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어릴적부터 책을 무척 많이 읽었더랍니다. 지금도 한달이면 네다섯권을 읽구요.
반면 제 여동생은 책을 거의 안 읽습니다. 어릴 때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고....
그렇지만요.. 인왕산님의 경우처럼 저는 그냥 그런 대학 갔습니다. 책 하나 읽지 않던 여동생은 명문대 갔구요.
그리고 사회생활도 저보다 훨씬 잘합니다. 친구도 많고 아는 사람이 많으니 힘든일 있을 때 도와주는 사람도 많구요.
그런 경험을 겪었던지라 요즘 책읽히기 열풍에 평소에 회의적인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나보다 책도 안 읽었는데, 어릴 때 놀기만 했는데, 공부도 더 잘한 동생에게 한 때는 심한 열등감이 들기도 했었답니다. 어떤 일을 당했을 때 처리 할 때 보면 책 많이 읽은 저보다 지혜롭구요. 책속에 모든 지혜가 있는 게 아니구나.. 사람들과 부딪히며 얻는 지혜가 훨씬 크구나.. 하고 느낀 적이 몇 번 있었구요.
하지만 요즘 교육과정이 우리 어릴 때랑 많이 달라서 독서가 중요한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요...원글님이나 답글 쓰신 분들 모두, 독서나 다른 것으로 인하여 정말 중요한 것들이 소홀해지지 않나 하는 염려들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건 영어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책도 많이 읽혀주어야 하고 , 영어도 끊임없이 노출시켜주어야 하고, 친구들과 함께 하는 시간도 절대로 소홀히 할 수 없고.... 아이 시간이 너무 부족하게만 느껴져요. 그렇다고 노는 아이 "공부하자." 하고 앉혀 놓는 엄마도 못되고.
어쨋든 저의 고민은 깊어만 가고.... 그러다가 에라 모르겠다...네가 알아서 크라고 할 것 같아요.
글이 산으로 갔지만 여하튼 책을 안읽어도 세상의 이치를 어떤 방식으로든 깨닫는 다는 말은 절대로 공감합니다.
: 인왕산님의 글입니다.
제가 한번쯤 이 게시판에 제기하고 싶었던 문제이기 때문에 답글을 답니다. > 대한민국 아이들의 책읽기(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책 읽히기') 열풍은 정말 뜨겁습니다. 특정 사이트에서는 학령 전에 수 천권의 책을 읽혀야 한다고 목표 권수를 정하여 권한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제 가까운 지인들도 책 읽어주기에 대한 압박감에서 벗어나지 못해 밤마다 서너살짜리 아이들에게 30~40권의 책을 읽어주느라 너무 피곤하다고 고백을 합니다 (물론 그 시간을 무척이나 즐기기도 하지만요). 아직 목도 가누지 못한 갓난 아기를 포대기에 업고 도서관에 와서 책을 읽어주는 모습도 보았고, 방학때 쯤이면 도서관 신간 책장이 대출로 인해 텅텅 비어있곤 합니다.
>
> '책읽기'가 인생을 얼마나 풍요롭게 하고 영어/수학/국어 실력을 높여주는데 큰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반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당연한 이치이지요. 하지만 다른 것들을 다 접어두고 책만 읽는 아이를 보고 무조건 흡족해 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 아이도 책을 좋아합니다. 친구들이랑 자전거 타고 놀 때도 몰래 포켓북 같은거 주머니속에 넣어 가지고 나가서 자기가 읽으면서 재미있었던 부분을 친구들에게 이야기 해주며 같이 보고 낄낄거리기도 하고, 놀다가 지쳐서 벤치에서 쉬게 되면 꺼내서 읽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 모습을 별로 흐믓해 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읽는데만 빠지지 않도록 항상 경계를 하는 편이지요. '하루에 한 권 이상의 책을 읽지 말아라 - 그러면 먼저 읽은 그 한 권의 감동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강조하며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오더라도 한 두권만 내어 놓고 나머지는 감춰둡니다. (물론 저는 아이가 지속적으로 책을 좋아하고 편독하지 않으면서 여러 방면의 책을 고루 읽을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는 엄마 중에 한 명입니다.) 책에서 위안을 찾고, 지식을 구하고, 공감하며 눈물 흘리고....다 좋지만, 페이퍼 안의 세상 보다는 내가 부딪껴 느끼는 세상에 더 비중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학습능력을 높이기 위해 가끔 아이에게 책 고문을 하시는 분들도 보게 되는데, 제 개인적인 경험을 놓고 볼 때, 저는 책을 무지 좋아했지만 왠만한 대학에 들어갔고 제 밑으로 책과 그다지 가까이 하지 않았던 동생들은 모두 명문 S대 입학했습니다. 모두 자기에게 맞는 방법으로 세상의 이치를 깨닫는 법입니다. 혹시 학령전이나 초등저학년 부모님이 이 글을 읽으신다면, '책만 많이 읽으면 초등학교 공부는 거저 먹는다'는 말에 대해서도 경계를 하셔야 합니다. 아무리 초등학생 시험이라도 그렇게 책으로만 모든게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다른거 필요없고 책만 읽으면 만사형통'이라는 조언은 마치 운전면허 시험을 먼저 본 분에게 '운전면허 필기 시험 어떻게 준비하면 되느냐?'고 물었을 때 한결 같이, '시험 전날 한 두시간 훑어보면 다 합격한다' 라고 답변하는 것과 비슷하게 무책임하다는 생각입니다. > 제 글이 '책 많이 읽어봤자 소용없다' 라든지, '책만 많이 읽으면 사회성 떨어진다' 라는 취지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 글은 저같이 평범한 아이를 둔 평범한 엄마에게 해당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뛰어난 아이들의 경험을 일반화 할 수는 없으므로). 인생에 책 만큼 소중한 보물창고가 없다는 것에 깊이 공감하며, 책을 많이 읽은 아이들의 학업성취도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비교적 높다는 것에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만 요즘 불어닥치는 과잉독서열풍과 독서강박증에 대해서는 경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책은 읽는 즐거움이 우선이어야 하고, 너무 점수를 높이는 방편으로 이용되지는 말았으면 하며, 책에만 너무 몰입하는 것이 사회성에 장애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하던 차에 참견을 하고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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