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에 특별한 일이 없으면 저희 가족이 산에 가는데요.
오늘은 다른 날보다 일찍 서둘러 올랐어요. 이른 시간인데도 기온이 높은 탓에 산의 가파른 초입에서 땀을 한 바가지씩 흘렸네요. 익숙한 코스이고 늘 가던 길인데 유난히 오늘은 힘에 부쳐서 앞으로 나가는 일이 여간 힘든 게 아니더군요.
남편과 얘기했지요. 오늘 이상한 거 왜 그럴까? 하고요
그러고 주변을 둘러보니 오래 가물었던 터라 나무며 땅이며 물기가 하나도 없이 건조한 것이 흙이 푸석거리고 사람들의 발길에 차분하질 못합니다. 이 넘덜 흙덜이 다들 일어서서 풀풀 날리더군요.
그래서 그 길을 가던 우리가 그리 힘이 든 것이었어요.
적당한 습기가 있어야 나무들이 빛이 났을 텐데.. 꽃이 좋은 시절에 꽃들은 또 얼마나 메말라서 제 빛을 내지 못하는지..건조한 대기 속의 꽃은 그 빛깔이 퇴색하여 본디의 고운 빛을 내기가 어렵고 그저 뿌옇기만 해서 감명을 주지 못합니다..어디나 마찬가지지요. 흙먼지 잔뜩 일어나는 길 위에 있을 때보다, 촉촉하고 폭신한 길 위을 걸을 때 우리는 더 행복하고 힘이 들지도 않습니다.
여하튼 지난 주에 갔던 남한산성의 그 촉촉한 산책길이 사뭇 그리워지던 시간이기도 했답니다.
제가 요즘 부쩍 나이가 드는지 학창시절이 자주 생각이 납니다.
고등학교 1학년 시절이 사춘기의 시작이었는지 절정이었는지 앞뒤 시간과 비교를 해보질 않아서 확실하진 않지만 그 시절이 제 인생에서 가장 '멍' 했던 시간이었다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저희 교실이 그늘진 곳에 있어서 늘 어두침침했는데 그 분위기에 걸맞게 저도 참 얼굴 험상궂게 일그러뜨리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늘 노래만 들었던 기억이구요 ㅎㅎ
공부에 크게 의의를 두진 않았는데 거의 모든 과목의 수업시간은 다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그 시절에 선생님들께서 수업시간에 해주시던 이야기들이 언제나 즐거웠습니다
제가 이야기 듣는 걸 참 좋아하거든요. 어딜 가도 이야기 한 자락 들려주지 않는데 학교에서는 선생님들께서 수업에 관련이 되었든 그렇지 않든 하여튼 이야기를 들려주니 재미가 있더라는 것이죠.
시골의 여고였으니 동시대의 서울보다는 헐렁헐렁한 시간들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어둡게 고등학교 1학년을 보냈던 데에는 제 자신의 문제도 크게 한 몫을 했고 또 저희 담임선생님도 일조를 하셨습니다. 그 분은 특이하게도 반 아이들 이름을 단 한 명도 모르고 1년을 보내셨습니다. 장하게도 말이지요 ㅋㅋㅋ 생김새를 말하자면 007시리즈 초창기에 나오는 이에 철을 깔고 나오는 거구의 남자.. (일명 조스이빨.. 나중에 알고보니 그 악당 이름이 jaws였던가 ? )하여튼 공포스런 분위기의 그 분 !
