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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컨텐츠

"이제 됐다."

  • 비투스
  • |
  • 2016-04-20
22

엄마, 훈련소에 아빠랑 엄마랑 모두 함께 가요.

그러자.

 

참 좋은 날이었습니다.

뭐하나 부족한 것 없이 다 좋았습니다.

손수건을 두 장이나 가져갔지만 내내 웃었습니다.

큰애 입소 때와 마찬가지로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승지가 운동장으로 가기 직전에 이런 말을 했어요.

이제 진짜 엄마랑 떨어져서 기쁘다고!

이 말을 들으면 서운해야 맞겠지만 짧은 순간에 벅찬 것이 올라옵니다.

정말.

이제 진짜 나랑 떨어지는구나!

등짝에서 들러붙어 다섯 살에도 업고 다니던 기억이 납니다.

그 후에도 우리는 몸 뿐 만아니라 마음도 붙어있었답니다.

제가 오죽하면 썀모자라고 붙였을까요?

이제 진짜 나와는 분리되는구나.

‘이제 됐다.’

제가 이 아이를 키우면서 이 말이 몇 번 나왔을까?

하나하나 스스로 하는 일이 참 느렸습니다.

일단 시동이 걸리고 나면 하루에 일 년 어치 성장을 하더랍니다.

아무 걱정 안했습니다.

일 년에 하루씩 성장할 때도 아무걱정 안했답니다.

내 속에서 나오는 이 소리 ‘이제 됐다.’

그 소리는 심장을 조용하게도 펄떡이게도 했으니까요.

 

입소하는 아이들 천육백명이 부모로부터 빠져나가

운동장에 모이는 모습이 꼭 초등학교 입학식 때 같았습니다.

그 많은 아이들 중에 멀리서도 아들이 보입니다.

입고 있는 옷이 각각이니 찾기는 쉽더군요.

부모님께 큰 절을 올리는 대목에서 승지이름을 크게 불렀습니다.

어디선가 또 다른 이름을 부르는 소리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기 시작합니다.

엄마들이 웁니다.

저를 알아보고 정말이지 멋쩍게 손을 한번 슬쩍 올리고 내리더군요.

승지답게!!!!

융통성 없고 곧이곧대로 규칙에 따르는 아이!

엄마가 부르는 소리에는 마음이 먼저라~

그러기에 손 한번 슬쩍 올리는 일이 얼마나 큰 표현인지...

몇 년 전에, 산 정상(430m)에서 학교를 향하여 이름을 불렀지요.

기숙사에 가서 엄마가 불렀는데 들었냐고 물었더니

‘승지야 사랑해!’라고 분명하게 들었다고 했지요.

저는 이름만 불렀는데 들리는 쪽은 속마음까지 전해졌나 봅니다.

 

아이들은 더 이상 모습이 보이지 않음에도

텅 빈 운동장을 바라봅니다.

저는

내려오는 내내 차안에서 잤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잠을 청하는 사람처럼.

마이산휴게소에서 차가 멈출 때까지 푹 잤습니다.

마이산이 손에 잡힐 듯 펼쳐진 풍경~

아~

참 좋다!

뭔가 내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일을 해낸 것처럼 뿌듯함이 느껴졌습니다.

 

 

추천
  • 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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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찬비2
  • |
  • 2016-05-09 13:45
답댓글

첫줄만 읽어도 군대 보내는 엄마 마음이 느껴져요.

사진을 보니 더더욱 아련하네요.

모든 군인들 무사히 군 생활 잘 하길 바랍니다.

모두 우리의 아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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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투스
  • |
  • 2016-05-11 17:08
그렇게 많은 군인들 ...
해마다 한번도 아니고 몇번을 뽑는다고해요.
거기서 탈락되는 아들들도 있어요. ㅠ
아들들 무탈하게 잘 마치기를 저도함께 기도합니다.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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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생아님
  • |
  • 2016-04-27 20:07
답댓글

울었다는 것 보다 더 뭉클 합니다

장가 보낼때는 어떤 맘일 건쥐....

중2 울 아들.. 해맑게 웃고 있는데...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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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투스
  • |
  • 2016-05-11 17:04
저보고 다들 독하다고 했어요.
특히 남편이요. ㅋ
남자들의 세계를 본것 같아요.
남자들이 울었어요.
큰애때는 아예 엉엉 울더군요.
장가보낼때는 어떠한지 저도 궁금하네요.
시간이 지나서 그 때가 되면 알려드릴게요.^^
해맑은 아드님과 행복하게 지내세요.^^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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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몬레이드
  • |
  • 2016-04-24 15:12
답댓글

돌아오실때 저 산과 하늘을 바라 보는 마음이 평안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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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투스
  • |
  • 2016-05-11 17:12
맞아요. 마이산 휴게소에서 마이산이 손에 잡힐듯 보였어요.
뭔가 소원하던게 이루어진것 같은 느낌으로 바라봤어요. ^^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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