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ttp://www.yes24.com/Goods/FTGoodsView.aspx?goodsNo=1236928&CategoryNumber=002001004001005
370페이지에 달하는 소설을 간단히 소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닐겁니다.
길이에 비해 문체는 간결하며 작가의 통찰이 우러나는 표현들이 시와 같아서 우리를 멈추지 못하게 합니다. 그러니 이 겨울 방학, 아이들 영어 테잎 돌려주고 한켠에서 조금씩 읽어볼까요? 전반적인 소개와 간단한 노트를 기록으로 남겨볼까 합니다.
1. 여는 말
영어로 씌어진 최초의 아프가니스탄 소설입니다. 작가(Khaled Hosseini)의 출신국과 이야기의 주요 배경이 그렇다는 말입니다. 작가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의 외교관이었다가 미국으로 망명한 아버지를 둔 작가는 현직 의사입니다. 또, 첫 작품이 바로 이 작품입니다. 의사로 근무하며 작업했던 첫 소설이 대단한 히트를 기록한 셈입니다. (여러 매체에서 베스트셀러로 롱런한 작품입니다.)
또 하나, 이 작품이 영화화 되어 올 11월에 미국에서 개봉될 예정이었지만, 아역으로 등장했던 아프간 현지 아동들이 살해의 위험에 처해 이들의 신변 안전이 확보 될 때까지 개봉을 미루었다는 소식이 저의 눈길을 잡았습니다.
이 글은 특별히 청소년을 위해 쓰여진 것은 아니지만 미국 도서관 협회의 청소년 권장 도서로 선정되었습니다.(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이쯤 되면 이 소설이 지닌 “무엇”이 궁금해 지기 시작합니다.
독특한 이력의 작가가 쓴 독특한 이야기가 왜 미국인에게 이토록 반향을 일으켰으며, 왜 청소년들에게 권한다는 것일까...?
대답은, 당연히, 문화와 정치적 경계를 넘어선 보편적 휴머니즘을 담고 있어서이겠지요.
특히나 아프가니스탄의 혼란한 현대사는, 지난 여름 선교사 납치 사건으로 우리나라 언론에서도 집중 조명하기도 했었지만, 해방이후의 우리나라 현대사를 떠올려 주면서, 이 소설에 마치 “태백산맥”이나 “토지”와도 같은 다양한 인간군상들을 제시해 줍니다.
그 가운데서 신분을 뛰어 넘는 우정과 헌신, 아버지-아들의 고전적 갈등 구도, 뜻하지 않게 다가오는 질투, 어이없는 모함, 그것을 알면서도 말없이 뒤집어 써 주는 침묵의 우정, 그리고 대를 이어 지속되는 그 인과응보. 참으로 고전적이면서 다채로운 소설의 요소가 이 한 권의 책에 다 들어 있답니다. 그리고 과거의 세월을 넘어 현대 미국 땅으로 무대는 이어지고, 같은 아프간 출신의 여성과 결혼까지 한 주인공은 새로운 모습으로 너무나 달라진 아프가니스탄으로 다시 향합니다.
2. “For you, a thousand times over.”
“널 위해서라면 천 번이라도 (그렇게 해줄께).”
이 책을 읽고나면,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표현입니다.
네, 이 책은 어쩌면 신파조의 글일 수도 있습니다. 슬픈 일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슬픔에 잠겨 눈물샘만 자극하는 글이었다면 그걸로 끝이었겠죠?
이현세 만화의 “까치”가 “엄지”에게 하는 말 - “난 네가 기뻐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이런 절대 맹세도 있지만, 그보다 더 운명적인 선언이기도 한 말.
신분이 다른 두 소년, Amir와 Hassan은 각각 아프가니스탄 거상의 아들과 하인의 아들로서 한 집에서 자라납니다. Amir는 글을 모르는 Hassan에게 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새총을 잘 부리고 달리기를 잘하는 Hassan은 Amir의 그림자처럼 언제나 함께합니다. (학교 가는 것만 빼고.)
