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학생 사랑
수년 전 긴 여름방학을 끝내고 학교에 돌아와 건물을 들어서는 순간 분명 뭔가가 달라지기는 달라진 기분이 드는데 좀체 뭐가 달라졌는지 딱히 꼬집어 얘기할 수가 없었습니다.
한참을 궁리 끝에 옆방에 있는 친한 카운슬러인 Ms. Bowers에게 학교에 들어서면서 뭔가 달라진 기분이 안 들더냐고 물었더니, 대뜸 웃으며 Handicap Access(장애인 통행로)라고 큰소리로 대답합니다. 두 개의 계단으로 되어 있던 입구의 층계를 시멘트로 메워 휠체어가 드나들 수 있도록 장애인 전용 출입통로를 만들어 놓은 것을 대뜸 쉽게 알아차리지를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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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인즉슨, 7학년에 새로 입학하는 학생 중에 155cm정도키에 몸무게가 200파운드나 나가는 비정상적 체형을 지닌 지체 부자유 여학생이 한 명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학교에서 부랴 부랴 이 여학생이 훨체어를 타고 자유롭게 학교 건물을 출입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장애인용 통로를 만들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 개학 첫날 복도에서 마주친 이 여학생은 두꺼운 안경에, 모터로 작동되는 특수 제작 자동훨체어 의자에 비만한 몸을 겨우 싣고 다니는 흑인여성이었습니다. 이 여학생 하나를 위해서 장애인 전용 통로를 만든 사실도 놀라운데, 이학생의 하루 일과를 돕고자 아예 전문교사하나가 새로 부임해 와 온종일 이 학생의 일거수일투족을, 심지어는 화장실까지 쫓아다니면서 일일이 거드는 것을 보면서 한마디로 벌어진 입을 닫을 수가 없었습니다.
거기에다가 이 학생이 1,2층을 자유롭게 오르락 내리락할수 있도록 엘리베이터 열쇠를 아예 이 학생을 위해 복사를 해서 주고, 학생에게 알맞은 특별 개인 프로그램을 짜서 최대한 학생이 편안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모습은 과연 미국학교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교차원에서 이렇게 장애가 있는 학생을 신경 쓰고 구석구석까지 배려하는 모습에 다른 학생들도 저와 같이 압도를(?)당한 건지 도대체 이 정상적인 구석을 찾아보기 힘든 흑인 여학생을 놀리거나 비웃는 아이들을 도무지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놀리는 건 고사하고 오히려 시간이 바뀔 때마다 다음 교실까지 이 여학생의 책가방을 들어준다든지, 점심때에 이 학생에 점심을 받아다 준다든지, 서로 돕겠다고 나섭니다. 심지어는 이 학생이 학생회 선거에 부회장 후보로 나섰는데, 학교 구석구석 벽에 홍보 벽보를 붙이고 다니며 선거운동까지 발벗고 나서서 뛰어주기까지 합니다.
결국, 선거에서 떨어지긴 했지만, 괜히 장애인 후보를 돕느라 시간 낭비했다고 투덜거리는 아이들은 한 명도 없습니다. 학교라는 큰 사회가 넓은 가슴으로 장애를 겪는 학생들을 품고 돌보니, 그 넓은 사회에 소속되어 있는 구성원인 학생들 개개인 또는 당연히 장애가 있는 친구들을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고 따뜻한 가슴으로 함께 품고 살아가는 실로 아름다운 모습이라 아니할 수 없었습니다.
오래 전 한국을 방문했을 때 버스를 기다리며, 택시를 기다리며 몇 번씩이나 장애인 태우기를 재수없다며 씩씩대던 매정한 어느 버스 운전사 아저씨의 얼굴이 눈앞에 선하게, 가슴 아프게 떠오르곤합니다.
이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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