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반성
초등학교 2학년, 5학년 우리 집 두 딸의 엄마표 영어학습을 막상 글로 옮기려고 하니 마음속에 후회가 섞인 한 때의 기억이 또 떠오릅니다.
큰아이가 2학년 때 쑥쑥에서 잘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접하고서 엄마 욕심에 아이를 억지로 붙잡아 놓고 눈물 흘리게 하면서 공부시켰던 것, 상쾌하고 편안해야 할 아침과 잠자리에서 영어테이프를 틀어 놓고 들으라고 했던 것, 공부하기 싫어할 때 많이 야단쳤던 것 등이 혹시 아이에게 상처 주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지금도 가슴이 아픕니다.
하지만 지금은 절대로 억지로, 강제로 시키지 않는답니다.
큰 아이는 몇 년에 걸쳐 울고 웃으며 나름대로 영어에 자신감을 얻었답니다.
물론 제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자기보다 잘하는 애들이 많다는 것을 잘 몰라요)
자신 있어 하는 그 모습이 좋습니다.
2. 교재선택
5학년인 큰아이는 7살부터 약 1년 반 정도 튼튼영어를 했었는데 지겨운지 서서히 흥미를 잃어가던 차에 1학년 2학기 때 Read it yourself시리즈의 The elves and shoemaker 이란 책과 테이프에 굉장히 흥미를 느끼더니 이걸로 공부하고 싶대요. 그래서 그때부터 저와 함께 영어동화책으로 영어를 공부하게 되었답니다.
주교재는 Read it yourself 시리즈 1-4단계까지 그리고 펭귄 영리더스 2,3,4단계를 거쳐 지금은 리터러시 플레이스(2학년 2학기)로 진행하고 있어요.
그와 동시에 Let's go 코스북을 병행했습니다.
렛츠고는 천천히 단어시험에 복습까지 해서 지난 2월에 6권까지 다 마쳤구요, 지금은 백팩 6권하고 있답니다.
3. 매일 학습방법과 엄마의 역할
작년까지는 제가 거의 주도를 했었어요. 올해부터는 이제 서서히 자율적으로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새로운 계획을 세웠답니다.
월, 수, 금은 리터러시 플레이스를 집중적으로 합니다.
스칼래스틱사의 100단어도 하구요.
학습순서를 정해주었지요. 아이가 엄마를 부르면 모를까. 제가 필요 없습니다.
①책 덮고 주의 깊게 듣기 3번-전체내용을 대강 파악한다.
②책보고 듣기 2번-다시 한번 내용 파악 및 모르는 단어 체크하기
③테이프와 동시에 따라 읽기 3번-문장과 그 구조가 입에 익도록 읽는다.
④혼자 스스로 큰 소리로 읽기 2번
⑤모르는 단어 찾아서 문장 의미 확인하기
⑥요약하기(마지막 시간, 주로 금요일)
내용이 재미있거나 기분 좋을 때는 큰 소리로 잘 읽는데 대부분은 듣고 그냥 작게 종알거리는 정도예요. 이것도 강요는 안 합니다.
제가 해 봐도 한두 번 큰 소리로 읽고 나면 그 다음은 하기 싫어지더라구요.
월요일에 이렇게 한 후, 수요일과 금요일에는 새로운 단어부터 먼저 몇 번 읽어보고(외우지는 않아요)1번에서 4번까지 진행합니다. 내용이 긴 경우는 제가 나눠 주기도 해요.
어떨 때는 같이 읽기도 하구요, 번갈아 가며 읽기도 하죠. 연극하듯이.
Think about reading부분은 책을 보지 않고 영어로 제가 물어보면 아이가 답을 영어로 제법 잘 합니다.
이 부분은 꼭 초등학교 읽기 교과서에 나와 있는 문제와 비슷해서 친숙해요.
마지막 시간에는 반드시 summary를 합니다.
언젠가 쑥쑥에 올라왔었던 북 리포트 양식을 프린트해 두었었는데 아주 유용하게 잘 쓰고 있습니다.
5가지 양식으로 되어 있는데 summary는 기본이고 주인공에 대해 쓰기, 가장 인상깊은 부분 쓰거나 그리기, 내용에 관한 퀴즈 만들기, 작가에 대해 쓰기 등 다양한 내용으로 쓰게 되어 있어 아이가 흥미로워합니다.