어머니의 문학적 자질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Amir는(어머니는 Amir를 낳다가 돌아가셨습니다) 남성다움을 기대하는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한다는 열등감을 키워가게 되고, 한없이 선하기만 한 Hassan을 향한, 자신도 이해할 수 없는 야릇한 질투의 감정으로 고뇌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이후 Amir의 전 인생을 지배할 사건 하나를 목격함으로 인하여 여러 가지 갈등이 소용돌이 처럼 얽히게 되고, 분출구를 못찾은 채 Hassan과 그의 아버지는 떠나고, 이후 아프가니스탄의 정치에도 광풍이 몰아쳐 마침내 Amir와 아버지는 미국땅으로 오게됩니다. 그후 26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한 통의 전화로 다시 과거 속으로 빠져드는 Amir의 행보가 독자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3. 어린시절의 마음의 빚
이 소설을 지배하는 열쇠는 바로 이것입니다. 소설의 첫 머리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I became what I am today at the age of twelve, on a frigid overcast day in the winter of 1975.”(현재의 내 모습을 만든 것은 1975년, 내가 열두살이던 어느 차갑고 음산한 겨울 날이었다.)
이후 주인공은 이 기억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자신의 비겁에 스스로 갇혀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수동적 삶을 살게됩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이 이토록 질기게 한 인생을 지배하는 것, 결코 낯선 일이 아닙니다. 이것을 극복하고 인생에 정면으로 맞서가는 과정이 이 소설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만들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성장소설의 요소가 청소년 권장도서가 되기에도 충분하고요.
4. 생생한 인물군상과 소재
이 책에는 매력적인 인물들이 많습니다.
선인, 악인, 아버지의 여러 모습, 가족은 아니지만 핏줄보다 더한 이해심을 보여주는 인물, 따스한 배우자, 허세로 가득찬 인간 등등 풍부한 인물들이 형상으로 가득히 살아납니다.
그리고, 연날리기라는 모티브가 우리나라 정서와 통하는 부분도 있고 아마도 영화화하는데에도 상당히 매력적인 요인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아, 어서 영화가 개봉되어야 하는데...)
5. 삶의 통찰이 우러나는 구절, 구절들...
작가에게 있어 영어는 모국어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깊은 사색과 말못할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왔음직한 구절들이 탄성을 자아 내는 순간이 있습니다.
*용서에 관한 예술적 정의:
용서란 개선장군처럼 팡파레 속에서 화려하게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도둑처럼 한 반중에 슬그머니 사라지는 것과도 같은 것이라는 이 절절묘묘한 표현. 아마 짙은 애증의 감정으로 시달리다 어느날 마음이 탁 가라앉으며 이것이 “용서”구나 하는 걸 느끼신 분이라면 조용한 공감의 박수를 보내실 수 있을 것입니다:
I wondered if that was how forgiveness budded, not with the fanfare of epiphany, but with pain gathering its things, packing up, and slipping away unannounced in the middle of the night.
*진실에 대한 고뇌:
작품 후반, 아버지에 대한 엄청난 극적 반전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아버지 친구의 변명아닌 변명:
...some things mattered more than the truth.
(진실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었단다...)
*Hassan의 편지:
이 책을 읽으신 분들이 하나같이 전하는 감동의 순간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하나도 변치 않은 친구에 대한 마음. 그 편지를 읽는사람이 변변치 않은 경우라면 (미안해서) 읽어내지 못할 글입니다. 직접 보셔야 합니다.
그 외에도 주옥 같고 나만의 경험에 와 닿는 부분도 또한 많으리라 봅니다. 이는 아마도 우리나라처럼 굴곡 많은 역사를 지닌 나라에서 태어나, 낯선 나라에서 하나의 “업”을 이루기까지 작가가 겪었을 삶의 수많은 이면들이 많은 공헌을 했을 것입니다.
작가는 현재 의사이면서도 유엔 산하기구의 난민 프로그램에 자원봉사자로도 활약하고 있으면서, 계속 글을 발표하고 있군요. 아, 호남입니다. (네, 기혼입니다. 당연히... )
네, 이상 이쯤에서 마무리를 해야 하겠군요. 이제 나름대로 책을 즐기실 차례입니다.
p.s. "연을 쫓는 아이들"이라고 번역판도 있습니다.


쑥쑥몰
체험이벤트















고학년, 특목고생 원서읽기 추천&노하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