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체 초등때에도 선행이라곤.. 그리고 심지어 심화라곤 없었던 우리 큰 아이.
어머머.. 무슨 배짱이었냐구요?
배짱이 있어서가 아니라 선행이나 심화까지 할 여력이 안 되었던 것이지요.
초등학생에게 하루 몇 시간씩 수학을 하라고 시켜선 안 된다고 엄마인 제가 판단했고.. (아이가 강력히 원한다면 모를까 시켜서 그리 하는 것은 아동학대라고 말이지요..)
수학에 재능이 있는 아이는 아니었으니 초 6까지도 하루 50분 정도 수학공부를 하였나.. 그랬습니다.
물론 초5까지는 하루 30분??
걱정이 아주 아니 된 건 아니었지만 아이가 수학에 학을 뗄까봐 그것이 더 무서웠습니다.
맞아요... 무서웠다는 표현이 맞습니다.
초6 겨울방학을 앞두고 이제는 어쩌나..
선배맘들. 수학학원하시는 분. 과외하시는 분. 고등수학샘. 학교수학으로 충분하다는 책 등등에서 조언을 얻었지만
우왕~~~!!!!
수학만큼 백이면 백 다 다르게 해답을 내놓는 과목이 있을까요?!!!!
어떤 분은 쎈수학까지만 완벽히 해도 된다. 쎈수학을 반복해라.
혹은 쎈수학 풀고 비슷한 드릴서를 하나 더 풀어라.
또 어떤 분은 개념서.일품. 에이급으로 가라.
또 다른 분은 중1부터 에이급 갈 필요는 없다. 최상위까지만.
동네 교습소나 학원 하시는 분은 문제를 엄~~~청 많이 풀게 하시더라구요.
도저히 100점을 맞지 않을 수 없게 말이죠.
흠... 그러면 영어나 다른 과목은 버려야할 거 같은...ㅋㅋ
마치.. 아프리카 땅에다가 떨구어놓은 것 같은 막막함..
아이는 겨울방학 조금 전부터 중1 수학을 시작했습니다.
중등 입학 전까지 스토리텔링해법수학(개념서)과 쎈수학을 동시 진행할 생각으로 계획표를 짰지요.
그리고 쎈수학 인강을 시작합니다.
하다보니 강의가 없으면 모를까 개념 설명까지 해주는 강의를 들으면서 개념서까지 풀 필요가 없더라구요. 시간도 없었구요. 그래서 그냥 쎈만 하기로 다시 계획표 수정..
첨부터 어려우면 안되지 싶어 C단계를 빼고 쭉 풀어나갔어요.
한 단원 A.B단계 풀고 나서 오답 나온 것은 다시 풀어보고 그래도 틀린 것은 문항별 강의 찾아서 듣고 다음 날 다시 풀어보고.. 그렇게 입학 전 쎈 A.B 끝났습니다.
그리고 다시 고민...
이제 어떻게 한다.. 쎈 C단계 하고 에이급 풀리려고 사다 놓았는데 제가 보기엔 에이급이 너무 어려운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또 폭풍 검색 끝에 에이급원리해설을 사왔지요.
쎈을 다시 풀려야 하나. 비슷한 다른 드릴서를 풀려야 하나.. 하다가 결국 한 권이라도 제대로 확실히 하는 게 낫겠다 싶어서 다시 쎈 B를 풀라했어요. 그리고 이어서 C도 풀어보라고..
방학동안은 문제 푸는 속도가 늦어서 참 걱정스러웠는데..
이래서 어찌 중학 수학을 할까.. 싶을 정도로 오래 걸리더니..
다시 푸니까 속도가 확실히 빨라졌더군요. C 단계도 오답이 종종 나오긴 하지만 다시 설명 듣고 또 풀어보고 하면서 1단원이 끝났습니다.
고민하던 에이급원리해설을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니 이걸 풀고 다시 에이급을 풀라하기엔 중간고사 보기 전까지 시간이 충분치 않을 거 같아보입니다.
중간고사 3주전부터는 시험공부를 하겠다 하니 그 전까지 중간고사범위를 끝내야 하죠..
그래서 다시 계획을 바꿉니다.
