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미륵산 아침풍경이구나!
땅콩언니네 김장하는 날에 밥 당번 하러 가는 중에 차에서 찍은 거예요.
9시 반에 도착했는데 벌써 김치를 반이나 비볐더군요.
이미 수육을 삶아 들면서들 제 손에 들린 막걸리와 맥주를 보자 기뻐들 하셨어요.
수줍게 저의 빈 김치 통을 살짝 밀어놓고 서둘러 주방으로 들어왔지요.
최첨단 주방! ㅋ
고무장갑 낄 사이 없이 손 빠르게 미리 준비해온 것들을 벌려놓고 끓이고 볶았지요.
밖에서 김치랑 수육이랑 저 먹으라고 주방으로 갖다 주십니다.
밥도 안 먹고 와서 볼따구 터지게 밀어 넣었지요.
여유부리며 준비하고 있는데 열한시도 안 되어 김장이 다 끝나버렸대요
헉! 서둘러~
하나둘씩 김장 팀이 부엌으로 들어오시며 새댁 이건 뭐여? 새댁 저건 뭐여?
네! 육수예요. 네! 소고기예요. 네! 아구 찌개예요.
그란디? 새댁은 누구여?
누군가 물으시는 소리를 듣고는 땅콩언니가 껴들면서 응! 내이쁜동생여!
저는 이 말이 은근 참 좋아요.
산에서도 땅콩 볶으면서 큰소리로 내이쁜동생여! 하세요.
딸랑거리지 않는 압력솥을 애타게 기다리는 동안 어찌어찌 상까지 다 차렸네요.
주방에 있는 저를 자꾸만 부르십니다.
새댁~ 얼릉 들어와~
네~~~ 누룽지 끓여서 들어갈게요.~~
누룽지를 두어 국자씩 돌리고 나서야 밥 당번 대충해낸 것 같아요.
막걸리 한 병 남은 것 뚜껑을 열고 언니 곁으로 갔어요.
울 언니! 농사짓느라 고생하셨어요. 저랑 건배해요!
응! 내이쁜동생이랑 한잔해야지!
무슨 고마운 게 그리도 많은지 고마워 고마워
언니네 김장 날이면 색깔도 크기도 다른 김치통과 사람이 와요.
산에 다니는 등산객이래요. 저처럼 말이죠.
김치 통마다 언니만의 정이 꾹꾹 눌러서 담겨요
작년과 같은 김치 통은 내 것만 있지만, 올해엔 새로운 사람과 통이 왔네요.
그 사람과 제가 깊은 인연이 될 것 같다고 생각 했어요.
김장이 끝난 다음날 언니가 전화했는데 저를 알게 해줘서 고맙다는 연락이 왔대요.
올해여름 언니는 당뇨합병증에 손가락이 곪아 잘라낼 정도여서 병원에 입원하셨어요.
얼마나 가슴이 조마조마 했는지 몰라요.
병원욕실에서 언니를 씻겨드리면서 발가락이 없는 발을 만지며 울음보가 터졌지요.
손가락마저 없어져서 언니는 죽을 거냐며 퍼대고 울던 생각이나요.
언니는 얼굴이 빨개져서 그때도 달뎅이 같은 미소를 지으셨지요.
한손은 주사바늘로 한손은 붕대가 감겨 있어 두 팔을 머리까지 올리시며
저를 물끄러미 보시며 ‘너에게 나를 다 맡겨버렸네!’ 하셨어요.
병원에서 나가라고 할 때까지 오래 치료를 받고 다 나으셨어요.
처음 언니를 봤을 때는 걸음걸이가 아슬아슬했는데 지금은 제법 잘 걸으세요.
기특한 울언니!
언니! 제 곁에서 오래오래 같이 살아줘요. 사랑해요.

(동네사시는 시아제님도 오셔서 식사하셨어요.)
언니네동네에서는 저는 새댁~~~~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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