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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있는 무모한(?) 도전

  • 이원진
  • |
  • 2015-12-01

용기 있는 무모한(?) 도전


Kathy : Mr..Lee! 흑, 흑! 이제 어떻게 해요? 엉엉!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요. 으앙!

 

 매년 대학에 입학원서를 제출해야 하는 늦가을이 다가오면 제 사무실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광경 중하나입니다. 

 고등학교 시절 4년 내내 가고 싶어 했던 학교에 원서를 내기 위해 준비를 해왔는데,

 막상 손에 받아 든 SAT성적은 원하는 학교에서 요구하는 성적에

 한참이나 몸 미친다는 것입니다.


나 : 몇 점이나 나왔는데? 

 

Kathy : 흑, 흑! 1,600점 만점에 1,240점이요. 흑, 흑! 꺼이, 꺼이!
나 : (속으로) 좀 낮기는 낮네.
       (겉으로) 괜찮아. 괜찮아. 아주 나쁜 점수는 아니야. 
       평소에 좀더 열심히 했으면 좋았을 텐데……
       네가 원하는 학교에 원서 넣자!


Kathy : 학교에 카운슬러한테 갔더니 그 점수로는 시간 낭비, 원서비 낭비라고
             생각도 하지 말래요! 으아앙!


나 : 그럼 어차피 잃을게 하나도 없네! 어차피 안될 걸 알고 넣는거면 정말 안돼도

       더 실망할 일도  없을 거고, 잃을 거라고는 네 카운슬러 말대로 원서비밖에 없네.

       밑져야 본전이라고 한번 넣어보자! 선생님이 도와줄게.

 

 


몇 달이 지난 후 제 사무실 우편함에는 Kathy가 보내온 감사의 뜻이 담긴 예쁜 카드가 들어 있었습니다. 제 사무실에서 목을 놓아 울던 날 저와 Kathy는 결국 자신이 그리도 가고 싶어했던 학교에 원서를 넣어 보기로 했고, 그 후 몇 주 동안 입학원서, 에세이 등을 같이 차분하고 철저히 준비한 후 떨리는 마음으로 학교에 보내 놓고 기다리고 있었던 중이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놀랍고 감사하게도 Kathy 는 어린 시절부터 꿈꿔오던 미국에서 알아주는 명문대학 중 하나인 학교에서 합격 통지를 받아 들었습니다.

 


의아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사실 제가 실제 목격한 이런 극적인 성공 스토리는 절대 Kathy의 경우만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Kathy보다 더 부진한 SAT성적으로 고민하는 학생, 무슨 이유로건 고등학교 내신 성적의 일부가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학생, 원하는 학교에 원서조차 넣을 자격이 안 된다고 망연자실해 있는 학생들을 밑져야 본전이라는 억지스러운 말로 이리저리 구워삶아 원서를 준비해서 제출했는데 Kathy와 같이 의외의 결과를 받아든 학생들의 수가 절대 적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예상했던 것처럼 불합격의 쓴 잔을 마신 학생들의 수도 많았지만, 어차피 안될 줄 알고 넣었던 학교에서 합격 통지를 받았을 때의 그 기분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저는 SAT를 만점 받고도 하버드에서 불합격 통지를 받았다는 학생들이 매년 수두룩하게 있는가 하면, 반면에 2,400점 만점에 2,050점을 받고도 하버드에 입학했다는 학생의 얘기도 들었습니다.


한국식 사고로는 잘 이해가 가지 않는 얘기이지만, 적어도 하버드 대학의 입시 사정관들의 눈에는 2,400점 만점을 받은 학생들이 보여주지 못한 그 무엇인가를 2,050점짜리 학생의 원서를 통해 보게 된 것이라고 믿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그 학생의 잠재된 가능성이든, 인간성이든, 적극성이든, 도전성이든, 그 무엇이 되었든 하버드의 입시 담당자들은 2,400점 만점을 받은 학생들을 제쳐놓고 2,050점을 받은 학생을 선택합니다.

 

 

 


저는 바로 이것이 미국의 멋이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부를 조금 못해도 다른 무엇인가를 내세워 기를 펼 수 있는 나라, 어찌 보면 무모해 보이기까지 하는 이런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고, 기를 펴볼 수 있게 해주는 나라, 이래서 미국을 기회의 나라라고 부르지 않나 싶습니다.


우리 한인 학생들이 조금 부족한 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마음속에 간직해 온 자신의 큰 꿈에 도전해 보는 무모한(?) 용기를 내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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