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기말고사를 앞두고 시험준비 기간이지만
아침부터 아이패드질 하는 아이옆에 눈치봐가면서 쇼파에 -세상을 발칵 뒤집은 전쟁-을 살짝 놔두고 왔는데
그걸 학교에 가서 읽었다네요.
슬쩍 (기특해서) - 셤기간인데 읽었쪄?
- 응.. 내가 핵문제에 관심이 많잖아.!!
- (흐억 언제부텀? )
저녁밥 먹으면서도
- 와 이렇게 셤인데도 안떨릴 수가 있지?
그리곤 별의별 포즈를 다 취해가면서 사회교과서를 열독하더라고요.
-선생님 말이 정말 맞아. 교과서에 다 있어. 이걸 열심히 읽으면 돼.
- ( 화들짝 언제부텀?)
생전 친구얘기 안하던 아이가
- 엄마,, 친구 하나는 정말 약해.
- 뭐가.. 몸이?
- 아니 . 그건 아니고 맨날 약한 소리만해. 같은 중학교에 가게 될 어떤 아이는 다른 초등학교에서
6년간 올백 맞았고. 어떤애는 수학이 도에서 일등이고.. 이런말만해.
-그래서?
- 어.. 내가 그게 너랑 뭔상관이여. 그게 뭔소리여? 그래줬어
-아.. 남하고 비교하는 말을 자주 하는구나. 왜 그러까?
강수진 알아?
- 어.. 무용하는 아줌마. 요즘 많이 늙었더라. 나이 먹으면 여자들은 왜이렇게 화장을 진하게 해? 더 늙어보여.
- (푸하하 )오늘 어떤 좋은분이 강수진 다큐 올려줘서 봤는디. 자기가 이겨야되는 사람은 어제의 자기라고 했어.
그 말이 참 좋더라. 세계 최고의 발레리나가 꿈이 아니었대. 김연아든 강수진이든 자기를 이겨낸 사람은 정말 눈물나게 멋있어.
-그건 그렇지..
무뚝뚝한 아이랑 이렇게 많은 대화는 생전 처음이네요.
그렇게도 싹이 안보여서 제 속을 태우더니 이젠 제법 잘 자라준 티를 내서 정말 기쁜 저녁이었어요.
늘 천근만근이던 출근길이 오늘은 그렇게 가벼울 수가 없더라고요.
아이 학교에서 일 년에 한 권 발간되는 학교문고들을 살펴봤습니다.
수 년 전 쓴 아이글과 현재의 아이글.. 비교도 되고
그 때의 고학년들 글과 지금의 고학년들 글을 비교해서 보게 되었는데.
제가 뭐라 할 수준은 아니지만 점점 하향화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늘 학원과 숙제에..그리고 게임과 웹툰에 점유된 아이들.
눈 높은 부모들은 "누구는 어딜 다니고, 누구는 진도 어딜 나가고, 누구는 어디 학교를 갔고."
자신들의 열등감을 아이에게 주입하고 . 아이는 끊임없이 자기를 남하고 비교하고..
깊은 곳엔 채워지지 않는 우울감에 사로잡히고.
부모가 뱉은 무심한 말 한마디. 내가 조성한 환경들에 노출된 아이들..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네요.
가슴에 중심이 세워지면 스스로 하리라.. 어느 순간에 남하고 비교가 불필요한 고유한, 독특한,, 꼭 누군가에게
필요하고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자라주면 좋겠습니다.
가난해도, 부모가 가진것이 없어도
의지가 깊은 아이들이 , 좌절을 모르는 아이들이 더 많아지길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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