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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텐츠

우리 학교에는 왕따가 없다고요?

  • 이원진
  • |
  • 2015-11-19

우리 학교에는 왕따가 없다고요?


왕따 문제가 표면으로 올라올 때마다 카메라 앞에서 교사나 학교를 대표하는 사람은 이런 말을 합니다. “우리 학교에는 그런 문제가 없어요.” “이번 일은 학생들 사이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단발성 사고였습니다”라고 말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이들의 표정이 하도 진지해서 때로는 정말로 학교에서 왕따나 폭력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게 아닐까 의구심이 들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정말 평소 학교에서 학생들이 다른 학생을 이유 없이 괴롭히는 일은 있을 수가 없고, 이런 일이 말 그대로 우발적인 일회성 사고였다고 믿고 싶어지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과연 이들의 말을 진짜라고 믿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아이들과 하루 종일 같이 생활하는 교사들이 바로 눈앞에서 일어나는 왕따 행위를 몰랐다면, 그 이유는 아마도 둘 중에 하나가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하나는 학교 내에서 일어나는 혹은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르는 폭력이나 왕따 행위를 마치 내 일이 아닌 양, 혹시라도 괜히 끼어들어 복잡한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은 마음에 교사 스스로 눈을 감고 귀를 닫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만약 그 이유가 아니라면, 아이들의 삶에 전혀 관심이 없는, 애초에 교사가 되지 않는 편이 나았을 사람들이 앉아 있으면 안될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조금만 깊이 관심을 갖고 내 학생들을 바라봤다면, 그리고 혹시라도 그 학생들이 어떤 형태로든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을 조금이라도 감지했을 때 선생님답게 그 원인을 적극적으로 찾아내고 당연히 취해야 할 조치를 취했다면, 아마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학교 폭력문제는 훨씬 더 드물게 일어났을 것입니다.

문제가 이미 일어난 뒤 학교의 위상과 체면에만 급급해 “우리 학교에는 그런 일이 전혀 없어요”라든지 “저희는 정말 몰랐습니다.”라고 발뺌하는 교사들의 무책임한 발언을 들으면서, 괴롭힘을 당하면서 아무에게도 관심이나 도움을 받지 못한 피해 학생들은 얼마나 더 크고 깊은 상처를 받고 있을까 생각해보면 같은 어른으로서 부끄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아마 피해 학생들은 선생님들이 이런 모습을 보면서 큰소리로 외치고 싶었을 것입니다.

“우리 학교에는 왕따가 없다고요? 나를 보세요! 나를 보시란 말이에요!”라고 말입니다.

 

 

 

 


예전 한 신문에서 우리나라 학생 중 60%가 넘는 아이들이 다양한 형태로 왕따를 경험한 적이 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우리 주위에 열명의 학생이 있으면 그 중에 절반이 넘는 여섯 명은 왕따를 경험해보았다는 말이니, 조금 비약하자면 한 학교를 놓고 볼 때 전체 학생 중 반 이상이 누군가에게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선생님들만 몰랐다고 하니 할 말을 잃게 됩니다.


이 통계 수치만 놓고 보아도 왕따는 이제 더 이상 소수의 특정한 아이만 겪는 문제가 아니라, 어느 누구라도 피해자의 입장에 설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는 선생님들이 조금만 더 귀를 열고 눈을 떴다면 이렇게까지 많은 친구가 아픔을 당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학생에게 제일 안전하고 편해야 할 학교가 끔찍한 공간이 되지는 않았을 테지요.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마음으로 안타깝고 속상하기 그지없습니다.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혹시라도 누군가가 왕따가 없다고 하면 네가 얘기해. ‘왕따는 있다’고 네가 용기를 내서 얘기해야 돼. 네가 꼭 해야 할 일이고, 너라면 할 수 있어.”


왕따 문제, 학교 폭력 문제를 해결하는 첫 단계는 다름 아니라 학교에서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교사들과 학교 관계자들부터 그러한 문제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솔직히 인정하고, 그에 대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책을 고민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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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원진
  • |
  • 2015-11-23 11:47
답댓글

한국의 모든 선생님들을 싸잡아 왕따 문제의 원인이라 탓하고자 함은 아닙니다.. 분명 우리 주위에는 아이들을 올바로 교육하고자 하는 사명감으로 오늘도 어린 학생들과 함께 삶을 같이 하시는 훌륭한 선생님들이 많이 계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반면 안타깝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스스로 교권을 놓아 버린 선생님들이 계시다는 것도 부인할수 없는 사실이라 생각합니다.. 왕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선생님은 선생님으로서, 부모는 부모로서.. 우리 모두가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서 감당행야할 역할을 최대한 충실히 감당하는 노력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댓글 감사드립니다.. 


이원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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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kcarrot
  • |
  • 2015-11-20 13:35
답댓글
맞습니다~
왕따 아이들끼리의 왕따도 있지만 선생님들의 인성이 되지 않는 분들은 아이들을 왕따시키는 구조를 만들고 있는 분들도 있더군요.,
체벌도 아이들이 왕따 시키게끔 말도 걸지말라는 체벌이 있을 정도로요..
에후.. 정말 왕따문제 대안이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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