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요즘 방황 중입니다.
집구석에서 속 썩이는 사람이 된 것 같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래도 내 할일은 누구에게도 양보하지 않고 해냅니다.
한사람 밥 주는 일요.
우리 집 김치냉장고에는 한 남자가 일주일은 먹을 찌개가 그릇마다 퍼있습니다.
종류별로 남자가 다 좋아하는 것들입니다.
하루 날 잡아 정성껏 준비해놓고 제 손으로 손수 번갈아가며 주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쟤 손으로 손수 번갈아가며 꺼내 먹을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해봅니다.
11월에 서울 간다고 했을 때 남자는 눈을 부라렸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리운님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용기를 많이 낸 자리인 만큼 최대한 비투스 답게 굴려고 했었는데
처음 본 님과 두어 번 본 님이 너무 편안하여 나를 다 보여주게 되더군요.
방황의 티를 팍팍 내고 와서 후회스러움에 자리에 눕고 말았습니다.
며칠 후 12월에 송년회를 한다는 공지가 뜨더군요.
명단에 익숙한 이름을 보고 정신이 번쩍 나 벌떡 일어났습니다.
‘그래! 또 서울 가자!’
남자에게 서울에 다녀와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또 눈을 이상하게 뜹니다.
이제는 어떻게 눈을 뜬들 사랑스럽게 바라볼 수 있는 지혜가 생겼습니다.
그윽하게 내리 깔면서...ㅋ
송년회 전날에 익산에는 눈이 참 쓰리게 내렸습니다.
걱정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버스바퀴가 미끄러져서 꼬랑에 박아버리면 어떡하지?
어떤 상황이라도 굴하지 않고 담담하게 마음먹은 준비를 하였습니다.
머리 구르뽕을 하루 점드락 말고 가게를 봤습니다.
머리가 욱신거리는 고통을 참아내며 나의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으리라!!!
새벽에 실눈을 뜨고 밖을 내다보니 눈도 안 오고 쌓이지도 않았습니다.
아~~ 다행이다.
새벽 일곱시이십분 버스를 타고 서울을 향했습니다.
차창에 비춰드는 햇살이 행복하지? 라고 속삭이네요.
응. 행.복.해.
벨님이 터미널에서 해매고 있는 저를 찾아냈습니다.
헐~ 어찌 아셨는지 머리웨이브가 쩐다고 칭찬하십니다. (머슥 머슥)
약속 장소에 도착하여 앤님과 벨님께 약속을 받았습니다.
나를 혼자 두지 말아줘!
몇 번 밖에 본적이 없지만 이들을 어느새 믿게 되어버렸네요.
마음을 살펴주고 사소한 말에도 깊이 새겨주는 이런 우정을 무어라 말해야할까요?
유게 초게를 바라보는 노게의 마음은 모든 것이 신기했습니다.
아이에게 읽어주는 책을 단계별로 구분하는 것도
발달단계별로 체계적이게 실행하는 방법이 낮 설고 어려워보였습니다.
그냥 아이가 관심 갖는 것을 단계 없이 무지막지하게 주었던 저와는 달랐습니다.
역시 달라! 역시 똑똑해!
한사람 한사람을 모두 느끼면서 말하는 앤님의 깊이와
유아에서부터 입시까지 교육 분야를 총망라한 벨님의 강의가
어린엄마들의 마음에 스며드는 것이 보였습니다.
자신이 아는 것을 다 내어주려는 그녀들이 아름다웠습니다.
저에게 발언 기회를 주는 깊은 배려에 보답하고 싶었지만...
터미널까지 저를 배웅해주는 벨님에게 한마디 했습니다.
‘말 참 잘하더라!’
나는 말할 때 많이 버벅거리고 뭐라했는지도 잘 모르겠어.
이 친구가 말하길
‘그렇다면서 할 소리는 다 하대!’
헤헤
쑥 송년회 그곳에는
어린 영혼을 지켜내기 위해 스스로 빛을 내는 강한 엄마들이 있었습니다.
가진 지혜를 모두 내어주는 너른 마음도 있었습니다.
어린 영혼을 지켜주는 그녀들의 행진에 박수를 보냅니다.
초창기 초등게시판까지만 있던 쑥쑥은
6년 후인 2007년에 중등게시판 방이 새로 생겼지요.
그러고 몇 년 후에 중고등게시판으로 이름을 바꾼 이유를 아시는지요?
아이가 중.고등이 되어도 머물 수 있는 곳이 되기 위하여 그런 겁니다.
지나간 선배 맘님과 우리들이 함께 일궈낸 일이지요.
결코 거기에서 멈추지 말아야지요.
평생 친구로 삼을 곳이 될지 누가 압니까?
평생 친구가 생길지 누가 압니까?
쑥에 끝발 있는 분이 송년회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지요.
‘쑥의 본래의 순수성을 지켜드릴 것이니 원하는 데로 마음껏 이용하라고요.’
이 말씀은 점심메뉴로 나온 새우보다 더 맛있었습니다. ^^
마음이 하도 답답하여 숨 쉬려고 서울에 갔다가 마음의 빚을 지고 왔습니다.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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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4 tin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