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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컨텐츠

옹졸한 아버지

  • 비투스
  • |
  • 2016-05-20
17

 

 

[남편이 아들의 대학 졸업식에 다녀오고 쓴 글입니다.]

 

옹졸한 아버지... 

남자들에게 아들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저는 권위적이고 보수적인 아버지밑에서 자랐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들에게만은 친구처럼 편안하게 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듯이 성숙하기위해선 시행착오를 거치며 단단히 굳히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과정을 인내하며 기다려주는 것이 아버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전 그렇지 못했습니다.

좀 기대가 컷던 탓인가요.

아니면 권위적이고 보수적인 아버지에 대한 반항이 내면화되어 자신도 모르게 아들에게 표현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제 큰애의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만감이 교차하더군요.

큰애는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많이 놀았습니다.

지금은 웃으면서 말하지만 그때는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을 속으로 삭혔던 기억이 납니다.

초등학교 중학교의 다람쥐 챗바퀴생활에 대한 반항인지 고등학교 들어가서는 자유로운 영혼이 되더군요..

저는 애써 외면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부딪치지 않으려 아들을 피해다녔던 것이 오히려 지금 생각하면 비겁한 행동이였던 것 같습니다.

남자대 남자로  대하지 못했습니다. 따듯한 마음으로 어깨를 두드려 주지 못했습니다.

빠듯이 지방대에 들어갔을때도 쿨하고 당당하게 "그래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하면 된다"라고 힘과 용기를 주지 못했습니다.

대학 생활을 술과 방탕으로 지내다가 무언가에 홀린듯 3사관에 편입하겠다고 했을때에도 치기어린 반항으로 밖에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저는 아들이 자유로운 영혼임을 알기에 항상 각오하고 있었습니다.

언제든 힘든 훈련과 틀에 밖힌 딱딱함에서 뛰쳐나올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2년을 마음졸이며 살았습니다.

어제 졸업식을 마치고 고생했다라는 말을 건넸습니다.

"아빠에게 남자로서 당당해지고 싶어서 끝까지 참았어"라고 대답하더군요.

가슴에 뜨거운 것이 훅하고 올라오더군요.

언젠가 제자리로 돌아올것을 왜 그리 마음조리며 다급하게 대했는지 모르겠습니다.

 

3월 임관식에 참석해서는 아버지가 아닌  남자로서 축하해 주고 싶습니다.

군에 입대하는 딸처럼 키운 둘째에게도 이제는 딸이아닌 남자로 대해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들은 아버지에게  "남자'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존재인것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6년 2월 아들의 졸업식에 다녀와서...)

 

 

 

 

 

        

 

추천
  •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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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얀수선화
  • |
  • 2016-05-26 17:33
답댓글

마음이 따뜻해지는 아버지의 글입니다.비투스님 처럼 아버지도 글을 잘쓰시는것같애요

아드님 졸업 추카드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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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리친구
  • |
  • 2016-05-25 21:57
답댓글

오랫만에, 몇년만에 와서 읽어도

비투스님의 글은 역시~~~좋아요.

처음 보는 남편분의 글도 그렇구요.

엄마는 알 수 없는 남자 대 남자,,,그 마음이 따뜻하게 전해집니다.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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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투스
  • |
  • 2016-05-26 12:52
아! 너무 행복하네요.
오리친구면 혹시 백조인가요?
백조님~~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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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oneko
  • |
  • 2016-05-24 10:39
답댓글
댓글을 보니 남편은 모르신다...!
정말 큰일 치신거 아니에요?
워쩐지 이런 속마음을 글로 드러내는 것이 쉽지 않았을거란 생각이
들었는데....

짠하고 아려서 읽는 제가 한없이 가벼워 보이네요.
집에 있는 가족들 생각도 나고....

비투스님은 수필을 한사발 내셔야합니다.
막걸리랑 와인이랑 적절히 오며가며 진득한 느낌의 수필.
책으로 나왔으면 좋겠어요.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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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투스
  • |
  • 2016-05-24 11:25
ㅎㅎ 이 글은 이사람의 가슴 속 같아서요.
아마 여기에 옮겨놓은 것을 알면 좋아할것입니다.
제가 쑥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는 사람이니까요.
여기에 쓰는 글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를 아니까요.
ㅎㅎ 마지막 멘트 좋습니다.
저는 소주를 더 좋아합니다. ㅎㅎ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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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oneko
  • |
  • 2016-05-24 12:19
아항....저는 불고구마과라 가벼이 맥주한잔....
소주잔을 기울이는 모습도 왠지 운치있지 않으실까 싶습니다.
몰래 일기장 훔쳐본 기분...그럼 더 만끽하겠습니다. ^^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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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투스
  • |
  • 2016-05-25 10:07
저는 술을 어른께 못배운 탓에, 전혀 멋스럽거나 운치가 없네요.
그냥 .... 뭐....
개눈감추듯...ㅎㅎ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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