아이가 완전히 외운 정도가 아니기 때문에, 내용을 생각하면서 '자신의 문장'으로 summary를 하게 되는데요, 부족한 쓰기학습에도 효과가 높고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리터러시 플레이스 각 단원마다 Book Report를 씁니다. 함께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지요. | 새로운 단어는 따로 단어공책을 만들지 않고 각 단원 앞에 '포스트잇'을 이용해서 붙여 놓으니 아주 편리해요. |
화, 목은 백팩 6권을 합니다. 백팩은 제가 옆에서 약 20-30분 직접 지도해 줍니다.
문법사항은 설명이 필요하니까요. 그리고 워크북을 스스로 하지요.
그리고 리터러시 플레이스와는 달리 단어시험을 주기적으로 봅니다.
벌 숙제도 있어요.
엄마하고 한다고 벌 숙제가 없으면 안 돼죠.
단어 하나 틀리면 벌로 그 단어가 들어간 문장 전체를 5번씩 써야 하니까 그게 싫은지 단어공부를 하네요.
이런 단어공부는 썩 내키지는 않지만 갈수록 단어가 중요해지니 어쩔 수가 없어요.
일단 공부하고 시험 본 단어는 다음부터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아니까 아이도 인정하고 따라옵니다.
렛츠고와 상당히 수준차이가 나서 처음엔 당황했는데 지금은 많이 적응된 것 같아요.
토요일과 일요일은 자유입니다. 책을 읽거나 dvd를 보기도 합니다.
동생이랑 둘이서 I SPY게임을 하기도 하는데 정말 좋아합니다.
집에 다양한 영어동화책과 매직트리하우스, 리딩 레인보우 시리즈, 타임 포 키즈 등 제법 책이 있어서 마음대로 듣고 읽으라고 했습니다.
대신 무조건 시간은 1시간 꼭 지켜야 된다는 약속 하에 말이죠.
아주 쉬운 것을 들어도 놔둡니다.
요즘은 주로 매직트리를 듣는 편입니다.
아, 주말에는 멀티풀 리딩스킬도 2개씩 합니다. 지금 c단계 하고 있어요.
엄마의 역할 중에 직접 가르쳐 주는 것, 방향과 방법 제시해 주는 것 외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영어로 진행하기입니다.
교육부에서 나온 교실영어는 TPR(전신반응교수법), 즉 동작위주의 용어가 많지요.
근데 아이와 공부할 때는 책 내용과 관련된 질문유형이 많이 필요한 것을 느꼈어요.
아이에게 말하기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엄마가 영어로 질문을 해 주어야겠죠?
저 역시 영어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노트에 다양한 질문목록을 적어 놓고 활용하고 있습니다. 아이에게 엄마도 실력이 있다는 것을 이런 방법으로 표현합니다.
(아이 몰래 연습 많이 해야 해요.)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죠.
Who is this story about?
What was the problem?
Can you guess where(what)it is?
What is the most interesting thing you have seen(read)?
What do you think will happen to children? 등등등.
4. 가끔은 특별하게
1년 내내 엄마표로 하면 재미없잖아요? 솔직하게 지겹죠. 가끔은 원하는 것으로 하게 해주었어요. 3학년 때는 영어학원을 한달 다녔습니다.
물론 아이가 엄마랑 하고 싶다고 돌아왔죠.
또 튼튼영어를 하고 싶다고 하길래 시켜주었습니다.
리딩마스터 레드북까지 일사천리로 정말 열심히 하더군요.
교재비가 제법 많이 들었습니다.
원어민수업도 두어 달 해 보았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쳐본 경험이 없고 교수법을 모르는 원어민은 정말 별로입니다. 애들이 더 잘 알아요.
지난 1월달에는 외대 주최 2주간의 영어캠프에 다녀왔습니다. 교육과정이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생각되는데 얻은 것도 있습니다.
아이가 영어팝송에 빠진 거지요.
브리트니의 lucky에서부터 디즈니 만화 OST, My way, The end of the world 같은 올드팝송까지 매일 부르다시피 합니다. 좋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1년에 한번 꼴로 이렇게 원하는 걸로 해주니 일단 아이가 좋아 하구요, 엄마와의 수업에서도 오히려 능률이 더 오르는 것 같아요.
5. 작은 아이는 자유롭게
큰 아이는 비교적 딱딱하게 시켰지만 작은 아이는 그렇게 하지 않았어요.
물론 의도적인 커리큘럼은 수년전 언니가 듣던 튼튼 스테핑 어헤드와 영어동화책 1권씩으로 정해 놓았지만 딱딱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얘는 영어동화책을 서너권씩 빼 와서 읽어 달라고 해요. 아이가 읽어달라고 하면 두말 않고 두 권이고, 세 권이고 읽어 주었습니다.
