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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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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꿈

  • 강미선
  • |
  • 2013-06-27
11

"너는 어떤 일을 하며 살고 싶니?"

"글쎄...."

 

"아직도?"

"엄만 열 아홉 살 때 인생의 진로를 확실히 정했었어?"

"아니..."

"나도 탐색 중이야."

 

"그래도 하고 싶은 게 있을 거 아냐."

"많지. 뮤지션도 하고 싶고,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고, 옷 가게도 하고 싶고."

"그거 언제 다 하니?"

"인간의 수명이 늘어나고 있잖아. 이것저것 해 보는 거지. 음...나는 나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 거야!"

 

그러고보니 얼마 전에 어떤 뮤지션의 작업에 친구와 코러스로 참여했는데 그게 음반으로 나왔다고 들은 것 같다.

'음악을 좋아하나?'

그런 듯 하다. 사물놀이도 음악 아닌가...

가무를 즐기는 건 친가쪽 닮은 듯.

 

옷 가게라...것도 좋은 생각!

 

아이가 중학생일 때 엄마들 모임에서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근데요, 애들이 꼭 회사원이나 공무원이 되어야 하나요? 자영업을 할 수도 있잖아요."

 

내 말에 엄마들은 깔깔 웃었다.

"서로 엄마는 정말 엉뚱하다니까."

"자영업을 하려고 굳이 이렇게 열심히 공부할 필요는 없지 않아요?"라는 말도 들렸다.

 

"에이, 공부는 공부고 직업은 직업이죠. 꼭 직업 가지려고 공부하는 건가요?"

"물론 그렇지만 자영업이 목표라면 피터지게 공부할 필요는 없지 않나요?"

"...왜요?"

"대학을 안 가도 되니까."

"자영업을 하려면 대학을 안 나와도 돼요??"

"그렇지 않아요? 스카이를 가려고 하는 이유는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해서인데 자영업하려고 굳이..."

"대학 다니는 게 대기업 들어가기 위해서예요?...."

 

얼마 후 아이들이 고등학생이 되어 다시 모였을 때 그 중 한 분이 내게 물었다.

"서로 엄마, 자영업 생각 아직도 여전해요?"

그 분은 자기 주변에 나같이 생각하는 사람을 처음 보아서 그 생각을 계속 갖고 있는지가 궁금하다고 했다.

"네!^^"

 

나 때문일까? 우리 아이는 회사원이 될 생각이 없어 보인다.

남편은 아이에게 공무원 기질이 있다면서 은근히 공무원이 되기를 바라는 눈치다.

그런 남편에게 때때로 당부하는 말.

 

"아빠가 뭘 기대하는 지 너무 티내지 말아요. 아빠 기대에 어긋나지 않으려고 자기 뜻대로 안 살면 어쩌려구 해."

 

이번엔 내가 그 엄마가 되어 아이에게 물었다.

"넌 옷 가게 하고 싶다면서 대학은 왜 다니니?"

"그게 무슨 말이야?"

"굳이 대학 안 다녀도 된다는 거지."

"왜?"

"대학 안 나와도 옷 가게는 할 수 있으니까!"

"대학은 자기가 더 배우고 싶으니까 다니는 거 아냐? 꼭 나중에 뭘 하려고 다니는 덴가?"

 

...그래. 그럼 그게 뭐든 배울 수 있을 때 잘 배워. 인생의 황금기 아니냐.

 

"암튼 저는 방학이라 독서를 좀 할랍니다."

 

아이가 읽고 있는 책은 '백범일지'.

올 여름에 읽겠다며 쌓아놓은 책들을 보니 장르가 참으로 다양하다.

 

아무리 봐도 미래의 계획을 세우고 치밀하게 착착 진행하는 건, 우리 아이 스타일이 아니다.

그래도 잘 살겠지?

자영업도 했다가 국제공무원도 했다가 뮤지션도 했다가...

 

그렇게 뜻대로만 살 수 있으면 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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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걷자12
  • |
  • 2013-07-03 11:18
답댓글

앞으로는 멀티시대라는 생각이 확실히 들어요.

우리 부모세대처럼 한가지 직업만으로는 안될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 생각은 아이가 여러가지 일을 해보며 그것들이 믿거름이 되고 통합이 되어 나가는 삶이

아이들의 미래일거라 생각해요.

따님, 아주 똑똑하게 건강하게 잘 자라는 것 같아 웃음 짓고 가요.

또 그런 생각을 여유있게 바라보는 엄마를 가진 따님도 부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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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미선
  • |
  • 2013-07-03 16:58
하하. 감사합니다~^^

호불호가 분명하고 싫은 일은 절대 안 하는 아이라면, 어떤 엄마라도 여유있게 바라보지 않을 수가 없다는 게 아이를 기르는 20년 동안 제가 나름 터득한 것이랍니다. 자기 삶인데 부모가 왈가왈부할 수 없다는 제 생각이 여전하기도 하구요.

