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 나와 그동안 자신이 많은 연구를 한 전문분아에 대해 대중들에게 잘 설명하는 분들을 보면 참 존경스럽습니다. 대중을 위해 유익한 정보를 아낌없이 주시는 구나...싶어 고마운 마음에 단정한 자세로 앉아 꼭꼭 새겨 듣게 됩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저 분들도 고민이 있을텐데...'싶기도 합니다.
저 분들도 누군가에게 조언을 얻고 위로 받고 싶으실텐데, 그럴 데는 있을까...
"사실 내가 이런 고민이 있다."고 누군가에 털어놓았다가, 그가 조심성없이 떠벌리는 바람에 소문이라도 나면 어쩌나 싶어 혼자 끙끙대는 건 아닐까...
어떤 정책을 발표하면서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라며 확신에 차서 강한 어조로 말씀하시는 고위 공무원이나 정치가들을 보면,
'미래를 알 수는 없으니 본인들도 속으로는 염려가 좀 되는데 다른 사람들을 안심시키려고 단정적인 어조로 말하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근데 솔직히 말해서 이 정책이 잘 될런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한번 해 보고 이게 아니다 싶으면 그때 가서 다른 방법을 모색하지요.'라고 했다가는 쏟아지는 비난을 피할 길 없을테니까...
사회를 이끄는 리더의 입장이 아니라도, 소소한 일상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특히, 자식 문제에 있어서는 '솔직히 까놓기'가 참 어렵지요.
다 큰 것도 아니고 '아직 키우는 중'인 상태에서 "내가 이렇게 했는데 그랬더니 성공했다. 그러니까 내 방법이 정답이다."라고 섣불리 주장하기도 어렵고,
동갑 내기 자식 키우는 엄마들에게 개인적인 속사정을 들킬까봐 두렵고,
극단적인 말을 섞어가며 자식 흉을 보았다가 말이 씨가 될까 두렵고.
큰 맘 먹고 비법을 알려주었다가 "잘난척한다"는 비아냥만 되돌아 올까 두렵고,
너무 고민이 되어 누군에게 기껏 조언을 구했다가 "어머, 그런 것도 아직 몰랐구나~"하는 소리를 들을까 싶어 소심해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막함과 갈등을 참을 수 없어, 두드리게 되는 데가 인터넷 커뮤니티가 아닐지...
익명의 공간이라지만 단단히 맘 먹은 자에 의해 신상털기를 당하면 곧 나의 정체가 밝혀질 수도 있는 곳이지요.
하지만, 유명인사도 아닌 데 누가 나의 신상을 털까...싶어서 맘 놓고 이야기 보따리를 풀기도 합니다.
근데 '같은 반 엄마도 회원일 수 있고 게다가 우리 애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유명한 아이니까 너무 자세하게 이야기하면 누군지 다 알지. 그러니 게시판에 뭘 물어볼 때는 최소한의 정보만 드러내고 조언을 구해야 해.'하는 속마음을 갖는 것은 아닐지요.
조언을 해 주는 입장에서는...,
받는 편이 아니라 주는 입장이라는 게 좋고, 공익에 이바지하는 것 같아 신이 나서 보물 보따리를 풀어놓기도 합니다.
자기가 가진 것을 완전히 다 주기엔 좀 아깝고 '저 중에 우리 아이 라이벌이 있을 수도 있어!'싶어 결정적인 핵심은 은근슬쩍 넘어가는 분이 있을 수도 있고...
그래서 언젠가부터 주는 사람 따로, 받는 사람 따로...그렇게 되고 있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조언을 해 주는 사람도 정보를 얻거나 조언 받고 싶을 때가 있는 데,
보물이 그득한 사람은 정작 내 놓지는 않으면서 다른 이들이 올린 정보만 조용히 수집하는 현상...
정보는 보따리에 꽁꽁 싸여 소통되지 않는 현상의 반복...
익명의 공간 안에 또다른 익명의 공간이 필요한 이유...
저의 경우, 필명이 아닌 실명을 사용하고 있는데요...수학 이야기 외에 종종 아이 이야기도 써 왔습니다.
아이 이야기는 팁이 될만한 정보라기 보다는 거의 사는 이야기 수준이지만, 저로서는 나름 대단한 각오로 쓰는 글들입니다.
우리 아이의 학교 엄마들이 여기서 제가 올린 글을 읽거든요.
그 엄마들이 자기 아이들에게 여기서 본 것을 이야기하고 그 친구들이 엄마에게 들은 이야기를 또 우리 아이에게 낱낱이 해 주는 바람에, 어느 날 아이가 제게 자기 얘기는 쓰지 말라고 당부 했었어요. 엄마가 왜 함부로 자기 프라이버시를 해치냐고...
그래서 제 카페에 올리던 아이 이야기도 되도록 자제하고 있습니다.
내 이름으로 내 이야기를 쓸 수는 있지만, 내 아이는 엄연한 타인이니 존중해주어야지요...
(땅이라도 파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해야 하나..)
성적표에 석차가 없는 초등학교 때와 달리, 중고등학교로 올라가면 모두가 경쟁자가 되는 것 같습니다.
아이가 중학교 때까지도 그런 생각이 거의 없었는데, 고등학교에 올라오면서 약간의 패닉 상태를 겪었어요.
아...이렇구나, 이런 거였구나...하고.
세상이 그렇더라도 상생하며 살아야지...라고 생각했고, 고1 초에 자발적으로 우리 반 학부모 카페를 만들어서 우리 반 엄마들에게 제가 새로 얻은 정보들을 그때 그때 공개하고 있습니다.
엄마들이 좋아하시고 고맙다고들 하시니까 그게 보람이지요.
같은 반이면 그야말로 모두가 다 경쟁자인데 오지랖 넓게 별 일을 다 한다는 분도 있고, 가끔 내가 왜 이런 일을 하지? 싶을 때가 있기는 합니다...
그냥 이것저것 떠오르는 대로 걍 수다를 떨어보았습니다....^^;;;
원본 게시물: http://www.suksuk.co.kr/momboard/read.php?table=BEB_003&number=5425


쑥쑥몰
체험이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