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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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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 빨강머리앤
  • |
  • 2015-04-30
13

요새 드라마들이 죄다 학교폭력 이야기더라구요. 앵그리맘. 여자를 울려. 학교 2015..

얼핏 봐도 설마 저러겠어.. 오며 가며 보는 눈도 많은데 대놓고 저렇게까지야... 했답니다.

 

오늘...

아이 학교 중간고사인데 학부모 감독을 하러 갔었어요.

시험이 끝나고 학생들과 학부모감독들이 뒤엉켜 있는 복도를 지나고 있는데 같이 가던 엄마가

"저게 뭐지?" 하는 겁니다.

가리키는 쪽을 봤는데 ..

두 남학생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 남학생이 벽에다 머리를 아주 세게 박고 있는 거에요...쿵,쿵,쿵,쿵,쿵...

스스로 갖다 박는데 그 강도가 아주 세더라고요.

생각이고 뭐고 할 겨를도 없이 달려가서 벽과 아이 머리 사이를 막고 머리를 밀어냈어요.

그리고 지켜보고 서 있던 아이들에게 "너희들 뭐 하는거야?" 하고 물으니 놀라지도 않고 움찔하지도 않아요. 아주 태연스럽게 "지가 시험 못 봤다고 저러는 거에요" 합니다.

지나가던 여선생님이 다가오셨고 아이 이름을 부르며 왜 그러느냐고 토닥이니까 이 학생이 헉! 하며 울음을 토해내더군요. 옆에 있는 아이 둘에게 가서 이 아이 담임선생님 모셔오라고 하니 미적거리며 거더라구요.

감이..... 있잖아요.

아무리 시험을 못 봤다고 전교생이 우르르 나와 돌아다니는 복도에서 자기 머리를 벽에다 그렇게 세게 박을 수가 있을까요? 게다가 정말 그렇다면 친구 녀석들은 왜 말리지도 않고 그걸 구경했던 걸까요? 그 아이들의 표정은 '박으라니까!'의 표정이었거든요.

 

집에 왔는데..

딸아이가 시험을 망쳤는지 어쩐지보다 내내 그 학생이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았어요. 자꾸 눈물이 나고.. 얼마나 수치스러웠을지.. 그렇지만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을 공포가 느껴져서... 이렇게 대담하게 학부모들과 친구들이 그것도 남녀공학이라 수많은 여학생들이 오가는 복도에서 그렇게 시킬 정도면 처음은 아닐 게 분명한데...

 

고민하다가...

학교가 아닌 117로 전화를 했어요. 학교폭력 신고센터에요.

상황을 이야기했더니 학교 상담선생님과 연락을 하고 후속 조취를 하겠다고 친절히 전화 응대를 하네요. 그리고 상황을 들어보니 학교폭력이 맞는 것 같고 처음도 아닌 것 같다고.. 지나칠 수 있는 일인데 이렇게 전화주셔서 감사하다고..

헌데, 이후로 그 아이가 보복을 당할지도 모르고, 학교에서 알아서 다 할지도 의문이니 계속 모니터링 하실 거냐고 물었어요. 자세한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학교에 연락했는지, 부모에게는 알려주었는지, 아이가 상담에 임하고 있는지 저에게 알려달라 했어요. 그러겠다고 하네요.

 

TV 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었어요. 누구라도 당할 수 있는 일이고.. 보는 눈이 백 개, 천 개여도 가능한 일이었어요. 아이 머리를 두 손으로 막고 주위를 둘러 보았을 때 저와 아이들을 쳐다보던 수백개의 눈들... 웅성웅성.. 학부모들도.. 학생들도...

누구라도 도와줄 순 없었던 걸까요? 내 아이일 수도 있는데.. 나 일수도 있는데..

 

맘이 너무 아프네요.

모쪼록 그 학생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가해 아이들도 맑게 자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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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혜정맘
  • |
  • 2015-05-06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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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무섭네여...  친구가.. 저희 아이는 중고등 검정고시보고 영특으로 대학에 다니고 있어요.. 외국친구들도 많고 그래서 그런지 외롭지않고 재미있고, 과제가 많아서 바쁘다고 얼굴보기도 힘드네여. 이런 애길들으면  참 잘 선택한 것 같아요. 예전에 쑥에서 민재마미 도움으로 용기를 냈었는데... 고맙다는 인사도 못했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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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inkrose
  • |
  • 2015-05-01 13:38
답댓글

제 기우인지 모르나, 학교가 아닌 117에 전화하신 것이 좀 걱정스럽기도 해요.

제가 제작년에 학교 상담 봉사를 할 때 선생님들이나 학교 측에서 원하는 것은 늘 예방 혹은 잘 덮자였어요.

행정적으로 학교에서는 학교가 아닌 다른 곳에서 시달되는 상황에 대해서 상당히 민감하더라구요.

늘 학교 오티에서도 강조하시는 부분이 학교와 먼저 상담하는 것에 관한 것이었죠.

아이들도 학부모들도 어떤 일이 생기면 괜히 휩쓸리지 않을까 상당히 우려하시구요.

앤님의 용기있는 행동에 박수를 보내며, 누구나 앤님 같은 마음으로 실천으로 옮긴다면 학교에서의 불미스런 일이 어쩔수 없다 식으로 넘어가진 않겠죠.

잘 해결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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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핑키퐁키
  • |
  • 2015-04-30 22:35
답댓글

가슴이 먹먹해지며 화가나는 이야기인데 사실인게 더 끔찍하네요. 그냥 지어낸 이야기면 좋으련만 ,,,,
초등1학년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나니 각 반별로 좋지 않은 행동들로 튀는 아이들이 있어요. 뭐 아이다보니 장난을 칠수도 있고 친구를 때릴수도 있다. 라고 아무리 좋게 생각한다 해도 대부분 문제있는 아이의 부모는 문제발생시 스타일이 한결같더라구요. 누가봐도 문제 아이가 가해자 임에도 그 문제아이의 부모는 본인 아이는 '아기같은 아이고, 약한아이이고 절대 누구에게 먼저 시비걸 아이도 아니고 상대방이 오해한거다'란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어요.
말로하는 가벼운 미안하다는 기본적인 사과 한마디도없이 자기변명만 늘어놓는 사람들 보면 그 문제아이들이 커서 나중엔 더 큰 폭력과 협박을 행사해서 다른아이들이 위험해질수 있다는 불안감이 엄습해오는데 솔직히 그 엄마들 얼굴만봐도 쏠려요. 자식키우는 부모맘이 다 같진 않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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