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교환학생 일정을 마치고 캐나다에서 돌아오는 날,
저는 공항으로 마중나간 가족을 기다리느라 아주 늦은 시간까지 가게에서 기다렸어요.
새벽한시 넘어서는 손님은 없었지만 3시쯤이면 도착한다고 해서
이런 날처럼 거저 주어지는 시간은 나 자신을 마주하며 생각에 사로잡혀보는 것도
좋을듯하여 기다리는데, 오살라게 춥더군요.
드디어 가게에 들어서는 아들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넉 달 넘게 자란 갈기와 삐쩍 마른 모습은 굶주린 늑대와 같았어요.
홈스테이 개가 얼굴을 쓰윽 핥아주었다면서 개랑 얼마나 사이가 좋았으면
온통 개 냄새가 풀풀 났어요.
집에 들어가자마자 굶주린 늑대는 우걱우걱 김치찌개와 밥 한 그릇을 다 먹어치우고
돌덩이처럼 무거운 여행 가방에서 조심스럽게 무언가를 꺼내는데,
컴퓨터 본체와 모니터! 캐나다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때 구입한 거랍니다.
옷을 방패삼아 안전하게 가져온 것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어요.
이어서 할로윈데이와 크리스마스때 받은 과자 부스러기가 쏟아져 나옵니다.
아들답다!
공부했던 대학 강의실에서는 학생들이 핸드폰을 만지는 것을 못 봤대요.
홈스테이 가족들은 틈나면 책을 본다고 해요.
주인아저씨가 직접 지은 집은 고급스럽게 멋스러웠고
아주머니도 미술을 가르치는 분이라 집안을 아름답고 안정감 있게 꾸며놓으셨대요.
내년 그러니까 올해에는 대학에서 공부를 하셔서 학점을 더 따실 거라고 하는군요.
여행이나 파티이야기 가족들이야기를 참 많이 했어요.
학교를 다녔나? 싶을 만큼 학교이야기는 안 해요. ㅋ
아주머니랑 시장가고, 쉬는 날에는 가족별장에 가서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고
결혼식 같은 가족 행사에 참석하고 개하고 놀은 게 대부분이어라~
특히 별장에서 아저씨가 수집하신 비디오테이프를 볼 때는
어린 시절이 떠오를 만큼 좋았대요.
말 그대로 가족 풍으로 교환학생을 마치고 돌아온 셈이어요.
좋은 가족이었으니 망정이지 방콕하다 올 뻔 알았지 뭐예요.
다행히 학점은 3학년 때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을 만큼 잘 나왔대요.
영어 듣기를 좋아해서 영어듣기로 뽕을 뽑은 결과치고는 좋았어요.
영어도 잘 들리고 영어로 말도 잘했다고 해요.
교환학생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 현지에서 필요한곳을 연결해 주는 곳과
인터넷으로 검색하여 도움을 받았어요.
성격이 활발하지 못하여 걱정하는 메일을 보냈는데 나중에 온 답장에는
유머러스하고 말도 매우 잘해서 오히려 놀랐다고 하더군요.
아들이 사온 컴퓨터 모니터로 영화 ‘인턴‘을 봤어요.
자막 없이 보면서 가끔 뭐라고 하는지 물어보면 다 말해줘요.
예전에는 자막을 없애려고 용을 썼는데 이제는 없는 것이 자연스럽다니!
요즘은, 한두 달 후면 군대에 가게 될 아들과 하루하루 깊은 우정을 쌓고 있답니다. ^^

[개랑 이런사이]

[개의 자유]

[주인아저씨의 자유]

아들을 바라보는 주인아주머니!
저는 이 사진 한장을 보며 주인아주머니가 어떤 분인지 짐작할수있었습니다.
아들을 바라보는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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