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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의 삶을 결정하고 책임지는 사람

  • 빨강머리앤
  • |
  • 2014-06-12
13

                                      

 

 

 

 

 

 

 

 

 

 

 

 

 

 

 

아이가 초6이지만 책은 조금 앞서 읽는 편이라 청소년 소설이라도 괜찮겠지..하고 사 주었어요. 다 읽고 나서 아이가 책을 가져오더라구요. (엄마가 꼭 봤으면 좋겠다 싶은 책은 저에게 가지고 와요..) 이 책을 세월호 사고를 당한 언니 오빠들이 읽었었더라면 좋았을 거 같다구요. 책을 다 읽고 주인공이 마침내 집으로 돌아오는 장면에서 자기도 주르르 눈물이 흐르더래요. 주인공과 함께 여행을 마치고 많은 것을 깨닫고 따스한 집으로 돌아온 기분이라고..

 

 

주인공이 본의 아닌 거짓말에 대한 증거를 만들기 위해 가출 아닌 가출을 하게 되면서 여러 어른들의 도움을 받게 됩니다. 그 어른들과 대화를 하면서 청소년에서 하나의 책임있는 어른으로 생각이 바뀌는 경험을 하게 되는 내용이에요.

세월호 사고가 있어서 그랬는지 책 속의 다른 어른들의 조언도 모두 마음에 울림을 주었지만 트럭 아저씨의 말이 마음을 아프게 하더라구요.

 

히치하이킹으로 트럭을 얻어 탄 주인공에게 트럭 아저씨가 느닷없이 도수도 맞지 않는 자신의 안경을 쓰라고 명령을 합니다. 영문도 모른채 그 안경을 끼고 트럭 옆좌석에 앉아서 가노라니 아주 죽을 맛이었죠. 어지럽고 구토가 나도 그 안경은 벗지를 못하고서 말이죠.

나중에 트럭 아저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잘 들어라, 총각. 누가 뭐라 카든 니 인생은 니 거다. 누가 하라 카믄 하고 하지 말라 카믄 안 하고 그런 식으로 살아서야, 니 인생을 제대로 책임이나 질 수 있겠나? 하기사 요즘 얼라들이 지가 결정한 일에 책임을 안 질라 카는 거는 다 옆에 있는 어른들 탓이다. 니는 분명히 학교에서는 우등생일 기다. 선생이 하라 카믄 해, 하지 말라 카믄 안 해. 속으로는 이 아저씨가 하는 말이 얼토당토않다고 생각하면서도 따르는 이유는 뭐꼬? 무서버서? 아이믄 순순히 따르는 게 니한테 좋을 거 같아서? 혼나는 게 무섭나? 반항해서 성적이 떨어지거나 선생들한테 미움받으면 대학 가기 힘드니까 말을 듣는 기가? 뭐, 둘 중 하나겠지. 지금도 둘 중 하나였을 기고. 아이다. 벌써 그런 습관이 들어서, 아무 생각도 안 하고 맹목적으로 시키는 대로 한 건지도 모르지. 근데 그 바탕에 있는 생각이 뭔고 하믄, 이 아저씨 화내면 무서울 거 같다는 공포거나. 내가 말을 안 들어서 여기다 내려놓고 가면 어쩌지 하는 타산인 기다. 알겠나? 그런 식으로 사는 거 아이다. 선생이든 무서워 보이는 아저씨든, 불합리한 요구를 하믄 거절해라."

 

 

"..중략... 근데 지금 니는 우쨌노? 내를 존경해서, 와 안경을 쓰고 있어야 되는지 죽어라 생각해서 답을 찾을라고 했나? 대답은 NO다. 하라 카니까 했다. 단순히 그뿐인거지? 잘 들어라. 총각. 니 인생은 니 거다. 니한테 일어나는 일은 다 니 책임이다. 상대가 어른이든 선생이든, 남이 하라 카는대로 해서 뭔가를 손에 넣을라 카믄, 니다움을 잃을 수밖에 벗다. 그래서 생기는 일은 다 지 탓이 아니라 남 탓이라 카면서 살겠지. 안 그렇겠나? 만약 그대로 안경을 쓰고 차를 탔으면, 니는 금방 꽥꽥거리면서 토했을 거 아이가. 그때 누구 탓이라고 생각할 끼고? 그래, 내 탓을 하겠지. 그란데 안경을 벗지 말란다고 안 벗은 건 니다. 그래 하기로 한 건 니라꼬. 반대로 내 말을 무시하고 금방 안경을 벗었다 치자. 최악의 사태는 그대로 차에서 쫒겨나는 기지. 니는 다른 차를 찾아야 되는 처지가 될 끼다. 그때는 누구 때문에 그리 됐다고 생각할 거 같노? 분명히 니가 판단을 잘못했다고 솔직히 인정할 기라. 내가 잘못했다. 안경을 벗은 내 탓이다 하고. 알겠나? "

