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은 수험생을 위한 나라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D-day를 카운트 하며 모의고사 문제를 분석하고 올해 수능문제의 경향과 난이도를 거론하는 등 수능시험은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됩니다.
아이들이 고3일 때, 월드컵이나 올림픽 경기라도 열리게 되면 부모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흐트러질세라 부모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아이를 단속하기에 여념이 없게 되지요. 그런데 월드컵과 올림픽만 합해도 2년 간격으로 열리는 꼴이니 웬만해서는 피해갈 수 없다는 결론입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그 밖에도 아시안게임 등 커다란 국제경기들이 속속 꼬리를 무는 듯합니다. 평소 스포츠에 관심이 없던 아이도 고3 수험생이 되면 갑자기 스포츠 마니아가 되니 참 모를 일입니다. 아마도 국가행사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국민으로서 당연하다는 정당한 명분으로 자신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은 아닐는지요?
부모들을 걱정시키는 요인은 비단 스포츠뿐만이 아닙니다. 전염병이라도 돌게 되면 그야말로 불가항력이라 그저 난감할 따름입니다.
큰 아이가 고3이던 해 가을에는 전국적으로 신종플루가 유행하여 학교마다 거의 비상사태에 돌입했습니다. 막내가 다니던 학교에서는 신종플루 환자가 10여명이나 발생했고, 대다수가 합숙을 하던 운동선수들이라 학교가 발칵 뒤집혔지요. 학교에서는 의심 증상을 보이는 학생은 등교시키지 말라는 내용의 가정통신까지 발송했습니다. 한 반에 10여 명씩 결석하는 사태가 벌어지니 당연히 동네 전체가 술렁였고 혹시라도 막내가 감염되어 누나에게까지 영향을 끼칠까 하루하루가 피를 말리는 날들을 보내야 했습니다. 정작 수험생인 딸아이보다 막내를 예의주시했으니...
시중에 치료약은 바닥이 나고 일부에서는 비상약으로 사재기를 하고 정부에서는 그에 대한 단속을 하며 그야말로 6.25난리는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올 한해 무사히 지나가게 해 달라는 엄마들의 간절한 기도와 염원은 말할 것도 없고, 온 가족이 수험생을 위한 입시체제에 돌입합니다. 엄마의 정보력과 아빠의 무관심을 필수요소로 운운하던 시대는 지나고 적극적인 자세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아빠들도 늘어가는 추세입니다. 아내보다는 자신의 분석력이 월등하다는 이유를 내세우며 입시설명회를 다니는 아빠가 있는가 하면 각종 저녁모임이나 회식은 반납하고 아이에게 올인을 맹세하는 아빠도 있습니다. 심지어 아이의 심기를 건들지 않도록 눈치를 살피며 부부싸움도 최대한 자제한다니 입시의 위력은 실로 대단합니다.
자녀 둘을 최고의 명문대학에 수석과 차석으로 입학시킨 교수님을 가까이에서 뵌 적이 있습니다. 집도 가까우니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도 자연스레 지켜봤지요. 아이가 고3이 되자 아이와 저녁식사를 해야 한다며 매일 정시에 퇴근하셨습니다. 단 하루도 예외 없이 1년간을 철칙으로 지키셨으니 감탄스럽기까지 합니다. 사교육이라고는 없이 오로지 학교공부에만 몰입했던 아이들. 학과공부에 관한한 모든 문제는 교과 선생님과 해결하고 방과 후 학습은 주로 집에서 했습니다. 가장 편안하다는 이유랍니다. 아이에게 배움의 수단이라고는 학교 선생님이 유일했으니 당연히 학교 선생님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의지할 수밖에요. 학교교육의 중요성은 물론이고 사교육이나 선행학습 없이도 최고의 명문대에 합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시킨 아이들이기도 합니다. 아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자기가 제일 많이 쫓아다니며 질문으로 괴롭혔던 선생님 순으로 선물을 준비했다니 요즘에 이런 아이가 있나 놀랍기도, 흐뭇하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아이들이 어렸던 나로서는 부럽기도 하고 자녀교육의 비법을 전수 받고 싶어 교수님께 여쭈어 보았지요. 자녀교육의 최대 비법이 무엇인지를.
교수님께서는 ‘아이의 정서적 안정이 최우선이다’라는 답변을 주셨습니다.
내 아이를 키우면서 특히 수험생이 되었을 때,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을 꼽으라면 주저하지 않고 ‘아이의 정서적 안정’이라고 대답하겠습니다. 아이의 정서적 안정이야말로 그간 자신이 쌓아 온 실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필수요건이 아닐는지요. 시험 기간이 되면 시험을 즐긴다던 큰 아이의 말이 지금도 엄마에게는 위안이 됩니다.
시험을 치르며 누구보다도 불안하고 결과에 속상해 하는 당사자는 바로 아이 자신일 것입니다. 엄마의 조바심과 채근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이를 더욱 불안하고 초조하게 부추길 뿐이지요. 규칙적인 생활과 영양식단으로 아이의 체력을 관리해주고 심신을 안정시키며 집안 분위기를 편안하게 이끌어 가는 것이 부모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배려이자 방책이라는 생각입니다.
양념이 필요하다면 약간의 격려?^^ 격려도 지나치면 부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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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게시물: http://www.suksuk.co.kr/momboard/read.php?table=BEC_001&number=62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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