그냥 에이급으로 가보자. (에이급은 쎈과 반대로 C.B.A.S순으로 어렵습니다)
C는 패스. B단계는 완벽히. C는 나 이런 것도 풀어본다.. 하는 마음으로 풀어 보자고.. (S까지 굳이 건드릴 필요는 없어 보여서...)
다행히 에이급은 문제수가 많지 않아요. 한 단원 하는데 일주일이 채 걸리지 않을 듯..
그야말로 우왕좌왕이지요..
그래도 아이 말이.. 처음엔 막막하던 문제가 반복하다보니 잘 풀어진다고.. 하네요.
학교에서 친구가 학원 숙제라면 문제집 들고 와서 푸는데 자꾸 물어본대요.
그렇게 알려주면 그 친구는 모르는 문제도 풀었으니 아는 걸로 여기고 넘어가겠지요.
남들처럼 많은 문제집을 푸는 것은 욕심내지 않으렵니다.
대신 풀었던 문제집에서 모르는 거 없이 넘어가게 하는 것이 중요할 거 같습니다.
아이한테도 말했어요.
푸는 만큼 실력이 오르는 게 확실한 것이..수학만큼 정직한 과목도 없다고..
인강이 참 편하고 좋네요.
일단 학원보다 훨~~~씬 싸고.
선생님 수준 짱이고.
아이의 스케쥴에 맞춰 맘대로 들어도 되고.
모르면 여러번 반복해서 들어볼 수도 있고..
참. 아이가 중학생이 되면서 용돈을 주기로 했어요.
원래는 한달에 3만원을 주기로 했었답니다. 학교도 걸어다니고 간식도 엄마가 사다놓으니 사실 3만원도 많다 싶었는데
아이는 사춘기이다보니 은근히 사고 싶은 게 많더라구요.
저희집 아이들은 명절때나 어른들이 주는 돈도 절반 이상은 저축을 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미리 말을 해놓았기 때문이지요.
"너희들 대학 등록금이 너무 비싸서 두 녀석 대학 등록금만으로도 엄마 아빠는 너무 힘들 거 같다.
용돈까지는 줄 여력이 안 될 거 같으니 지금부터 부지런히 모아서 (그 돈은 다 통장에 넣어줍니다) 그 돈으로 대학 4년 용돈으로 써라. 대학 때 화장도 하고 예쁜 옷도 입고 친구들과 커피도 마시고 놀러도 가고 싶으면 지금 열심히 모아 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라고 이야기 했거든요.
그러니 어쩌면 3만원이 적다 느껴질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용돈을 주고 열흘쯤 지난 뒤 제가 아이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사실 네가 중학생이 되면 학원을 갈 줄 알았는데 그냥 이렇게 집에서 열심히 해주어서 엄마가 예상했던 돈이 굳었다. 그 굳은 돈 중에 3만원을 너에게 더 주겠고 나머지는 저축을 해주겠다. 그러니 용돈이 6만원이 되는 셈이지. (이 대목에서 아이의 입이 함지박~~~)
그런데 만약 네가 학원 다니는 아이들만큼 열심히 하지 않는다거나 성적이 나오지 않아서 결국 학원행을 선택해야 할 경우 엄마는 학원비를 내야 하니까 너의 용돈은 다시 3만원으로 돌아가야 한다."
사고 싶은 게 많은 사춘기 소녀는 아마도 나름 열심히 할 것 같습니다.ㅋㅋㅋ
쉬는 시간에 선생님이 교실에 안 계시니 자유로워서 좋대요.
헌데 각 과목 선생님이 다 다르고 각각 프린트물을 주고 숙제를 주니 정신 바짝 차려야 해서 정신은 없대요. 수학시간에 졸려 죽겠고 영어선생님은 정말 별로라네요. ^^
중1인데 수업시간에 조는 애들이 너무 너무 많다고.. 심지어 뒷자리 아이는 1교시부터 7교시까지 내내 자더라며..
아직은 완전 적응 안된 새내기 티를 풀풀 내며 교복입기를 버거워하는 아이를 보니
저의 중학교 시절이 떠오르네요.
저 때만큼 즐겁고 행복하고 신나는 중학시절이면 좋겠는데 자유를 많이 빼앗긴 요즘 아이들이 참 안스러워요.
그래도 너는 행복한 편이라고.. 먹히지도 않는 위안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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