신이 아이를 가르칠 수 있는 최상의 컨디션이라고 느끼고, 아이 역시 싸나운 엄마에게 배워도 괜챦은 최상의 컨디션 이라고 느낄 때가 아니면 가르치지 않습니다. (이런 날은 일년 가야 며칠 되지 않으니 제 자식은 안 가르친다고 봐야겠지요).
게시판에 올라온 많은 글들을 읽노라면, 자식에 대한 사랑은 절절하지만, 선생님으로서의 자질은 부족하다고 짐작되는 일부 어머님들을 보게 됩니다. 그런 글들을 읽고 나면, 의구심이 듭니다. 엄마는 엄마인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왜 굳이 선생님 역할까지 맡으려고 하는지요? 아이에게 엄마인게 더 중요합니까? 선생님이 되어주는게 더 중요합니까? 아이가 태어나서 성인이 될 때까지 무수히 많은 선생님들을 접할 수 있지만, 엄마는 오직 한 사람 뿐입니다.
자기 자신은 자기가 제일 잘 압니다.
자신이 선생님으로서 자질이 부족하다면, 과감히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나의 한계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포기할 껀 과감히 포기하는 것도 사랑입니다.
엄마가 자식에 대한 절절한 사랑 때문에 선생님 역할까지도 해보겠다고 팔을 걷어부쳤지만, 아이는 오히려 숨이 막힐 수도 있습니다. 무조건적인 사랑을 줘야 하는 엄마가 선생님 역할까지 하는 걸 반겨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학원에는 일절 보내지 않고, 모든 걸 엄마가 주도해서 가르치는 분일수록 주기적으로 자신에게 되물어야 한다고 봅니다. 아주 냉정하게.... '나는 내 아이의 성장, 발전을 위해 과연 좋은 선생님인가?'
자신있게 답할 수 없다면, 아이를 위한 좋은 선생님을 구해야 하겠지요.
엄마가 엄마로서 존재하는 것만도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물론... 엄마면서 좋은 선생님 역할까지 같이 할 수 있는 대단하신 분들이 일부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분들은 소수에 국한된다고 봅니다.
엄마는 엄마인 것만으로도 100점 만점에 100점 입니다.
선생님 역할까지 감당하면서 100점 만점에 200점, 300점 엄마가 되려고 발버둥칠 필요가 있을까요?
이 글을 읽는 모든 어머님들은 잠시 친정 어머님을 떠올려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다음 질문들에 답해 봅시다.
1. 우리 엄마는 완벽한 분이셨나?
2. 완벽한 엄마가 아니라는 이유로 내가 우리 엄마를 사랑하지 않나?
1, 2번 질문에 모두 압도적으로 '아니오' 가 많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 현재 내가 하는 엄마 역할에 자신감을 갖고, 선생님 역할에 강박적이 되지 말았으면 합니다.
엄마인 것은 '필수' 지만, 선생님이 되는 것은 '선택' 입니다.
선택과 필수를 혼동하는 우를 범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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