사실은 들으면서 잠 잘 속셈인 거 다 알지만 넘어가 줍니다.
직장인이라 저녁시간 외엔 여유가 잘 없어요.
시간이 나면 재미있는 자료를 만들어서 동화책을 읽어 주기도 했어요.
몇 개만 사진으로 올려볼게요.
Do you want to be my friend? 제가 창작해서 만든 겁니다. 여러 가지 동물들이 많이 나오잖아요? 검정색 한지 속에서 그 동물들이 하나씩 나오는데요, Guess what? 하고 추측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 전에 쑥쑥콘덴츠에서 나왔던 걸 보고 아주 괜찮다 싶어 저도 한번 따라 만들어 보았어요. The story of the little mole 이죠. | 우리 집 현관문에 붙어 있는 거예요. 매일 날씨를 묻기 위해서죠. 요즘은 과목으로 바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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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자주 하는 게 메이지 입체 북 펴놓고 놀이하기인데요, 저보고 행동을 영어로 말하래요. 그럼 아이는 그 행동대로 인형놀이를 하는 거죠.
또 동물가면이나 손가락인형 같은 거 가지고 영어로 놀자 그럽니다.
영어에 별 부담이 없는 것일까요?
그리고 게임종류를 좋아해서 졸리박스 시리즈도 가끔 합니다.
졸리박스는 앙징맞은 디자인은 좋은데 애매모호한 게임이 많은 것 같아서 별로예요.
근데 본격적으로 제가 "영어답게" 가르치려고 하면 뒤로 뺍니다.
아이가 변덕스럽고 다혈질이라 사실 속상할 때가 많아요.
작년에 스칼래스틱 파닉스 K단계를 끝냈는데도 아직도 감을 잘 못 잡고 있을 정도로 좀 둔하고 발전이 느리지만 부담 없이 가려고 합니다.
큰 애는 제가 영어로 물으면 대답하기를 싫어하는데 반해 작은 아이는 “엄마, 오늘부터 나한테 모든 말을 영어로 해 주세요”이럽니다.
엄마는“이때다”하며 잘 활용해서 아이의 실력을 쌓아주어야 하는데 제가 너무 부족합니다.
작은 아이가 좋아하는 메이지 입체북 시리즈-솔직히 좀 귀찮은 놀이이지요. | 찍찍이인데, 연극하기에 꽤 괜찮아요. | 거실 한 켠에 영어동화책을 꽂아 두었어요. 제목이라도 읽을 줄 알으라고... |
6. 앞으로의 방향
큰 딸은 지금 하고 있는 대로 할 예정입니다. 더 많은 시간을 영어에 투자하고 싶지만 역시 고학년은 너무 바쁩니다. 4시 이후에 마치는 데다 학교 방송부 아나운서활동, 음악대회 준비 등 영어 말고도 할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다른 애들은 하루에 몇 시간씩 영어를 한다는 말도 들리는데 얘는 1시간이상은 안되네요.
그래도 2학기부턴 영어대회도 준비해 보려고 합니다.
작은 딸은 부담 없이 간다고는 하지만 솔직히 불안한 것은 사실이예요. 재미있게 해준다고 괜히 죽도 밥도 안 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도 있구요.
고학년이 되어 바쁜 큰 아이를 보니 저학년 때 실력을 키워줘야 할 것 같아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제 생각만으로 한 건 아니었구요, 교재선택이나 궁금한 것이 있을 땐 쑥쑥의 앞서가는 맘들께 조언을 구해 가면서 했어요,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겁니다.
7. 백번을 가르쳐서 모르면 백 한번을 가르쳐라
설리번선생님이 했던 말이던가요? 애들 아빠가 제게 해준 말입니다.
똑같은 걸 수십 번 이야기하고 가르쳤는데도 또 모르니 얼마나 스트레스 받습니까?
앞서 읽은 책에서 몇 번이나 똑같은 단어가 나왔었는데도 또 모르니 얼마나 답답합니까?
어쩝니까? 내가 낳은 자식인데요.
애들 아빠가 이 말을 제게 해 주었을 때 사실 너무 부끄럽고 많이 반성했었습니다.
저 역시 우리 아이들에게 백번 가르쳐서 모르면 백 한번 아니 이백 번이라도 가르쳐 줄랍니다.
이상으로 초등학생 두 아이를 가르치는 엄마의 영어경험담을 마치겠습니다.
두 아이를 경험삼아 막내는 더 잘 가르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너무 긴 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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