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어떤 일을 하며 살고 싶니?"
"글쎄...."
"아직도?"
"엄만 열 아홉 살 때 인생의 진로를 확실히 정했었어?"
"아니..."
"나도 탐색 중이야."
"그래도 하고 싶은 게 있을 거 아냐."
"많지. 뮤지션도 하고 싶고,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고, 옷 가게도 하고 싶고."
"그거 언제 다 하니?"
"인간의 수명이 늘어나고 있잖아. 이것저것 해 보는 거지. 음...나는 나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 거야!"
그러고보니 얼마 전에 어떤 뮤지션의 작업에 친구와 코러스로 참여했는데 그게 음반으로 나왔다고 들은 것 같다.
'음악을 좋아하나?'
그런 듯 하다. 사물놀이도 음악 아닌가...
가무를 즐기는 건 친가쪽 닮은 듯.
옷 가게라...것도 좋은 생각!
아이가 중학생일 때 엄마들 모임에서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근데요, 애들이 꼭 회사원이나 공무원이 되어야 하나요? 자영업을 할 수도 있잖아요."
내 말에 엄마들은 깔깔 웃었다.
"서로 엄마는 정말 엉뚱하다니까."
"자영업을 하려고 굳이 이렇게 열심히 공부할 필요는 없지 않아요?"라는 말도 들렸다.
"에이, 공부는 공부고 직업은 직업이죠. 꼭 직업 가지려고 공부하는 건가요?"
"물론 그렇지만 자영업이 목표라면 피터지게 공부할 필요는 없지 않나요?"
"...왜요?"
"대학을 안 가도 되니까."
"자영업을 하려면 대학을 안 나와도 돼요??"
"그렇지 않아요? 스카이를 가려고 하는 이유는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해서인데 자영업하려고 굳이..."
"대학 다니는 게 대기업 들어가기 위해서예요?...."
얼마 후 아이들이 고등학생이 되어 다시 모였을 때 그 중 한 분이 내게 물었다.
"서로 엄마, 자영업 생각 아직도 여전해요?"
그 분은 자기 주변에 나같이 생각하는 사람을 처음 보아서 그 생각을 계속 갖고 있는지가 궁금하다고 했다.
"네!^^"
나 때문일까? 우리 아이는 회사원이 될 생각이 없어 보인다.
남편은 아이에게 공무원 기질이 있다면서 은근히 공무원이 되기를 바라는 눈치다.
그런 남편에게 때때로 당부하는 말.
"아빠가 뭘 기대하는 지 너무 티내지 말아요. 아빠 기대에 어긋나지 않으려고 자기 뜻대로 안 살면 어쩌려구 해."
이번엔 내가 그 엄마가 되어 아이에게 물었다.
"넌 옷 가게 하고 싶다면서 대학은 왜 다니니?"
"그게 무슨 말이야?"
"굳이 대학 안 다녀도 된다는 거지."
"왜?"
"대학 안 나와도 옷 가게는 할 수 있으니까!"
"대학은 자기가 더 배우고 싶으니까 다니는 거 아냐? 꼭 나중에 뭘 하려고 다니는 덴가?"
...그래. 그럼 그게 뭐든 배울 수 있을 때 잘 배워. 인생의 황금기 아니냐.
"암튼 저는 방학이라 독서를 좀 할랍니다."
아이가 읽고 있는 책은 '백범일지'.
올 여름에 읽겠다며 쌓아놓은 책들을 보니 장르가 참으로 다양하다.
아무리 봐도 미래의 계획을 세우고 치밀하게 착착 진행하는 건, 우리 아이 스타일이 아니다.
그래도 잘 살겠지?
자영업도 했다가 국제공무원도 했다가 뮤지션도 했다가...
그렇게 뜻대로만 살 수 있으면 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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