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시골에 살아요~ ^^
그래서 계절의 바뀜을 도시에서보다는 온몸으로 느끼고 있지요.
부지런한 어르신들은 3월 초부터, 쉬엄쉬엄 밭에 나오셔서 땅을 뒤엎으셨어요. 겨울 동안 얼어있던 땅속의 흙들에게 새로운 공기를 함께 섞어주시지요. 마을 회관에는 비료포대가 어마어마하게 쌓입니다.
3월 중순이면, 마을 회관 앞의 비료포대는 각자의 밭이랑 위로 띄엄 띄엄 놓여졌고,
거의 대부분의 밭은 지난 주에 퇴비와 비료를 섞어 밭 만들기를 마칩니다.
"청명"을 기점으로 파종을 시작할 겁니다.
차를 타고 가다보면, 어르신들께서 이른 아침에 나와 이미 밭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시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시골에서는 해뜨는 시간이 하루의 시작이거든요. ^^
저희도 시골에 이사온 그 다음해에 마당에 조그마한 텃밭을 만들었어요.
도시농부 강좌도 6개월 다니면서 텃밭에 공을 들였죠. 책을 사서 수시로 읽고 공부했구요.
그런데....10평 남짓 텃밭도...쉬운게 아니었어요.
옆 밭의 할머니는 이른 새벽에 잠시 나왔다가 들어가시는데도
그 밭의 농작물들은 튼실하게 잘 자라는데
저의 밭은 책에서 인터넷에서 알려주는데로 따라하는데도
시원치 않았어요.
1년을 해보니, 농사는 사람이 짓는 것이 아니라 하늘이, 또 자연이 짓는 것이구나를 깨달았어요. 수돗물로 받아다가 흡족하게 물주는 것보다도 비 한번 흠뻑 맞는 것이 농작물에게는 생명물이었어요.
그런데....1년 하고는 잠정 휴업하고 있어요. 진득하니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하고
때 맞춰 파종하고, 김매기 하고...벌레 잡아주고...해야 하는데...
점점 꾀가 생기니...
어르신들처럼 부지런해야 하고, 3년 정도는 욕심없이 자연에 맡기는 시간이 필요한데...
아직 그런 인내가 부족한 듯해요...부지런하지도 못하고...
아파트 베란다에서 화분 한번 키워보질 못했어요. 물을 얼마큼 줘야하는지는 도통 모르겠어서...
그런 제가 텃밭을 만들어보니...
아파트 베란다는 좀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겠구나 싶어요. 자연이 스스로 만들어주는 것들을 마음껏 누리지 못하고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꽃밭이나 조경이 뛰어난 정원은 아직 꿈도 못 꾸고 있어요.
그래도 확실한 것은....
손에 흙을 뭍히는 것.
아이들과 잠깐이라도 텃밭에 나가 농작물을 살피거나, 잡초를 뽑아내는 것,
흙과 풀과 작물을 통해 노동하는 것.
그래서 땀을 흘리는 것.
거창한 삶의 변화를 일으키지는 않더라도
확실히 마음을 보듬어주는 경험을 많이 하게 되었어요. ^^
볼트는 직접 밭 일 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아요. 흙 뭍히는 것도 싫어하고...
그래도 텃밭이 있다는 것(아니, 있었다는 것!^^), 농작물을 수확한다는 것에는
뿌듯해하는 것 같아요.
올해는... 제 몸 부터 추스르고....
내년에... 다시 해볼까...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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