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칼럼 1-2005. 5. 23>
탁자 모서리’를 수학용어로 하면?
철이 엄마가 동네 엄마들과 수다를 떨고 있었다. “어제 우리 집에 놀러온 아이들이 깔깔대며 신나게 놀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한 아이가 탁자 유리 모서리에 부딪쳐 넘어졌지 뭐예요?” 철이 엄마의 말 속에는 생활 속에서 흔히 쓰는 말이지만 수학 수업에서는 다른 의미로 쓰는 단어가 들어 있었다. ‘모서리’와 ‘각’이 그것이다. ‘모서리’라는 말의 일반적인 뜻은 ‘책상 등의 모가 난 가장자리(귀퉁이)’이다. 하지만 수학 시간에는 ‘면과 면이 만나는 선’이라고 배운다. 즉, 탁자의 밑면과 옆면, 옆면과 옆면이 서로 만나는 반듯한 직선 부분이 바로 모서리인 것. 따라서 이때는 “그 아이가 사각형 유리의 꼭지점에 부딪혔지 뭐예요”라고 해야 수학적으로 맞는 표현이다. 일반적으로 ‘각’은 ‘평평하지 않고 뾰족하게 모가 난 모양’만을 의미한다. 하지만 수학 시간에 배우는 각은 그 의미의 폭이 상당히 넓다. 각의 수학적인 정의는 ‘한 점에서 만나는 두 반직선이 이루는 도형’이다. 이에 따르면 각은 뾰족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반듯하기도 하다. 시계의 시침과 분침을 한 점에서 만나는 두 반직선이라고 하자.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 두 바늘은 서로 만나기도 하고(0° 또는 360°), 뾰족한 모양을 만들기도 하다가(0°에서 180°사이), 어느 순간 반대 방향으로 펼쳐지기도 한다(180°). 늘 꺾어져 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씀! 초등학생에게 이런 각의 포괄적 의미를 한마디로 정의해 지도하는 어렵다. 각을 정확히 가르치려면 ‘반직선’이라든가, ‘도형’이라는 말을 먼저 가르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등 교과서에는 각의 정의는 없고, ‘직각’(90°), ‘예각’(0°보다 크고 90°보다 작은 각), ‘둔각’(90° 보다 크고 180°보다 작은 각), 2직각(180°) 등 각의 종류만 나와 있다. 어린 아이들을 위한 초등 수학에는 되도록 어렵고 복잡한 전문 수학 용어를 쓰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또 포괄적인 정의보다는 구체적인 여러 가지 예를 통해 가르쳐야 아이들이 이해하기가 더 쉬울 것이다. 하지만 위의 ‘모서리’와 ‘각’처럼, 일상적인 의미와 수학적인 의미가 혼동되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개념을 깨치는 일은 용어를 정확히 아는 것에서 출발한다. 강미선 [email protected] 



<한겨레 칼럼 2-2005. 5. 30>
숫자 읽는 법 그때그때 달라요
5월의 나른함이 가득한 어느 날 오후. “자, 이번 문제의 정답이 몇 번인지 말해 보세요, 몇 번이죠?” 꾸벅꾸벅 조는 아이들을 향해 선생님이 인내심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 이 때 아이들의 졸음을 한 방에 없애려는 듯 철수의 목소리가 우렁차게 들려왔다. “다섯 번이요!” “뭐라고? 다섯 번? 이 녀석아, 오번이면 오번이지, 다섯 번이 뭐냐?” 화가 난 선생님을 향해 철수가 당당한 표정으로 하는 말. “‘오’는 ‘다섯’과 같잖아요. 그러니까 오번을 다섯 번이라고 해도 되죠.” 순간 교실이 술렁거렸다. 그럴듯한 주장이긴 한데 어딘가 어색하기도 하고…. ‘오=다섯’이라는 철수의 말은 과연 맞을까, 틀릴까? “일, 이, 삼…”은 수를 나타내는 인도 아라비아 숫자 “1, 2, 3…”을 읽는 우리말이다.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하나, 둘, 셋…”이라고도 읽을 때도 있다. 우리가 수를 읽을 때 어떻게 읽는지 자세히 살펴보자. ‘2005년 1(일)월에 태어났다. 제2(이)회 가을 운동회. 우리들은 3(삼)학년. 기호 4(사)번을 밀어 주세요. 아파트 5(오)층에 살아요.’ 이처럼, 수의 차례나 번호와 관계가 있을 때는 “일, 이, 삼…”이라고 읽는다. 하지만, ‘참외 1(한)개 주세요. 나는 2(두)명 다 좋아. 전화를 3(세)번이나 걸었다. 줄넘기를 겨우 4(네)번밖에 하지 못했다. 김밥 5(다섯)줄 주세요’와 같이, 개수와 횟수 등의 크기와 관계 있을 때는 “하나, 둘, 셋…”이라고 읽는다. 숫자로 표현된 것을 소리 내어 읽을 때는 상황에 따라 적합한 말을 잘 골라서 사용해야 한다. 만약 “나는 2(이)단지에 살아요”라고 해야 하는데 “나는 2(두)단지에 살아요”라고 한다면 듣는 사람은 ‘어떻게 두 단지에 동시에 산다는 거지?’ 하며 어리둥절해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위의 철수의 경우, 번호는 순서와 관계가 있으므로 5번은 다섯 번이 아니라 ‘오번’이라고 해야 옳다. 자연수는 기수(개수)와 서수(순서)의 개념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데, 개수를 나타내는 하나, 둘, 셋 등의 뒤에 ‘~째’를 붙여서 말하면 순서와 관련된 말로 바뀐다. 즉, “그 사람을 세 번 만났는데, 세 번째 만남에서야 이름을 알았다”에서 ‘세 번’은 반복된 횟수를 의미하므로 ‘개수’와 관련된 말이고, ‘세 번째’는 ‘순서’와 관련된 말이다. 강미선 <초등수학놀이북> 저자 [email protected]
차례·번호는 '일,이,삼'



개수·횟수는 '하나,둘,셋…' 



쑥쑥몰
체험이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