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님이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정말 후회되는 것이 있어요.
큰 아이 초1 때 저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다른 나라로 여행을 떠나보았답니다.
남편 연수차 간 것이라 처음이었지만 두 달이라는 긴 시간동안 미국에 머물렀었어요.
그 때,,
아마도 저는 제 2의 인생이 시작되는 경험을 했던 것 같습니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지평선이 보이는, "와, 하늘 좀 봐!"라는 말을 가장 많이 했을 정도로
조물주가 만든 하늘이라는 것을 온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내가 사는 세상이 아닌 반대편의 땅에서도 어색하지 않게 내가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알게 모르게 용기도 주고, 위로도 주고,
코딱지만한 나라에서 코딱지만한게 살아가는 건 땅이 작아서가 아니라
생각이 작아서라는 걸 처음 느꼈죠.
운전을 하다가 갑자기 솓구쳐 오르는 눈물에 당황스러웠던 적도 있습니다.
그 때, 우리 엄마 아빠에게도 지구 반대편을 보여드리고 싶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늘 마음으로 생각만 하였을 뿐, 적극적인 실천을 하지 못했어요.
물론 부모님은 친구분들과 동남아 여행도 다녀오시고
오빠가 살고 있는 태국도 다녀오셨지만
이상하게 지구 반대편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었죠.
지금은 장시간 비행은 커녕 여행지에서 몇 시간 돌아다니시기가 어려우세요.
그래서 참 안타까워요. 이제는 돈이 없어서도 아니고, 시간이 없어서도 아닌데
건강 때문에 못 간다는 것이 슬프네요.
부러움에, 저 책을 집어 들었어요.
30살 아들이 평생 가게 일을 하며 어디 가보지도 못한 60살 엄마에게
환갑 선물로 세계여행을 제안한겁니다.
물론 호화여행이 아닌, 젊은이들도 하기 힘든 배낭여행을,
그것도 단기간이 아닌 거의 1년 동안 말이죠.
아시아를 시작으로 유럽까지 넘어가는데 저 책은 1권, 아시아편입니다.
그저 장사하며 아이들 키우는 것만이 전부인 줄만 알고 살았던 엄마가,
외국에 가서 혼란스러워하고 무서워하고 아프지나 않을까 걱정했던 엄마가
너무나 씩씩하고 신나게, 제 2의 인생을 만난 것처럼 세상을 받아들이는 모습에
읽는 내내 마음이 흐믓하면서도 시렸어요.
여행 하는 동안 만나는 다른 여행자들이 모두들 깜짝 놀라며 "엄마랑?" "세계 일주를?" 하며 놀라는 것도 그리 이상한 게 아니죠.
하지만 저자의 엄마는 아들과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죽을 때까지 나눌 이야기가 넘쳐날
행복한 경험을 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가 없을 거에요.
읽는 내내 부럽다.. 부럽다.. 그랬어요..
그리고 큰 딸에게 말했습니다.
"너 30 살 되면 엄마 데리고 여행 가주라."
아직 세상 물정 모르는 딸은 흔쾌히 그러겠노라 대답합니다.
"물론, 엄마가 여행을 갈 수 있을만큼 그 때까지 건강해야만 가능한 일이지만..." 했더니
슬프게 왜 그러냐며... 퉁을 주네요.
할머니, 할아버지 모시고 여행가고 싶었는데 지금 그럴 수가 없잖아... 했습니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인데 큰 딸이 반납하지 말라고 하네요.
자기도 읽을 거라고..
이상하게.. 책을 집어든 순간부터 다 읽어 내릴 때까지
비투스님이 생각났어요.
비투스님이 이 분이었으면 좋겠다.
아니, 이 분이 비투스님이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 ^^
모든 것이 준비되고, 완벽하게 갖추어지고 나서 시작할 필요가 있을까요?
저자와 엄마는 말 그대로 '일단' 가고 보자! 하여 떠났고
아슬아슬 스릴있게 그러나 온전하게 돌아왔습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아직은 준비가 덜 된 것 같더라도.,
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으니 일단 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
그런 생각이 드네요.
이상.. 오래간만에 책 소개였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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