누구나, 자기 내면의 명령에 따라 사는 것 같아요. 누가 옆에서 뭐라해도 결국은 자기가 원하는 쪽을 향해 가고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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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감맘
  • |
  • 2013-06-28 17:56
답댓글
저희 아이는 미래되고싶은 직업을 그냥 하나 정해놓구선 씁니다. 쓴다고 한건... 만약 아직 꿈이 없다거나 모르겠다거나, 혹은 의사, 변호사등 성적이 좋아야 가질 수 있는 그런 꿈을 말했다간 귀찮거나 답답한 대화가 이어질까봐... 대충 그럴듯한거 하나 골라서... 면피용으로 쓰네요. 뭐가. 되고 싶은지. 모르겠다고 말해도 이상하게 보지 않을순 없으려나 싶어요
아이가 저에게 솔직한 생각을 드러낼 수 있도록 강하게 심지 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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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미선
  • |
  • 2013-07-01 11:29
아이의 대답이 '면피용'이라는 것을 엄마가 아는 건, 아이의 마음을 잘 헤아리고 계시기에 가능한 일일 것 같습니다.

어려서부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확고하게 정한 아이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이 훨씬 더 많죠. 게다가 아직 세상을 많이 안 살아봐서, 앞으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나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정확히 알지 못할 수도 있고.
하고 싶은 게 분명한 게 있다고 해도, 사춘기인 지금 시점에서 생각한 것일 뿐이니...나중에 그 실체를 알고 나면 다시 바꿀 수도 있구요.
이런 생각을 한다면, 아이가 솔직하게 자기 얘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게, 꼭 어떤 구체적인 직업이어야 하나.
"성실한 사람", "남을 돕는 사람", "어떤 분야의 전문가"라는 식으로 추상적인 게 오히려 더 자연스럽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직업은, 자신의 추상적인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잠시 거쳐가는 계단 같은 게 아닐까...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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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nthropo
  • |
  • 2013-06-28 11:06
답댓글

로그인하게 만드시네요 *^^*

대학을 선생님처럼 그렇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져가고 있어요. 대부분에겐 간판이고,네트웍이고,직업학교고,명민하게 미래를 계획하는 곳이지요. 초중고 내내 그 곳을 위해 뛰었기 때문에 보상받아야 하며 제대로 보상받기 위해 다시 직업교육의 장으로 계획되는... 그러다보니 학생들은...3, 40대에 보일 관성을 자기도 모르게 이미 20대초반에 드러내네요. 그런데 이게 5년 전보다 지금 더 심각해요. 별 거 아닌 거에 고민하고 헛소리 개똥철학 펼치고 이상을 말하고 무모한 시도를 해보게 하는 지적 장으로서의 대학의 의미는 웃음거리일 뿐인지. ㅎㅎ 이 세대, 홀몬 때문이 아니어도 중년에 사춘기 겪을 인구가 넘쳐날 거에요.

원대한 꿈을 갖지 말자는 게 아니고, 그걸 위해 만시간의 노력을 기울이지 말자는 게 아니고, 그저 청(소)년들이 좀 더 자유롭고 솔직하게 꿈꿀 수 있고, '공부'를 오해하지 않는 분위기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변인들 때문에 부모 때문에 내가 뭘 원하는지 무엇에 끌리고 재능이 있는지에 무심한 채 꿈이 재단당하는 아이들이 태반이지요.;; 모녀의 이쁜 대화 잘 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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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미선
  • |
  • 2013-06-28 12:08
그런 것 같아요.^^
대학 합격 발표나자마자 입학 전부터 취업 준비를 하더군요. 무엇보다, 아이들은 다 다른 데, 취업 목표는 다 비슷하다는 게 참 신기하고 놀라왔어요. 우리가 넘 현실 감각이 없나 싶어 저도 잠시 혼란을...^^;;

과목 신청할 때, 취업 생각해서 점수 받기 쉬운 거를 고르거나 그러진 말라고 당부 했어요. 점수 잘 못 받을 각오를 하더라도 듣고 싶은 과목을 선택하라구요. 단지 점수 잘 받으려고 별로 관심이 없거나 시시한 과목은 듣는다면, 등록금과 청춘의 이 시간이 넘 아깝잖아요. 이왕 비싼 돈 내고 배우는 거, 되도록 관심 있는 걸로 골라 듣는 게 낫죠.
성적이 잘 안 나오면, 그게 자기 실력이니까 거기에 맞게 살면 되는 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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