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배나맘지기로 있어 가끔 거길 들락날락하다가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물론 쑥쑥이야 그 전부터 친근한(?) 사이였지만요. 제 큰 아이도 2학년입니다. 얼마전 좀 엄하기로 소문나신 담임선생님이 반아이들 상대로 설문조사를 하셨다는군요. 학부모총회에 모이는 엄마들에게 체벌의 필요성과 상식선에서의 체벌을 설명하기 위해서 미리 준비하셨다고 해요. 엄마에게 태어난 이후 지금까지 단한번이라도 맞은 경험이 있는 아이는 손들어보라고 하셨더니만 47명의 아이들 중 40명이 손을 들더랍니다. 그러면서 선생님은 나머지 7명에게 정말로 단한번도 맞은 적이 없는지를 다시 물어보셨다고 하데요. 저도 속으로 놀랐습니다. '우와...어떤 엄마가 도대체 아이를 한번도 때리지 않고 키운단 말이야..대단하구만....' 더 놀라운 일은 집에 돌아와서 벌어졌습니다. 제가 아이에게 물었죠. "너는 선생님이 맞는 부위를 물으셨을때 어디라고 대답했니? 손바닥도 있고 머리도 있고 여러가지이던데..." 그랬더니 이녀석이 하는 말, " 나 손 안들었는데?" 허걱~~~이 녀석이 그 7명중의 하나였던 것입니다. 저는 곰곰히 생각해봤지요. 분명한 건 저, 아이 때립니다. 말 안들을때 등도 때린 적이 있고 손가락으로 머리 튕기는 거 저 특기입니다. 그런데 왜 이 녀석은 까마귀고기를 먹었나 맞은 적이 없다고 그랬을까요? 아이가 그러더군요. "엄마, 그건 내가 잘못해서 맞을 짓을 했으니까 엄마가 때린 거지..." 다시 말해서 맞아도 싸서 맞은 것은 자체적으로 기억에서 삭제시켰다는 얘기가 되더군요. 얘기가 옆으로 흘렀지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요, 아이를 때릴때 체벌의 정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아이가 어떻게 받아들이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이죠. 각 가정에서 아이와 엄마가 세워놓은 원칙이 있고 그 원칙에 따라서 체벌이 이루어진다면 쓰디쓴 회초리도 약이 될 수도 있다는...다소 구태의연한 얘깁니다. 다만..앙금이 남아서는 안되겠지요. 분명한 건 아이를 때리고 나서 아이를 이해시키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맞아도 싸서(!) 맞았다면 그걸로 된거니까요. 체벌 후 아이에게 미안한 감정을 느끼는 일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이전에 아이와 충분한 신뢰감을 쌓는 일이 더 먼저일껍니다. 그런만큼 아이도 달게 맞을테니까 말이죠.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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