그저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상책인 그 분과 1학년 말 즈음 문,이과 선택을 하던 시기에 상담을 하게 됐는데
저는 그 시절 모든 과목이 재미있었는데 특히 국어,작문, 문법,고전 이런 시간들이 아주 즐거웠기에 아무 생각없이 문과를 지망했고 담임은 저에게 이과로 갈 것을 강권했습니다. 정말 말 몇마디 안 하고 숨통 조이는데
저항하지 못하고 이과를 쓰고는 저는 그 일이 제 앞날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해서 정말 눈꼽만큼의 고민도 안 했답니다. 참 단순했고 또 무지했고 의지도 약한 학생이었지요 엉엉
그렇게 2학년이 되고는 과학수업을 하게 되는데 이과반을 '화학,생물반' 과 '물리,지학반' 으로나눈다고 하더군요. 제가 화학을 참 좋아했습니다
아마도 반응식을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수학공식을 전개하듯 ' = '로 전개되는 반응식이 그렇게 통쾌하고 시원할 수가 없었지요. 어떨 때는 화학식에 인생사가 다 들어있다는 생각도 했었더랬죠..그 어린 나이에 ㅋㅋ
하여튼 그래서 화학,생물반을 선택했는데 물리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던지 옆반에서 물리를 배우는 친구들을 늘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대학에 가서라도 교양으로 듣던 물리 수업을 잘 받았으면 좋았을 텐데
그 시절엔 왜 그리 수업 땡땡이 치는 일이 즐거웠는지,
책 소개라고 제목 걸고 뻘짓거리 하고 ㅈㅃ 졌네요 ㅋㅋㅋ
요즘 아이가 읽는 과학책을 보니 물리에 관한 책도 꽤 있길래 몇 권 살짝 살짝 읽어보니 참 재미 있더군요
그 중 하나가 '과학 공화국 물리법정' 이라는 책인데요.
이 시리즈물이 물리, 지구 ,생물, 화학, 수학까지 있습니다.
저희는 물리,수학만 본 상태인데 저자가 물리 전공자라서 그런지 물리이야기는 정말 기발하고 재밌습니다.
한 가지 에피소드를 예로 들자면, 묵을 좋아하는 사람이 묵을 먹으러 식당에 갔는데 그 집서 쓰는 젓가락은 둥근 젓가락이어서 묵을 잘 집을 수가 없었고 이에 손님은 음식값을 지불하지 못하겠다고 쥔장에게 컴플레인을 하면서 사건이 시작됩니다. 그래서 법정에 각각 피고,원고 변호인,검사,판사들이 나와서 각각의 주장과 변론을 하게 되는데,젓가락 표면의 모양이 둥근가 각이 졌는가 또 젓가락에 홈이 패었는가에 따라 마찰력이 달라지고 마찰력에 따라 묵을 쉽게 집을 수 있나, 아니면 걍 미끄덩인가~~운명이 달라지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실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무수히 많은 사례들로 이야기들이 전개되는데 물리법정만 해도 10권에 이릅니다.
저자 정완상님의 놀라운 상상력과 재치있는 설정에 감탄을 하게 됩니다.
책이 출간된 지는 꽤 되었고 책 표지도 그닥 아이들 시선을 끌게 생기진 않아서 자칫 도서관에서도 선택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아 소개해 봅니다.
초등 4학년 이상이면 아이 성향에 따라 즐겁게 볼 수 있을 듯합니다.
참, 그리고 제가 주변에 중고등학생에게 권하고픈 책이 있어서 함께 올립니다.
책 읽을 시간 없을 아이들이 대부분이지만 부담없이,,또래의 다른 친구들은 이런 친구들도 있구나~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으면 합니다
시간 내기 어려울까요? ㅎㅎㅎ
인디고아이들 (지은이) | 궁리


|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를 정말로 읽어야 하는 이유는 많은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나아가는 돈키호테의 도전정신에 감명받고 우리도 이와 같은 정신을 기르고자 함입니다. 억압적인 힘 아래에 눌려 있는 우리들은 너무나도 약합니다. ... 우리는 스스로가 굳센 의지로 어둠을 뿌리치고 정의의 사도가 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p35 중에서 <철학까페에서 문학 읽기>에서 이끌어낼 담론들의 근원인 질문들이 사실 우리가 책을 읽으며 우리 스스로에게 그리고 이 사회에 또는 다른 누군가에게 던지는 질문들이었던 것입니다. 철학적 사유, 철학과 너무 멀어지게 된 많은 사람들, 우리에겐 힘든 것일 수도 있으나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그 사유의 반을 헤쳐나가기엔 충분한 우리입니다.-p125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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