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학생의 부모가 가해 학생에게 지나친 반응을 보여요.
피해 학생의 부모가 가해 학생에게 분노를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반응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의 자녀가 다른 아이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나아가 육체적, 정신적 폭력까지 당했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의연하게 아무렇지도 않은 반응을 보이는 부모는 많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사의 입장에서, 이렇게 피해 학생의 부모가 가슴속에서 끊어 오르는 분노를 실제로 가해 학생에게 거친 욕설이나 폭력으로 표출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임을 분명히 말씀 들릴 필요는 있습니다. 순간적으로 마음속 울화를 풀어내는 효과를 있을지 모르지만, 자칫 잘못하면 오히려 더 큰 문제를 불러와 자신의 아이가 겪고 있는 고통의 무게를 더 가중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부모님에게 이해시키는 일도 교사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피해 학생의 부모가 직접 문제 해결에 개입하지 않아도 납득할 만한 정당하고 공평한 수위의 대책을 학교에서 제시하고 이를 실천에 옮길 수만 있다면, 피해 학생의 부모를 설득하고 진정시키는 교사의 역할도 그만큼 수월해지리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피해 학생의 부모에게 가해 학생의 행위에 준하는 학교측의 조치와 처벌에 대해 명확히 설명해주고 더 이상의 피해를 막을 확실한 대책을 제시한다면, 이런 고민 자체가 필요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미국 학교에서 근무할 때 자신의 자녀가 괴롭힘을 당한다는 사실을 알고 흥분하는 부모들을 대한 적이 있지만, 이는 카운슬러나 일반 교사들이 걱정하고 감당해야 할 일이 아니라 교장이나 부교장(한국의 교감)이 학칙에 따라 전담하는 사항이었습니다.
적어도 교실 내에서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을 모두 아울러야 하는 선생님에게, 부모의 지나친 반응을 직접 응대해야 하는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 학교들도 왕따 문제에 대처함에 있어 담임교사와 행정을 담당하는 교장 단의 역할 분담을 명확히 구분해야 할 것입니다.
이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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