 

 

"난 니한테 얼토당토않은 일을 하라 캤다. 니는 얼토당토않다고 생각하면서도 니 스스로는 아무것도 생각 안 하고 하라 카는 대로 따라 했다. 그게 와 나쁘냐고 생각할지도 모르제. 그란데 말이다. 학교 선생이 하는 말에도 엉터리가 많다. 사회에 나가도 엉터리 같은 말만 하는 상사가 쌨다. 니 기준을 갖고 스스로 생각하는 인간이 되그라. 엉뚱한 놈이 하는 엉터리 명령에 따르니라, 니 인생을 엉터리로 만들지 말란 말이다. 니 결정에 책임을 지기 위해서라도, 누가 뭐라든 이것만은 들어줄 수 없다 카는 강인함을 가지라꼬. 내가 말하고 싶은 거 그기다. 알겠나?"

 

 

청소년 아이들이 공부하느라 바빠서 책 읽을 시간이 없죠...

그래도 공부보다 중요한 건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거 같아요.

주말에 시간내어 꼭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책이네요..

물론 엄마들도 같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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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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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ushkar
  • |
  • 2014-06-14 00:12
답댓글

이런 책이 있군요..

며칠 전 강의와 비슷한..

책을 좋아하는 선생님이 한 강의였는데..

자신은 아이들에게 "착하고 강하게 자라라" 하고 이야기 하신다며..

착하고 약해도 안되고, 악하고 강해도 안된다며..

어른, 선생님의 말일지라도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강한 사람이 되어 살아남으라는 말씀을 하시던데..

그러게요. 저는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키우고 있을까요?

뜨끔합니다..ㅎㅎ

오늘 아침에도 8살아이를 막 혼냈는데..

바른 길로 이끄는 어른이 되는 일 참 힘든 것 같습니다.

앤님을 보면 너무 너무 존경스럽기도 하구요..^^

좋은 글와 책 소개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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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강머리앤
  • |
  • 2014-06-16 15:23
어른들도 변해야 하겠지요.
아이가 아니다. 안 한다 했을 때 어디 감히? 하며서 윽박지르는 어른이 되어서는 안되겠다 싶어요.
말은 이렇게 하면서도 아이의 그러한 의사표현에 버릇없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 일까요..
저도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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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처럼
  • |
  • 2014-06-13 10:46
답댓글

중2, 더 늦기 전에, 더 바빠지기 전에 읽게 해야지, 다짐만하다 시간 다 가네요.

책을 아주 좋아하는 아이인데 일단 학교 끝나고 집에 오면 6시 다 되니, 끙~~

 

모순덩어리 같은 저 읽어보라고 추천해주시는 책 같아요.

하믄 한다고 뭐라하고, 안하믄 안한다고 뭐라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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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강머리앤
  • |
  • 2014-06-16 15:18
책 좋아하는 아이가 책 못 읽는 것만큼 답답한 현실이 또 있을까 싶어요.
자기 전에 짬짬이라도 꼭 읽고 자려고 하던데 중학생이 되면 어찌 될런지..
주옥같은 책들을 중.고등 시절에 읽어야 하는데 우리나라 아이들 참 안타까울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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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의여왕
  • |
  • 2014-06-13 10:25
답댓글

우리집 두아들들에게 소개해 주고픈 책이네요~

그동안 나 편하자고 아이들에게 복종을 강요한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기말고사 끝나고 꼭 한번 읽혀야 겠네요. 좋은 책 소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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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강머리앤
  • |
  • 2014-06-16 15:17
그렇죠. 어른의 입장에서 읽으면 어른인 내가 아이들의 생각을 통제하지 않았나 반성하게 되더라구요.
일본 작가 책인데 일본과 우리 나라는 그런 면에서는 좀 비슷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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