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코멘트는 올렸었는데, 게시판에 글 올리기는 꽤 된 것 같네요.
잘들 지내셨는지요??^^;;;
다른 아이들이 중, 고,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는 많이 지켜보았어요.
중학교 때는 성적이 좋았는 데 고등학교에 올라가 점점 성적이 떨어지는 아이,
중학교 때 공부 잘 하더니 고등학교 때도 역시 잘 하던 아이,
고등학교 때 공부 잘 하더니 명문대 간 아이,
고등학교 때 공부 잘 했는 데 결국 재수해서 들어간 학교가 맘에 안 들던 아이...
명문대 나와 원하던 직업을 찾은 아이,
명문대를 나왔지만 직장을 못 구해서 방황하는 아이...
이 중에서 계속해서 잘 살아가는 아이는,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하는' 아이였습니다.
아이들이 참 다양하구나, 어느 시기도 끝은 아니구나, 길게 보아야겠다...는 것을 수학 '선생'으로서 느꼈습니다.
우리 아이가 막상 중학생이 되고보니, '중등 학부모'로서의 마음도 겸해서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초등학생 때는 초등생이니까 천천히 가자는 마음이 엄마로서 확고했습니다.
다양한 아이들을 통한 경험들이 저로 하여금 조급해 하지 말고 "여유를 가질 것"을 주문했으니까요.
그래도 중학생이 되면은 초등 보다는 아무래도 공부도 더 많이하고 그래야하지 않나 하는 마음이 있었어요..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중1이 제일 한가할 것 같더군요.
가장 한가할 때 이것저것 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아, 우리 아이는 지난 여름 방학에 2주일간 해외자원봉사를 다녀왔습니다.
나름 의도는 좋았다고 보는 데, 지역이....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나라 중 하나였어요.
마침 그 당시가 탈레반에 잡힌 분들이 하루하루 고통의 시간을 보낸 때라, 아이가 무사히 돌아올 때까지 정말 너무너무 초조했었습니다. 휴....
(공항에서, 이마에 점을 찍고 연두색 사리를 입고 룰루랄라 나타나는 딸 아이를 보는 순간, 얼마나 기가막히던지)
그 경험으로, 우리 아이가 얻은 것은, "능력이 있어야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 고작 그 곳 아이들과 놀아주는 일 외에는 없었다는 것이 넘 부끄러웠다구요.
힘이 더 세어져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때 다시 가겠다고 다짐...
하지만 이런 결심을 위해 목숨을 걸 필요는 없겠지요.
폭탄 테러가 난무하는 스릴도 있고 여러가지로 아이 자신으로서는 충분히 만족스러울 수 있지만, 절대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 또한 일종의 극성이었고, 부모의 지나친 욕심이었던 것 같아요.
암튼, 여름 방학을 그렇게 보내고, 2학기 예습을 전혀 안하고 개학을 하는 바람에 처음엔 애를 좀 먹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중학교 입학하기 바로 전부터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었는데, 여름 방학에는 그것도 쉬었었거든요.
그래서 오로지 학교 수업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온라인 학습은 주로 국어, 사회, 과학을 들었어요. 교재는 온라인 수업에서 하는 교재로 과목별로 1권씩 사용했구요.
시험 전에는 총정리 문제집 1권을 풀었습니다.
음악, 미술, 체육, 한문 등은 문제집도 얇아서 문제를 많이 풀 수가 없다며, 본인이 <예상 문제 노트>를 만들더군요.
잠잠하길래 시험 공부하나 싶어서 들여다보면 워드로 문제집을 만들고 있더라는...
본문 중에서 괄호를 넣는 문제도 만들고 서술형도 문제도 만들고 그러던데, 아이의 예상문제노트를 본 학교 선생님이 "정말 네가 만들었니?"라고 신기해 하셨다네요.
자기가 만든 문제 중에 미술이 적중률이 가장 높았다고 자화자찬을 하고...^^;;;
종합 학원 다니며 시험 대비하는 아이들이 비해 자기가 불리하다고 중얼중얼 거리면서도, 혼자 공부한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도 커 보입니다.
그렇게 2학기를 보내고, 이제 겨울 방학을 맞이했는데...
막상 지내고 보니, 예상했던 것 보다 중학교 때도 여유가 많이 있는 것 같아요.
대입까지는 아직 5년이 남아있고, 그 후로도 인생은 계속되니...
그래도 지난 여름 방학에 너무 예습을 안 했던 것을 반성하며 이번에는 주요과목의 1학기 예습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최소한 교과서라도 읽어보고 가야 덜 헤맬 것 같다구요.
수학은, 지금까지는 수업 전후에 간단히 그 수업에 대한 예습, 복습하는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8-가를 한 권이라도 풀고 가야겠다고 합니다. 2월말까지는 8-나도 한 권 풀어보겠다 하구요.
(학기 중에, 문제집 풀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학교 선생님께 가져가서 여쭙더군요. 다른 과목들도)
중1 초에, 다른 아이들이 정석 책 들고 다니는 것 보고는 좀 불안해 하는 것 같았는데,
1년을 보내고 나서니 별로 신경쓰지 않게 된 것 같아요.
그 아이들은 그 아이들의 스타일대로 공부하는 것이고 자기는 자기 스타일이 있다며, 자기 방식대로 천천히 하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직은 자기가 뭘 원하는 지 모르겠다며, 좀 더 찾아보아야겠대요.
자기가 필요하다 싶으면 서둘러 선행학습도 하고 그러지 않을까 합니다.
중학생의 학부모가 되고 보니, 생각했던 것 보다 담담하고...
제가 선생으로서 아이들의 중,고등부 학습을 지켜보던 것과 중, 고등학부모로서의 마음이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제가 다른 아이들의 학습과정을 보며 가졌던 신념(자기 주도적 학습이 가장 중요하다)대로,
우리 아이가 스스로 공부하는 자세로 한발 한발 나아간다면,...
인생은 길고....과정의 연속이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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