ㅎㅎ 며칠 전 뉴스에성 한 강 작가의 맨부커상 수상소식을 들었어요 ㅎㅎ
그래도 읽고있는 책의 작가가 대단한 상을 받았구나 싶어 반갑기도 했구요...
어제 소년이 온다를 완독했습니다...
첫장을 읽으며 5.18 이야기라는 것을 알고 덮어 두었어요...
지금은 광주에 살고 있지만, 당시 저는 광주에 거주하지는 않았고, 초3 어린 나이라 정확한 상황은 몰랐지요..
뭐, 언론에서도 폭도, 빨갱이, 이런 원색적인 단어들로 채워졌던 기억이 어렴풋이 납니다...
그러다 일이 터지고, 휴교령이 내려지고, 아이들은 학교 안가서 좋다고만 할 때...
어른들에게서 느껴지는 긴장감을 저도 조금은 감지할 수 있었네요...
당시의 가장 잊지 못할 기억은...
어느 날 밤... 아빠는 술에 취해 들어오셔서는 광주에 가봐야 겠다고 하시고...엄마는 차도 안다닌다는데 어딜 가냐며 말리시고... 두분은 한참을 실갱이 끝에 아빠는 잠이 드시고...
쥐죽은 듯 고요한 밖에서는 멀리선갈 부터 노랫소리가 점점 가까워져 오고... 엄마는 갑자기 저희 3남매에게 옷을 입히시고, 간단한 짐을 꾸리셨어요... 뭔 일이냐고 물으니 피난 갈 수도 있다며...
저희 집은 당시 MB* 방송국 근처에 있었는데... 멀리서 들리던 노랫소리가 점점 가까워 오더니, 버스를 탄 한 무리의 사람들이 차창 밖으로 몸을 내밀어 버스를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며 방송국을 향해 가더군요...
그 사람들 중 일부의 손에는 총이 들려 있던 기억이 납니다... 동생들은 지쳐 잠이 들고, 밤새 창문을 통해 밖을 내다보시는 엄마 옆에서 저도 밤새 같이 두려움에 떨었던 기억이 납니다...
6.25를 어릴 적 겪었던 엄마는 아마도 그날의 기억이 전쟁에 버금가는 상황이라 판단하셨던거 같아요...
그 날 아빠가 광주로 향하셨더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상상만으로도 끔직함을 알았던 것은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입니다...
당실 카톨릭 회관에서 5.18 사진전이 있었고, 친구들과 몰래 갔더랬어요... 그리고 알았죠...
소년이 온다에 나오는 표현들, 상황들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그날의 충격과 공포, 사진들 속의 장면들이 너무나 충격적이어서 나오서 한참을 헛구역질로 그리고 뒤이어진 눈물과 울음을 참아내려 애쓰던 기억이...
어른이 되가면서... 진실을 조금씩 알아갈수록... 당시의 광주시민들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같은 상황이 온다면... 나는 어땠을까 하는 생각에...
꽃다운 어린 학생들의 주검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진들 앞에... 사진 만으로도 사지가 떨렸던 기억이...
그 현실을 겪어낸 사람들이... 무거운 멍에처럼 가슴속에 남아있나 봅니다...
소년이 온다는... 당시의 상황을 사실적 인물을 기반으로 작가의 고뇌로 씌여진거 같아요...
아프지만, 읽어냈다는 생각입니다...
5.18에 대해 정확히 모르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다소 거북할 수도,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는 5.18에 대한 진실이 아직도 정확히 교육되지 않아서라는 씁쓸한 생각도 듭니다...
그 당시 젊은 학생들이 36년이 지난 지금... 386세대라는 이름으로 우리 사회에 자리하는 사람들일 겁니다...
그들이 당시의 정신을 잃지 않았으면, 기득권으로서 자리하지 않아주었으면 하는 작은 바램도 느끼게 합니다..
P95
그녀는 인간을 믿지 않았다. 어떤 표정, 어떤 진실, 어떤 유려한 문장도 완전하게 신뢰하지 않았다.
오로지 끈질긴 의심과 차가운 질문들 속에 살아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어쩌면 작가의 생각이 아닐까 하는 짐작을 해보며, 그녀의 다음 책으로 이번에 맨부커 수상작 채식주의자를 읽어봐야 겠어요...
찬란한 봄이지만, 어딘지 모를 서늘함을 느끼는 5월입니다... 아름답지만, 아직은 우리에게 아픈 계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