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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보수동 헌책방 골목

  • 홍박샘
  • |
  • 2014-04-25
9

시내에 나가 보았습니다. 가끔씩 찾는 곳으로 옛 부산이 남아있는 곳입니다.

촌스럽지만 소박하고 정겨운 곳 보여드릴게요.

휴대폰 사진인데 너무 크게 올라가네요.

줄여봤는데 이미지가 왜곡돼서 일단 그냥 올려요.

 

부산 시내에서 멀지 않은 보수동 헌책방 골목입니다.

한 100m 좀 넘을 듯한 골목 양쪽으로 빼곡하게 헌책 서점들이 모여있어요.

 

 

손 뻗으면 닿을 듯한 골목을 사이에 두고 두 줄 나란히

서점들이 즐비하게 마주하고 있습니다.

 

 

 

몇 발자국 옆으로 서면 한 쪽만 나오지만 사실 위애서 보듯이

사람 두엇 간신히 지나가는 좁은 길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무슨 책들이 있을까요. 없는 것이 없답니다 라는 표현이 딱 맞아요.

저는 책을 만드는 사람이 가슴 답답함도 느껴요.

이렇게 많은 책이 언제 주인을 만날 것인가.

내가 만든 책도 이 곳에 와서 먼지로 더해지는가....

 

 

 

영어책도 꽤 많이 있다고 들었어요.

쑥쑥 중고몰과 연계해 사업을 해볼까 구상도 해봤네요.

  

 

누군가 머리를 싸매고 단어 외울 때 썼을 사전들.

이제는 휴대폰 앱에 밀렸지요.

 

 

선배님 중 6녀1남 막내인 분이 계세요.

이 서점 골목에 들어서더니 마구 감정에 겨워하면서 추억을 떠올립디다.

어린시절 아버지와 청계천 헌책방 골목에 자주 갔었답니다.

몇 시간씩 거기서 책을 보라고 아버지가 거기에 두고 후에 만나서 돌아왔는데,

학교를 많이 다니지 못했던 당신 아버님께서 책은 보지 않으셨을 테고

어디에서 시간을 보내다 오셨는지 모르겠다고.

살기 힘들어 새 책을 사주실 수 없으니 그렇게 하셨던 거 같다고.

 

오늘 KBS 다큐 히말라야인을 보면서 제가 실컷 울었습니다.

얼음길을 헤치고 추위를 먹으며 학교로 자녀를 보내는 할아버지, 아버지의 모습.

교육 만이 가난을 벗을 유일한 길이라

온 마을 온 가족이 눈 길 얼음길을 나서는데

어른들은 등에 짐을 지고 어린애들은 꽁꽁 싸매고 고행길을 가더군요.

 

아, 가슴 아파라. 세상의 아비들, 그 사랑이 눈물 겨워 울고 또 울었습니다.

제 아비도 저희 형제들에게 책을 사다주셨고,

그 책이 닳아서 헝겊으로 표지를 다시 붙여 읽게 해주셨습니다.

 

보수동 책방 얘기로 돌아와서.

이 곳이 그리 촌스럽기만 한 곳은 아닙니다.

요렇게 아담하게 이쁜 곳도 군데군데 있습니다.

 

 

 

끝으로 제가 늘 한참 올려다 보는 곳입니다.

골목 끝자락이랄까, 약간 골목이 끊어졌다 도로 이어지는 곳 즈음

이렇게 많은 계단이 사람들을 높은 곳으로 올려다줍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단한 삶을 이어갔을까?

얼마나 많은 아가들이 꿈을 안고 이 계단을 올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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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르그
  • |
  • 2014-04-29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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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답답할 때 해운대나 광안리를 다녀오곤 했는데 ...

아이와 함께 옛생각하며 함 들러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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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박샘
  • |
  • 2014-04-29 12:25
부산에 사시면 그럴 수 있지요.
광복동 남포동도 참 재미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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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르그
  • |
  • 2014-05-06 17:30
저~~~ 대구 살아요. 1시간 30분이면 바다를 볼 수 있답니다^^
아이아빠만 아니면 ㅋㅋ 부산에서 살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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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라우주
  • |
  • 2014-04-28 09:02
답댓글

올해 부산관광갔다 들렸던 곳인데 이리 보니 반갑네요. 저 계단에서 기념사진 한장 찍고 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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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박샘
  • |
  • 2014-04-28 09:59
우리한테는 관광장소인데 그 계단 위는 그냥 생활 공간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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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라우주
  • |
  • 2014-04-28 12:50
네 근데 가끔은 그렇게 다르게 봐주는 사람들이 있어 저도 제 주위에 있는 것들을 다르게 볼때가 있어요^^ 예를 들어 우리 동네 주위에 널린 것이 딸기 비닐하우스인데 서울사람들은 돈내고 딸기따기 체험을 올때 우리가 볼때 그곳은 고된 노동의 장소(비닐하우스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고온과 탁한 공기에 쭈그리고 앉아 일하셔서 직업병이 있으시거든요)인데 이렇게 체험의 장소가 되는구나 하고 사고의 전환이 되면서 비닐하우스가 좀 폼나게 보이거든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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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박샘
  • |
  • 2014-04-28 14:03
맞아, 맞아. 아이 어려서 딸기밭 돈 내고 들어가 딸기 따는 거 해봤어요.
아이가 밭고랑을 뛰어서 내게 달려오는 사진을 가끔 들여다봐요.
그 밭고랑을 수 만번 걸으면서 딸기 가꾸는 분들은 사진 찍을 일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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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셋사랑
  • |
  • 2014-04-25 08:56
답댓글

보수동 책방골목,

부산에 살고있는 저도 몇번가지않은 곳이지만

아련한 추억같은 것이 남아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세월이 지나가도 계속 남아있기를 바라는

인간이란게 참 간사해요.

편하고 쉬운 것만 찾아하면서

남아있기를 바라는 그마음은 뭘까요?

보수동책방골목에서 1년에 한번씩 축제를 하는데

골목광장에서 마당극도 하고 했어요.

젤리, 줄리앙 어릴때, 초등시절에는 보수동 책방골목도 기웃기웃

마당극도 보고, 계단도 올라가보고, 사진도 찍고

근처 부산근대역사관에도 가고 임시정부기념관도 가고 했엇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아이들 초등때는 저도 사람답게 살았던것 같아요.^^

 

우리모두의 마음을 가져가버린 세월호의 아이들을 생각하면

이런 소소한 일상이 눈물나게 고맙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해줄 수 없기에 더 가슴이 미어집니다.

그래도 세상은 아름다운거라고, 좋은 사람들이 더 많다고 말하고 싶지만

현실을 똑바로 보는 비판력을 길러야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박사님, 올리신 사진보면서

갑자기 마음이 풀리면서 주저리주저리 기억을 풀어냅니다.

그래도 여전히 봄날은 따뜻하고 아름답습니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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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박샘
  • |
  • 2014-04-25 09:15
그래서 더 가슴이 아픕니다. 째깐하고 오죽잖더라도 삶이 좋은 건데 아가들의 삶을 우격다짐으로 뺏은 이 죄를 어쩔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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