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정보 좀 얻으려고 인터넷 뒤지다가 우연치 않게 한 학교 학생의 블로그로 들어가게 되었어요.
그리고 본의 아니게 유서를 읽게 되었네요.
장난은 아닌 것 같고
스크롤을 빠르게 내려보니 최근 글은 몽땅 다 자살, 죽음, 우울증..
유서 올린 날짜를 보니 그저께 저녁이더라구요. 댓글도 없고.
제가 아는 것은 그 학생 학교와 동아리.(유서에 써 있더라구요)
잠시 망설였어요.
어떻게 하지?
오늘 개학 아닌가?
자살했으면 뉴스에 나왔겠지?
유서 쓰고 몇 일 있다가 죽기도 하나?
친구들이 이 글을 보고 말렸겠지?
그러다가 그냥 그 학교로 전화했어요.
아닐수도 있지만,,
만에 하나 정말일수도 있는 거니까..
교무실 번호로 전화를 걸었는데 젊은 남자 선생님이 너무 당황을 하시더라구요.
학생이 누군지는 모르겠고 그 학교 학생이고 무슨 무슨 동아리 부장이라고 써있다.
블로그 주소 알려드렸어요.
아무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에효...
전화 끊고 블로그 쭉 읽어보니 우울증. 불면증이 심한 것 같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가서는 멀쩡히 온갖 동아리 활동 하면서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한 것 같구요.
글을 무척이나 잘 쓰던데...
혹시나 이것이 소설이 아닐까?? 도 의심이 됩니다.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네요.
만나면..
글을 써보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어요.
너무 예쁘고, 찬란한 나이인데 말이에요.
마음이...
심난하네요....
추가:
다행히 어제 아무 일도 없었던 것 같아요.
좀전에 그 학생 담임선생님이 전화를 하셨네요.
학생 상태를 알려주려고 하신 것이 아니라..
조금 황당했는데...
어떻게 알고 그 블로그에 들어갔는지 그 아이 부모가 궁금해 한다는 거에요.
아닐 수도 있지만 순간적으로 든 생각은
누군가 알게 된 것이 두려웠을까?? 였어요.
아이는 공공연하게 누구나 볼 수 있는 블로그에 자신이 어느학교에 다니며 무슨 동아리 부장이란 것까지 다 써놓았는데 어떻게 알게 되어 신고를 했는지가 궁금했을까요?
그리고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굳이 저에게 전화를 해야했을까요?
어떤 웹툰을 보았는데,
작가가 자살의 충동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 만화였다고 하더라구요.
자기가 죽는 것은 괜찮은데 그 만화 다음편을 볼 수 없어서 못 죽었다고..
어쩌면 삶을 이어나가는 것은 아주 사소한 것일 수도 있는데...
그 학생의 부모님이 아이에게 온전히 집중하고 들어주고 함께 시간을 보내주면 좋겠어요.
그 부모 맘도 맘이 아니겠다 싶어서 오늘도 맘이 무겁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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