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1 첫 시험에 뒷목 잡을 각오를 하고 있었지만..
제 뒷목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상상도 하지 못할 점수에 화가 나는 것이 아니라 덜컥 걱정이 되었지요. 어설픈 점수였으면 화가 났을 거에요. 근데 회복하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점수를 받으니 정말 걱정이 되더라구요.
수학에 대한 공포나 좌절감.. 더구나 공부를 안 한 것이 아닌데 해도 안되는구나 포기하게 될까봐 겁이 났어요.
시험지를 보니 당황한 흔적이 시험지에 그대로 보입니다.
첫 수학 시험은 어려울거다. 시간이 모자랄거다. 하고 제가 겁을 너무 많이 주었는데
시험감독 선생님이 아이 자리에서 보기에 시계를 가리고 서셨답니다. 우선은 시간을 가늠할 수 없었기에 너무나 당황을 하였고 그래서 제 시간안에 풀지 못할까봐 1번 풀면 omr카드에 1번 답을 바로 체크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했고.. 손목 시계를 챙겨가지 못한 건 정말 큰 실수였습니다.
집에서는 그렇게 예쁘고 깔끔하게 노트에 풀이과정을 쓰던 아이인데 한 문제도 풀이과정을 꼼꼼하게 적은 문제가 없는 겁니다. 노트가 따로 없으니 빈 칸 사용을 어찌 해야 하는지 몰랐던 거죠. 두번째 시험지는 뒷면이 텅텅 빈 백지였는데도 그 공간마저 사용할 생각을 못할 만큼 긴장을 했던가봅니다.
게다가 시험 3주 전부터는 암기과목만 공부를 했지요. 수학, 영어는 평소에 공부하는 거지..라는 저의 안일한 생각 때문에 등한시 했던 것이 큰 실수였어요. 시험에 맞춰 기출 문제등 시험 대비로 연습을 시켰어야 했던 건데 그러질 못했죠. 문제를 탁 보는 순간 자동화로 풀 수 있어야 할 정도로 연습을 해야 하는데 생각하고 풀게 만든 거죠.. 그리고 집에서 편안한 상태로만 문제를 풀었으니 그런 긴장된 환경에서 보게 되는 문제는 또 다르다는 것을 몰랐던 거죠.
여러가지로... 엄마의 무지로 인해 아이 마음에 타격을 입히고 상처를 주었네요.
"너는 절대로 수학을 못하는 아이가 아니야. 이 점수 때문에 네가 수학을 못한다고 생각할까봐 걱정이다. 그런 생각은 할 필요가 없어. 원인을 알았으니 기말고사 때 이 점을 보완해서 잘 해보자." 하고 그러기로 했는데....
쿨 하게 넘길 줄 알았던 건 저의 희망사항이었나봅니다.
농담으로 꺼낸 점수 얘기에도 눈물이 핑 돌고 가슴에 이만한 점이 있는 것처럼 자꾸만 먹먹해진다는 아이를 보고 남편은 학원을 보낼 것을 권유했습니다.
학원이란 걸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우리 아이로서는 마음이 너무 불안할 것이라고,
막상 가보면 아무 것도 아닌데 경험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아이들은 학원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불안하지 않겠느냐고요..
그리고 지금 너무 자신감이 떨어져서 뭐라고 잡고 싶을 거라고...
그래서 내일부터 학원을 다니기로 해습니다.
학원엘 가니 중간고사 성적을 묻더라구요. 그래서 성적을 말하지 않을테니 선입견 없이 테스트를 하고 반 배정을 하라고 했습니다. 테스트를 해보니 어려운 문제는 풀었는데 쉬운 문제에서 실수가 있다고.. 선행을 하지는 않았지만 따라가는 데에는 문제가 없어보인다고..
수학을 못해서도 아니라 어떤 식으로 하는지 배워보라고.. 했습니다. 기말까지 다녀보고 그 다음 결정은 아이의 의견을 따르기로 했습니다. 아이의 불안이 사라지고 자신감이 회복되기를 바래봅니다.
음... 엄마표의 실패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인의 말대로 '이건 못 본 정도가 아니라 망친 거잖아' 수준이지만
그동안 해왔던 엄마표+ 자기주도가 학원에 가서도 뒷받침이 되어줄거라 생각하니까요.
그래도 첫 아이라 마루타처럼 모든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는 큰 아이에게 미안할 뿐입니다.
잘 하겠지요.. 앞으로...
또,, 잘 못하면 어쩔겁니까..
내 딸인데....


쑥쑥몰
체험이벤트














Life without musi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