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사이로 반가운 비가 온 세상을 적시는 소리가 월요일 아침 가득입니다.
어떤 이는 비오는 날 집중이 잘된다던데, 저는 아닌 모양입니다.
여기 운영자도 아니고, 소위 ‘고수’도 아니고, 그냥 댓글족 중 하나일 뿐인데,
오늘도 마라톤처럼 뛰어야할 일들 쌓아놓고 이 글 쓰고 있는 너는 뭔가, 내가슴에 물어봤더니..., 1. 오지랖이 널을 뛰고 있고, 2. 쑥에 진 빚이 많아서 점잖은 이야기에만 반응하긴 좀 비겁한 것 같고, 3. 중년의 사회과학자로서 웹문화가 비뚤어지는 것을 그냥 못보고 지나가는 직업병이 도졌고, 4. 이건 우리 아이들에게 절대로 물려줘서는 안되는 것이라, 엄마표 교육을 가슴 부여쥐고 뛰어든 이 곳의 부모들이 모범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서라 하는군요...
사설이 길었습니다.
전 주말은 만사제끼고 애들과 뛰어노는 시간이라 몰랐는데, 초게의 분위기가 좀 안좋았던 듯합니다. 인터넷은 얼굴 모르고 심지어 음성의 톤도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이 의견을 주고받는 곳이라 시시때때로 불협화음이 있을 수 있습니다. 시트콤 Friends에서 모니카가 Got the Key ~? 한 것을 레이첼이 (I) Got the key ! 로 알아듣고는 대판 싸운 에피를 보면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것은 우습게 넘어갈 일이 아닌듯해요. 또 있을 수 있다는 것과 본인이 직접 당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지요.
어떤 이에게는 문제제기라고 생각하고 쓴 글이 다른 이에게는 비난으로 꽂힐 수도 있습니다. 책을 천권 읽어도 말이 어눌하다면 그건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이걸 해결할 방안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책 천권 읽기를 아이에게 독려하신 어머니는 어떤 과정을 겪으며 길을 찾고 계신가 ...적절한 언어를 사용하여 태클을 하신다면 정당한 문제제기이고, 공론화하여 경험을 모으고 생각을 모으다보면 좀 근사한 방법론이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누구네는 책을 천권 읽힌다던데, 동영상 올린 거 보니 말은 못하더라. 그런 거 따라하지 말고 맘비우는 게 낫지 않냐... 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그 내용의 정당성을 차치하고 누가 읽어도 비난으로 읽힐 여지가 다분합니다. 영어교육에 대해, 그 목표와 방법에 대해 수많은 다른 의견이 있겠지만, 생각이 다르면 떳떳이 문제제기할 수 있는 배포가 있어야겠습니다. (아이가 잘하여 또는 멋진 책소개 등으로 시선을 모은 엄마가 아닌 경우 의견이 쉽게 받아들여지거나 문제제기가 관심끌지 못할 우려는 다분합니다. 기존의 통념을 깨기 위해선 거친 언어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카페도 본 적 있습니다만... 그러나 그 어떤 대의도 수단이 정당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 시대의 ‘엄마들’, 그 어떤 시기보다 많은 짐을 지고 가고 있습니다. (우리 때는 기저귀빨래도 다 손으로 했어... 이 수준이 아닙니다 ^^) 사회가 육아분담을 못할 뿐 아니라 정당한 공교육 책임도 제대로 지지못하고 모든 책임은 에미한테 있다는 시선 + 여성해방이 울려퍼진지 언젠데, 돈벌이/자아실현은 커녕 집구석에서 애하나 제대로 간수 못하나... 부당한 짐을 사회에게서 떠안고 있는 엄마들끼리 서로 독려하고 힘을 주어도 모자랍니다 ^^ 도움을 주기 위해선 다 쉬쉬하자는 게 아니라 적절한 언어로 문제제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러지 않고서는 진전이 없고 감정적 소모만 있어서, 그 사이에서 에잇 더러워 하고 떠나는 사람이 늘 뿐이죠.
또 이렇게 의견을 조정해가는 모습은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조절해서 물려주어야 할 과제 중의 하나입니다. 그 무슨 초딩같은 댓글이냐... 는 식의 말은 삼가야 합니다. 착하고 뭘모르는 아이들이 남의 가슴을 찌르는 언어를 보는 것은 어른들의 ‘댓글’에서이고 거기서 배워가지 않습니까.
서로 다 아는 이야기, 피곤한 이야기일 수도 있는 글이 너무 길어져서, 다소 뜬금없이 물러가렵니다. 영어보다 더 멋진 걸 물려줄 수 있는 엄마가 됩시다 ^^
아, 사족으로...
아래 빨강머리앤 님의 의견에 적극 지지합니다.
빨리 현장으로 가서 말하는 걸 훈련해야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우리 아이들은 먼저 책 속에서 기초를 쌓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즐거움이고 미칠 수 있으면 더 좋구요. 어디에 목표를 두느냐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질 수도 있겠네요.
저 옛날에 유학 준비하며 보케불러리 ^^ 33000개 억지로 쑤셔넣으며 이딴 거지 발싸개 같은 말을 누가 쓴다고 ! 하며 분노했지만, 내가 책에서만 보던 이름을 가진 교수들과 세미나할 때마다 거의 1분에 한번씩 그 오마무지한 단어들이 쓰였답니다. 그런 단어들을 남발하며 토론은 했어도, 미국거지- 복잡한 경제사정 때문에 다 한 카테고리로 볼 건 아니지만,- 교육받지 못한 미국인의 일상회화나 틴에이저의 은어 중엔 못알아듣는 말 있어서 진땀 뺄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딸을 보니, 엄마가 외웠던 여러 동의어들 중 그나마 정상적인 상황에서 쓰일만한 것들이, 제 좋아서 읽은 책속에서 저절로(?) 알고 말로 튀어나오더군요.
비영어권 환경에서의 영어말하기 교육의 방법론은 더 논의될 부분이겠지만,
어려서부터 책을 통해, 생각을 키우고 간접경험을 할 수 있다면 그건 당장 미국인들 사이에서 몇 개 단어로 쉬운 회화 멋들어지게 하는 것보다 좀 더 깊은 토대가 될 거라고 믿습니다.
아니라면 ? 토론붙여봅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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