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아들의 대학 졸업식에 다녀오고 쓴 글입니다.]
옹졸한 아버지...
남자들에게 아들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저는 권위적이고 보수적인 아버지밑에서 자랐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들에게만은 친구처럼 편안하게 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듯이 성숙하기위해선 시행착오를 거치며 단단히 굳히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과정을 인내하며 기다려주는 것이 아버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전 그렇지 못했습니다.
좀 기대가 컷던 탓인가요.
아니면 권위적이고 보수적인 아버지에 대한 반항이 내면화되어 자신도 모르게 아들에게 표현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제 큰애의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만감이 교차하더군요.
큰애는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많이 놀았습니다.
지금은 웃으면서 말하지만 그때는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을 속으로 삭혔던 기억이 납니다.
초등학교 중학교의 다람쥐 챗바퀴생활에 대한 반항인지 고등학교 들어가서는 자유로운 영혼이 되더군요..
저는 애써 외면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부딪치지 않으려 아들을 피해다녔던 것이 오히려 지금 생각하면 비겁한 행동이였던 것 같습니다.
남자대 남자로 대하지 못했습니다. 따듯한 마음으로 어깨를 두드려 주지 못했습니다.
빠듯이 지방대에 들어갔을때도 쿨하고 당당하게 "그래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하면 된다"라고 힘과 용기를 주지 못했습니다.
대학 생활을 술과 방탕으로 지내다가 무언가에 홀린듯 3사관에 편입하겠다고 했을때에도 치기어린 반항으로 밖에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저는 아들이 자유로운 영혼임을 알기에 항상 각오하고 있었습니다.
언제든 힘든 훈련과 틀에 밖힌 딱딱함에서 뛰쳐나올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2년을 마음졸이며 살았습니다.
어제 졸업식을 마치고 고생했다라는 말을 건넸습니다.
"아빠에게 남자로서 당당해지고 싶어서 끝까지 참았어"라고 대답하더군요.
가슴에 뜨거운 것이 훅하고 올라오더군요.
언젠가 제자리로 돌아올것을 왜 그리 마음조리며 다급하게 대했는지 모르겠습니다.
3월 임관식에 참석해서는 아버지가 아닌 남자로서 축하해 주고 싶습니다.
군에 입대하는 딸처럼 키운 둘째에게도 이제는 딸이아닌 남자로 대해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들은 아버지에게 "남자'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존재인것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6년 2월 아들의 졸업식에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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